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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외쳐온 교회, 현장에선 생명 교육 부족… 사목자 관심 절실(2020.11.22)

관리자 | 2020.11.19 14:44 | 조회 33

생명 외쳐온 교회, 현장에선 생명 교육 부족… 사목자 관심 절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정기 학술세미나 ‘한국 천주교회와 생명 문화’



▲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한국살레시오회 교육관 대강당에서 ‘한국 천주교회와 생명 문화’를 주제로 정기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한국 교회에서 사제와 평신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명윤리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 원인은 ‘사목자의 관심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 살레시오회 교육관 대강당에서 정기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 천주교회와 생명 문화’를 주제로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생명윤리 교육의 현황과 방향에 관한 고찰(이준연 신부) △생명운동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의 과제(신상현 수사) 발제문을 요약해 싣는다.


정리=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생명윤리 교육의 현황과 방향에 관한 고찰 / 이준연 신부(청주 성모병원 관리부장)

한국 천주교회 생명윤리 교육 현황 파악과 방향을 연구하기 위해 16개 교구청에 생명윤리 교육 관련 담당자를 대상으로 질문지를 배부했다. (사)한국가톨릭의료협회 주관으로 회원 병원들의 가톨릭 의료윤리 교육의 시행 여부와 관련된 교육의 필요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지로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쳤다. 연구는 사제ㆍ성인ㆍ청년ㆍ중고등부ㆍ초등부를 대상으로 한 생명윤리 교육 현황을 파악했다.

먼저, 교구별 사제 대상 생명윤리 교육의 현황을 살펴보면 14개 교구가 1년에 평균 0.6회로, 1회 미만 교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개 교구는 3년 동안 사제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을 전혀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내용(중복 선택)으로는 △성 윤리와 관련된 문제(22.7%)가 가장 많았고 △혼인과 가정(13.6%)에 이어 △낙태, 배아줄기세포 등 생의 시작과 관련된 문제 △몸의 신학 등 순이었다. 사제를 대상으로 생명윤리 교육이 부족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사목자의 관심 부족(38.7%)이 가장 많았으며 △교육 자료 부족(29%) △참여도 부족(22.6%) 등이라는 응답이 있었다. 사제 대상의 생명윤리 교육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선택한 내용은 ‘가톨릭 생명윤리의 원리’였다.

이어 최근 3년간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체별 생명윤리 교육 특강은 △전 신자 특강(45.5%) △소공동체(22.7%) △여성연합회(17%) △레지오 마리애(14.8%)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육 내용은 △인간의 존엄성(14.8%) △혼인과 가정(12.5%) △장기기증(11.4%) 순으로 집계됐다. 생명윤리 교육 자료로는 주보(66.7%)가 가장 많이 활용됐다. 또한, 성인 대상 생명윤리 교육이 부족한 원인으로도 사목자 관심 부족(41.1%)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생명윤리 교육이 필요한 시기는 예비부부(40%)와 학부모 시기(4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교회 안에서 생명윤리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제를 대상으로 한 생명윤리 교육은 매우 부족하다. 부모를 대상으로 한 생명윤리 교육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청년 생명윤리 교육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 현실로 드러났다. 혼인강좌를 제외하면 교육이 거의 없다. 중고등부와 초등부 생명윤리 교육도 매우 부족하다. 4개 교구를 제외한 교구 대부분은 생명학교를 운영하지 않아 생명윤리를 제대로 배우고자 하는 부모와 청년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생명윤리 교육 내용 영역을 체계적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윤리 교육을 위한 지도자와 봉사자 양성도 부족했다.

생명윤리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고 교육 활성화를 위해 생명윤리 교육위원회를 구성하고 생명지원센터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효과적인 생명윤리 교육을 위한 연대와 부모 교육을 위한 생명학교 개설, 다양한 생명윤리 교재 제작, 생애 발달단계에 따른 생애주기별 생명윤리 교육이 필요하다.



▧생명운동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의 과제 / 신상현 수사(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21세기는 물질문명, 첨단과학, 지식 정보화의 급속한 발달로 인간의 육적인 삶은 더 편해지고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 반면, 정신문화는 퇴보하고, 영적인 삶은 빈약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중 두드러진 현상이 죽음의 문화다. 죽음의 문화 현상에는 낙태, 자살, 안락사, 사형, 인종 학살, 테러와 전쟁 등이 있으며 피임과 이혼 등도 같은 배경에서 생기는 것이다.

죽음의 문화가 생기게 된 배경은 하느님 중심의 그리스ㅈ도적인 신앙관을 배척하고,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잘못된 사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화는 문화로써 대응해야 한다. 교회는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해 기도운동ㆍ교육ㆍ홍보ㆍ참여 등 네 가지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 발의하려는 낙태법 개정안은 태아의 생존권이 상실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6일 한국생명윤리정책원에서 주관하는 콜로키엄에서 이석배 교수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헌재 결정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태아의 발달 단계에 따라 보호 수단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결정문으로 생명의 연속성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고,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을 충돌이 아닌 기본권의 조화라고 해석한 것을 지적했다.

생명운동은 가톨릭교회만의 운동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 더 나아가 비그리스도인들과도 연대하고 범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가정과 생명이라는 교회의 핵심 가치를 교육하고 홍보하여 왜곡된 성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교회가 선도해 나가야 한다. 교구와 수도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생명윤리를 선포하는 것으로 죄책감만 들게 해서는 안 되며, 낙태와 자살 등으로 내몰렸던 이들에게 따뜻한 사목적 돌봄을 통해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주어야 한다. 인간적 방법을 따르지 말고, 교회 가르침과 성경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가장 보호가 필요하고, 자기방어 능력이 없는 태아들을 나라법이 지켜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실망하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생명운동은 운동을 위한 운동이 되어서는 안 되며, 단죄하고 심판하는 감정적 대응 방식의 운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을 심판하러 오시지 않았고, 오히려 심판을 받고 값을 치르고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기 때문이다.

교회 역사를 보면, 이단이 나타날 때마다 교회는 교리적으로 더 깊어지고, 오히려 가톨릭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확보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듯이 죽음의 문화는 우리에게 도전이 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의 신앙은 더욱 복음적으로 되고, 고통과 희생을 통한 십자가의 구원 영성이 더 확고히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속적 판단과 결정을 따르지 않고 예수님 가르침대로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을 통해, 생명을 지켜낸 증거자들을 통해 세상에 복음이 선포된다. 온갖 유혹과 시련을 견디고 낙태의 위기를 이겨낸 하느님 백성들이 이웃과 세상을 사랑으로 복음화시키고 있다. 우리의 생명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죽음의 문화를 이기고, 이 땅에 사랑의 문화,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보다 성령강림의 문화를 온 세상에 전파하여야 한다.”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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