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생명윤리도서관

[현장 돋보기] 당신이 권리를 주장하는 사이 (21.10.24)

관리자 | 2021.10.21 11:28 | 조회 1164

[현장 돋보기] 당신이 권리를 주장하는 사이

김형준 요한 사도(보도제작부 기자)





전 세계 49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바꿔 놨다. 정부는 질병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법률을 정비했다. 모든 국민은 방역 수칙을 지키며 불편을 감수한다. 한편 너무나 무뎌져 아무리 많은 생명이 희생돼도 고쳐지지 않는 일도 있다. 낙태 문제가 그렇다. 한 해에 4000만 명. 낙태할 권리가 주장되는 사이 스러져가는 태아의 수다. 코로나19 사망자의 8배에 달하는 죽음 앞에서 우리는 태연하기만 하다.

미국에선 낙태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텍사스주에서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면서다. 여성단체를 비롯해 대통령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낙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남성 기자에게 “낙태는 여성의 권리”라며 “당신은 낙태 상황에 직면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같은 생명 앞에서 낙태할 권리만 우선하고 있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열린 낙태반대운동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가 어느덧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캠페인이 열렸다. 하루 12시간 봉사자들이 젊음의 거리 홍대 앞에서 릴레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생명운동가들은 물론 부산에서 아버지와 올라온 초등학생까지 태아들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손을 모았다.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현장에서 만난 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바로 ‘기도의 힘’이다. 캠페인은 구호를 외치지도, 거리를 행진하지도 않는다. 태아를 위해 침묵 중에 묵주알을 굴릴 뿐이다. 캠페인 본부에 따르면 캠페인 20일째 기준 259명의 태아가 기도로 생명을 구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낙태시술소를 찾았던 한 가정이 캠페인 참가자들에게 “마음을 돌렸다”고 밝힌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도의 힘을 체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당신과 당신의 아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캠페인 메인 피켓에 적힌 문구다. 피조물의 생명에는 경중이 없다. 임신한 여성도, 뱃속의 태아도 같은 생명이다. 낙태할 권리는 물론 어떠한 권리도 생명에 선행할 순 없다. ‘당신과 당신의 아기를 위해’ 기도는 이어져야 한다.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811679&path=202110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