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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3) 1-1. 헌재 결정문과 교회 문언에서 찾는 ‘생명’

관리자 | 2019.06.24 11:16 | 조회 62

교회도 국가도, 태아의 생명수호는 ‘의무’

하느님, 생명의 유일한 주인 인간에 생명수호 임무 부여
헌재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범죄 아니라고 인정한 것 아냐
태아의 생명권 지킬 것 강조



생명수호는 가톨릭신문사와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공동 낙태종식 기획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의 기본 취지다. 성·생명·사랑에 대해 ‘책임’보다 ‘회피’를 택하는 현실에서 책임의식을 되찾고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자는 것이다.


기획 본론 첫 편에서는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고자 하는 생명은 무엇인지, 생명을 왜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지, 나아가 한국의 헌법 해석과 판단 최고기관인 헌법재판소에서는 생명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 생명, 수정 순간부터 지켜야


가톨릭교회는 생명에 대해 선물이라고 가르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인간생명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생명의 유일한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인간은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39항)고 밝힌다. 생명을 옹호하고 증진하는 것,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보이는 것은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맡기신 임무(42항)라고도 말한다.


교황청 신앙교리성도 ‘인공유산 반대 선언문’에서 생명은 선물인 동시에 책임이고 그것은 하나의 탈렌트로 받은 것이며 올바르게 사용돼야 한다(5항)고 밝힌다. 또 인간생명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되고(12항), 때문에 모든 성장 과정에서와 똑같이 출발에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한다(6항)고 가르친다.



■ 생명 침해는 창조주 모욕


교회는 생명이 절대적인 불가침성을 지닌다고 말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을 비롯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현대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에서 ‘온갖 살인, 집단 학살, 낙태, 안락사, 고의적인 자살과 같이 생명 자체를 거스르는 모든 행위’는 참으로 치욕이고, 창조주의 영예를 극도로 모욕하는 것(27항)이라고 지적한다.


주교회의도 「한국 천주교 생명운동 지침」을 통해 낙태는 ‘독립된 초기 단계의 인간생명을 해치는 행위이며, 무고한 인간생명을 죽이는 명백한 살인 행위’이고, 흉악한 죄악이며 인간의 존엄성과 황금률과 창조주의 거룩하심을 중대하게 거스르는 것(20항)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교회법전 제1398조에 ‘낙태를 주선하여 그 효과를 얻는 자는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를 받는다’고 규정하는 등 교회가 낙태죄를 범한 사람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이유는 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회개하고 뉘우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 생명 경시, 살인으로까지


교회가 생명수호를 역설하는 까닭은 생명경시가 자칫 무분별한 인권 침해나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생명의 복음」에서 오늘날 새로운 문화 사조가 생겨나 자리를 굳히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화 사조는 개인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생명을 거스르는 일련의 범죄들을 정당화하고 처벌의 면제, 나아가 이러한 행위들에 대한 완전한 자유까지 요구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 양심은 어두워지고 생명과 관련한 선악 구별에 점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4항)고도 지적한다.


무엇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죽음의 문화’가 더 큰 수용과 사랑과 보살핌을 요구하는 생명을 쓸모없는 생명으로 여기게 한다면서 사람들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생명을 거부한다(12항)고 밝힌다. 이렇게 이뤄지는 ‘생명에 대한 음모’는 개인·가족·국가 관계에까지 타격을 입힌다고 밝힌다. 이어 ‘낙태의 권리를 정당화하는 데 동원된 동일한 논리에 따라 영아 살해까지도 정당화하자는 주장들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영원히 과거에 남겨 두고 왔다고 믿고 싶은 야만적인 상태로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14항)고도 꼬집는다.



■ “생명을 위해 봉사하십시오”

교회는 그리스도인을 포함해 모든 이에게 생명을 위해 봉사하라고 호소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생명의 복음」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그것을 위해 봉사하십시오! 오직 이 방향에서만 여러분은 정의, 개발, 참된 자유,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5항)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적대 받고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두려워해선 안 되며(82항), 새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해 교회 공동체에서부터 생명문화의 쇄신을 시작해야 한다(95항)고 요청했다.


생명에 대한 봉사는 주교회의에서도 「한국 천주교 생명운동 지침」을 통해 강조한 바 있다. 주교회의는 생명에 대한 봉사를 ‘교회 공동체 모두의 일’(58항)이라면서 “생명에 대해 봉사하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오히려 의무이고, 생명권을 인정하고 옹호하지 않는다면 공동선의 증진은 불가능하다”(65항)고 덧붙였다.



■ 헌재도 ‘생명보호’


생명수호는 교회만의 외침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도 4월 11일 발표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문에서 생명수호 입장을 명확히 했다. 헌재는 현행 낙태죄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어 위헌이라고 결정했지만, 생명을 수호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만큼은 재판관 9인 모두 동의했다.


헌법불합치 의견 재판관 4인은 ‘판단의 전제’에서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라면서 “태아에게도 생명에 대한 권리가 인정돼야 한다. 


태아가 비록 그 생명의 유지를 위해 모(母)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태아도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며, 국가는 헌법 제10조 제2문에 따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확언했다.


단순위헌 의견 재판관 3인도 “태아는 그 자체로 생명으로서 점차 성장해 인간으로 완성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생명을 존중하는 헌법의 규범적·객관적 가치질서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선언한 헌법 제10조에 따라 국가는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중대한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합헌 의견 재판관 2인은 서두에서부터 “지금 우리가 자기낙태죄 조항에 대한 위헌, 합헌의 논의를 할 수 있는 것도 우리 모두 모체로부터 낙태당하지 않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태아였다”면서 ‘낙태는 생명에 대한 고의적인 파괴행위’라고 강조했다.



■ 생명수호는 모두의 의무


이와 관련,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 정재우 신부는 5월 22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입법조사처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국회 토론회 발제문에서 ‘태아의 생명보호는 헌재의 결정에 담긴 대전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입법에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는 대전제이자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 가능한 한 태아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겨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백석 방선영 변호사도 5월 2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진행된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 특별세미나에서 “헌재 결정으로 국가가 낙태를 인간생명에 대한 범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정한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생명수호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명심해야 할 헌재 결정의 대전제이자, 공동 책임인 것이다. ‘생명수호’는 우리 모두의 의무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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