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생명윤리도서관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4·끝) 자연주기법 실천으로도 임신 어려울 땐?(2020.12.06)

관리자 | 2020.12.02 14:34 | 조회 2110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4·끝) 자연주기법 실천으로도 임신 어려울 땐?

난임의 근본 원인 찾아 자연적 가임력 극대화

점액과 질 분비물 상세히 관찰
규칙성·기간 등 생리적 지표 확인
내·외과적 치료와 병행하며 회복
여성과 혼인에 대한 존중 기반
여성의 몸 살리는 자연적 방법
행복한 가정 이끄는 윤리적 도구



나프로임신법으로 태어난 딸 윤솔민양과 엄마 조아름씨가 2019년 12월 18일 경기 안산에 있는 친정에서 커튼으로 장난을 치며 웃고 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3)편에서는 임신을 원할 때와 원하지 않을 때 각각 자연주기법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임신을 원할 때는 ‘이끌림의 시기’,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기다림의 시기’에 부부 행위를 하면 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렇다면 부부가 임신을 원해 ‘이끌림의 시기’를 포함해 1년간 정상적으로 부부 행위를 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난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4)편에서는 그 해법인 ‘나프로임신법’에 대해 살펴본다.



■ ‘자연적인 가임력’ 회복시키는 나프로임신법

“난임 해결을 위해 기존의 시험관, 인공 수정 등 인위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여성이 가진 고유의 가임력을 회복시켜 자연 임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임신센터(센터장 이영 교수, 이하 나프로임신센터)에서는 나프로임신법과 관련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나프로임신법(NaProTechnology)은 자연적인(Natural)·생식력이 있는(Procreative)·기술(Technology)이라는 단어를 합한 말로, 자연주기를 지속적으로 관찰·기록해 난임 원인을 밝히고 이를 치료해 자연적인 임신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다.

실제 ‘빌링스 배란법’(점액 관찰법)을 보다 발전시켜 객관화·표준화·체계화한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질 분비물 관찰·기록법)은 나프로임신법의 기본으로, 이를 잘 실천하면 근본적인 난임 원인을 밝혀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에서는 점액뿐만 아니라 다른 질 분비물도 상세히 관찰·기록함으로써 자연주기의 규칙성과 기간, 가임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리적 지표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내·외과적 치료와 병행해 자연적인 가임력을 회복·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난임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내과적 방법에는 호르몬 이상 교정 등이 있고, 외과적 방법에는 자궁경·복강경 수술 등 난관·자궁 등에 요인이 있는 경우 진행하는 치료법들이 있다.


■ 점액 관찰법보다 구체적인 관찰·기록 방법

이렇게 나프로임신법은 자연적인 가임력을 회복·극대화하지만, 그 기초가 되는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은 해당 기획 (2)편(자연주기 파악, 본지 11월 8일자 18면 참고)에서 소개한 빌링스 배란법보다 구체적이고 체계화돼 있다.

우선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은 질 분비물 관찰·기록법으로, 관찰할 때 ‘SOFT’(소프트)라는 세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티슈를 사용해 질 입구를 문지를 때 미끄러운지 아닌지 그 ‘느낌’(Sensation)을 감지해야 하고, 티슈를 보며 점액이나 분비물이 있는지 ‘관찰’(Observation)한다. 그다음 티슈에 점액이나 분비물이 있다면 엄지와 검지로 ‘손가락 테스트’(Finger Test)를 해 특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때 분비물이 있는 부분은 모두 손가락 테스트로 확인해야 관찰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기록 역시 점액 특성만 기록하는 게 아니다. 정해진 표기법(표 ‘질 분비물 기록 방법’ 참고)에 따라 분비물들을 보다 세세하고 정확하게 구분해 기록해야 한다. 이렇게 빌링스 배란법보다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 명칭이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인 이유는 미국 산부인과 의사 토마스 W. 힐저스(Thomas W. Hilgers) 박사가 해당 방법을 개발한 때가 크라이튼 대학 재직 시절이기 때문이다.


■ 나프로임신법 임신 성공률 30.2%

크라이튼 모델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나프로임신법은 처음엔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번 숙지하면 편리하게 실천할 수 있는 난임 치료법이다. 나프로임신센터에 따르면 나프로임신법을 통한 자연 임신 성공률은 30.2%다. 이는 체외 수정 임신 성공률과 비슷한 수치로, 나프로임신센터에서는 2020년 11월 30일 현재까지 총 570명이 나프로임신법으로 임신을 시도했다. 이 중 172명이 임신에 성공했고, 110명이 출산했다. 올해 8월에는 나프로임신법으로 잉태된 100번째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다.

나프로임신법과 관련해 나프로임신센터 조미진 간호사는 “단순한 의학적 난임 극복이 아닌 전인적 지지를 통해 생명 탄생의 본질을 깨닫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하는 가장 윤리적인 도구”라고 말한다. 가임기를 잘 파악하게 돼 가임력을 포함한 여성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고, 자연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배아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것과 같은 윤리적 문제가 없는 난임 치료법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조 간호사는 의료비 절감 효과도 크고, 여성과 결혼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기 때문에 나프로임신법은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나프로임신법으로 8월 21일 태어난 100번째 아이와 부모, 의료진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임신센터 제공


■ 책임 있는 부모됨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에 관한 권고 「가정 공동체」 14항에서 강조한 것처럼 “자녀는 혼인의 소중한 선물”이다. “하느님 계획에 따르면 혼인은 가정이라는 더욱 넓은 공동체의 기초이며, 혼인 제도와 부부는 그 절정이라고 보이는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한다.”

그러나 나프로임신법을 통한 노력에도 임신이 어렵다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격려한다. “출산이 불가능한 경우에라도, 그 이유 때문에 부부 생활이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육체적 불임은 사실 부부에게는 인간 생명을 위한 다른 중요한 봉사의 기회, 예를 들면 입양, 각종 교육 활동, 다른 가정과 가난한 이나 장애 아동에 대한 봉사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나프로임신법 실행, 자연주기법 실천에 있어 부부는 ‘책임 있는 부모됨’을 늘 기억해야 한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슬기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기초과정 교육’ 교재에서 “인간 생명을 전달하고 그들을 교육하는 의무는 부부의 고유한 사명”이라며 부부는 책임 있는 부모로서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로를 온전히 내어 주는 사랑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부부 행위에서 부부 일치(사랑)와 출산(생명)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 창조주 섭리와 계획에 순종·협력해 너그럽게 생명을 받아들이고 양육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별히 박 신부는 성교육과 인성교육에 대해서도 자녀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여할 도덕과 인성을 갖추고 이성을 존중,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부모에게 교육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주기법 실천 상담·교육 문의 02-727-2351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행복한 가정운동’

※나프로임신법 문의 02-3779-1800 나프로임신센터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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