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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책임법과 책임의 성교육

관리자 | 2019.05.03 13:40 | 조회 28

아이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생명을 지킨다

낙태 허용한 대다수 국가에서도 사회경제적 인프라 마련돼 있어
오히려 한국보다 낙태율 낮아
독일, 미혼부에 부양 책임 요구
미국, 생부 소득서 양육비 공제
한부모 가정 양육비 문제 위해 남성 책임 강화된 법 완비해야



2015년 5월 10일 경기 화성 남양성모성지에 열린 제3회 수원교구 생명수호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미혼부 책임법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낙태죄 폐지가 답이 아닙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각에서는 낙태죄만 폐지되면 여성이 행복해지고 낙태율도 줄어들 것처럼 주장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를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라면서다. 그렇다면 낙태 일부 합법화에도 한국보다 낙태율이 낮은 나라들은 어떤 제도들을 갖추고 있을까.

지난 2월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임신중절(이하 낙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낙태율은 2010년 기준 15.8%다. 만 15~44세 여성 1000명당 낙태한 건수로, OECD 회원국 36개국 중 한국보다 낙태율이 높은 나라는 스웨덴(18%)과 에스토니아(17%) 두 개국에 불과하다. 반면 독일과 미국, 캐나다, 덴마크 등은 사회경제적인 사유와 본인요청에 의해 임신 후 일정 기간 이내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보다 낙태율이 낮다.


■ 독일 ‘양육비 선급제도’

독일의 낙태율은 2012년을 기준으로 7.2%다. 한국과 집계연도에 차이가 있지만, 8%p 넘게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로고스 배인구(로사) 변호사는 “독일은 임신 12주 이내 낙태는 허용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생명 존중 교육이 잘 이뤄지고, 기대치 않게 임신해도 사회경제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여성들이 낙태를 잘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의 「미혼부의 부양책임 관련 해외사례 검토」에 따르면 독일은 미혼모와 그 자녀에 대한 책임을 일차적으로 모두 미혼부에게 지우고 있다. 미혼모는 아이 생부에게 부양을 요구할 수 있고 생부는 아이뿐만 아니라 생모의 부양 의무도 지게 된다. 특히 이는 생모가 미혼이 아닌, 다른 남자와 혼인한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무엇보다 독일에서는 ‘양육비 선급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하고, 부양 의무자에게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이러한 가족문제를 전담하기 위해 독일은 소년국을 두고 있으며, 양육 부모는 양육비의 필요성 등을 증명하거나 변론할 필요 없이 신속하게 양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 미국·캐나다, 여권·운전면허 취소

2015년 기준 11.8%로 한국보다 낮은 낙태율을 보이고 있는 미국도 독일처럼 효과적인 양육비 이행 확보수단을 갖추고 있다. ‘급여공제’로, 아이 생부의 임금이나 기타 소득에 대해 양육비를 자동 공제하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양육비 지급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도 대비해 아이 생부의 재산을 압류해 팔아 양육비로 지급하거나, 여권발급 거부, 운전면허와 전문·직업자격증 취소 등을 시행하고 있다.

2012년 기준 낙태율 12.1%인 캐나다 역시 정부가 미혼모를 대신해 미혼부에게 강력하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나라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과 같이 미혼부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간주해 여권과 운전면허를 정지하고, 벌금을 매기거나 급여를 압류하고 있다. 심지어는 구속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 한국에서는 한부모 10명 중 8명이 “양육비 못 받아”

반면 한국에서 ‘아이를 잘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은 요원한 게 현실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전국 한부모 가족 가구주 2500명을 조사해 4월 11일 발표한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가운데 8명가량이 “양육비를 못 받았다”고 답했다. 한부모들 가운데 73.1%는 단 한 번도, 5.7%는 최근에 지급받지 못해 총 78.8%가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 상대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탓에 미취학·초등·중등 이상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들 모두 양육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양육비와 교육비의 부담’을 꼽았다.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베네딕토) 소장은 “낙태를 하게끔 여성을 등 떠미는 사회경제적 사유를 없애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낙태죄만 폐지하면 자기결정권이 보장돼 여성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판타지’”라면서 “책임 회피를 낙태로 손쉽게 해결하는 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성숙한 인간으로 자랄 수 없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소장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남성과 남성에게 책임을 묻는 국가의 책임이 먼저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OECD 선진국 수준으로 양육비 책임법, 부성 책임법부터 완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조지아ㆍ오하이오 주, 태아 심장 소리 들리면 ‘낙태 금지’

앞서 언급한 나라들 가운데 특히 미국은 여러 개 주에서 본격적으로 낙태 금지법을 제정·통과시키고 있다. 미국 조지아 주에서는 올해 들어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순간(대략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전체 180석 가운데 92표를 얻어 주 하원의회를 통과했다. 오하이오 주에서도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가 4월 11일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태아 심장 박동법’에 서명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1973년 1월 22일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로 출산 전 3개월을 제외하고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를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했지만, 여러 개 주에서 이에 대치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생명문화전문위원장 신상현 수사(예수의 꽃동네 형제회)는 “미국 CBS NEWS에 따르면 테네시 주를 비롯해 많은 주들이 구체적으로는 다르지만, 모두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거나 통과시켰다”면서 “이런 움직임을 통해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 같다.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프로라이프’ 운동가들의 활발한 활동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배인구 변호사 역시 “각 주에서의 움직임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예전과 달리 미국에서는 ‘프로초이스’보다 ‘프로라이프’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더 늘었다”면서 “이제 국민 생명을 무엇보다 보호하려는 이러한 움직임을 우리도 참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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