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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생명수호 생명사랑' 체험수기 대상 - 사랑의 징검다리(하)

관리자 | 2016.08.10 13:24 | 조회 300

"제2회 '생명수호 생명사랑' 체험수기 대상 - 사랑의 징검다리(하) "


김민정(루치아, 의정부교구 의정부1동본당)


그저께 저녁. 낮 동안 분명 잘 놀았다고 했는데, 집에 돌아온 아이의 몸에 미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날 밤, 저녁에 먹은 걸 다 토해내더니 어렵게 잠이 들고 나서도 다시 이삼십 분 간격으로 자던 잠을 깨어가며 토를 하는 것이다. 나중엔 나올 게 없어 노란 물만을 게워내며 힘겨워 한다. 아이의 몸은 어느샌가 불덩이가 돼 있었다.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기고, 수건으로 몸을 밤새 닦아줬다. 정말 안쓰러웠다. 더 이상 토할 것도 없는데, 자꾸만 게워내며 힘들어하는 아들. 이제는 울 힘도 없는지 그저 엄마에게 안아만 달라고 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것이 안타깝고 미안할 뿐이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이의 탈수도 우려되고, 열도 쉬이 내리지 않으니 수액을 맞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그 고사리 같은 손에 혈관을 잡아 링거를 맞췄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그렁그렁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 3시간 동안에 걸쳐 수액을 모두 맞고, 또 다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 놓은 채 일터로 향했다. 아플 때 함께 해 주지 못하는 엄마가 얼마나 미울까. 정말 많이 속상했다. 정말 아이를 위한 길은 어느 것이란 말인가. 
 
 오늘도 난 여느날과 다름없이 출근준비를 한다. 나의 아들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출근준비에 한창인 나를 실눈으로 쳐다본다. 잠자는 척 하는 아이의 볼에 뽀뽀를 하자, 아이는 나의 목에 팔을 감으며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20개월. 아직 두 돌도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나이로는 어느새 미운 세 살이 되어 있는 우리 아들. 엄마랑 아빠 곁으로 찾아온 그 순간부터 아들은 늘 우리의 희망이고 기쁨이 되어 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요한 크리소스토모야. 집 다 어질러도 되고 맘껏 소리 지르며 맘껏 뛰어다녀도 된단다. 그러니 언제나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세월이 흐르다 보면 엄마, 아빠가 너에게 가슴 아픈 말들을 하게 될 순간이 올 지도 모른단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 기억해 주렴. 엄마랑 아빠는 늘 널 사랑한다는 것을…. 네가 언제까지나 엄마, 아빠의 아들이라는 것을…. 네가 어떤 일을 하든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하지만 아직도 이 세상 안에는 분명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웃들과 많은 사랑을 나누려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아니 그렇게 나는 믿고 싶다. 훗날 내 아들 요한 크리소스토모도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돼주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자신의 사랑을 나누면 그 기쁨은 몇 배가 되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엄마의 서툰 행동과 말 속에서 하나둘씩 배워나가길 바라며, 오늘도 나는 아들을 위한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어 또 하루를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하느님! 오늘 하루도 제 맘 속에 있는 사랑의 샘물을 가득 채워주소서. 샘물 안의 사랑을 퍼나르고 또 날라도 끊임없이 사랑이 샘솟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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