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타지에서 마주하는 죽음’
홍콩한인본당 교우들, 대림 맞아 생명 성찰
대림 시기를 맞아 성 정하상 바오로 홍콩한인본당(주임 김종호 신부) 신자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생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요?’를 주제로 생명의 소중함을 성찰했다.
홍콩교구 소속으로 성완 지역에 있는 홍콩한인본당은 1일 오석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신부를 초청해 본당 대림 피정을 열었다. 오 신부는 ‘생의 말기와 연명의료’, ‘영적 돌봄’에 관해 강의하며 한인 신자들에게 교회의 생명 가르침을 전했다.
오 신부는 “노년기 영적 욕구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고,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노인 또한 용서와 화해, 희망,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다운 존엄과 의미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의료행위를 넘어 인간적·영적·사회적 연대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해 육체와 정신을 돌보며 평화로운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하는 돌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당부했다.


피정에 참여한 본당 신자 70여 명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생의 말기와 영적 돌봄에 관한 깊은 생각과 전망을 나눴다. 김은희(클라라, 60)씨는 “피정을 통해 평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생의 마지막 모습을 성찰하면서 현재의 삶도 돌아볼 수 있었다”면서 “해외에 살면서 느끼는 생의 말기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영적 돌봄의 중요성을 진솔하게 나눈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병순(까리따스, 75)씨는 “홍콩에서 산 지 40년이 다 되었는데, 죽음의 의미에 관한 피정은 처음”이라며 “연명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게 됐고, 이 제도가 인간 존엄을 지키는 데 목적을 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피정을 마련한 김종호 주임 신부는 “대림은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이자, 예수님 탄생과 재림을 기다리는 때인 만큼 신자들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고, 새롭게 살아갈 원동력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신부는 홍콩한인본당 교우들을 위해 지난 4월에도 한국틴스타를 초대해 ‘교사들을 위한 틴스타 성교육’을 진행하는 등 생명 성찰의 자리를 계속 마련하고 있다. 주일학교 초·중고등부 학생들에게도 성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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