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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생명을 지켜주세요] 생명 지킴이 릴레이 인터뷰 (4·끝)틴스타 교사 김혜선 수녀 (착한목자수녀회)

관리자 | 2019.04.02 16:12 | 조회 24
▲ 김혜선 수녀는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인간이 결정할 수 없다”면서 “생명은 하느님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현명해져야 합니다. 낙태죄가 없어지면 남성들은 더 자유로워집니다. 젊을 때는 편리를 위해 낙태를 하지만, 그 후에 감당할 몫은 온전히 여성에게 갑니다. 남성이 그 짐을 져 주지 않습니다.”

10년 가까이 틴스타 교사로 활동해온 김혜선(착한목자수녀회, 플라치다) 수녀를 21일 서강대 강의실에서 만났다. 김 수녀는 신학대학원에서 윤리신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착한목자수녀회가 2010년부터 시작한 낙태 치유 피정을 돕고 있다.

김 수녀는 낙태죄를 이야기하며 “가슴 아프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낙태한 여성들이 피정에 오면 죽을 만큼 울고 갑니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면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고해소에도 여러 번 들어가고, 낙태한 죄를 기어 갚기 위해 열심히 봉사도 해보는데 죄가 말끔해지지가 않는 거예요. 평생 혼자서 그 짐을 안고 살아갑니다.”

낙태 치유 피정에는 500명이 넘는 여성들이 다녀갔다. 그가 곁에서 본 낙태 후유증의 고통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질 정도다. “언어 장애가 오거나 성관계를 더는 하지 못하는 부부도 있었습니다. 낙태 시술을 받을 때 소독약 냄새와 가위질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틀 동안 헛구역질만 하다 가신 분도 있었어요.”

피정에 왔던 여성들의 연령대는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다. 기혼도 있고 미혼도 있다. 한글을 깨치지 못한 할머니도 있고 대학교수도 있다.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의 스펙트럼이 이렇게 넓습니다. 학자층이건 아니건, 삶의 형태가 부자이건 가난하건 모두 여성입니다.”

김 수녀는 “눈도 잘 안 보이고 잘 걷지도 못하는 할머니가 죽기 전에 단 한 번 하느님 앞에서 낙태한 죄를 보속하겠다는 마음으로 피정을 오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할머니들이 파견 미사를 하고 나가실 때 이런 말씀을 하세요. 젊은 여성들이 내가 겪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요. 낙태하는 순간 삶이 온통 거기에 매여 있다고.”

여성들이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위해 자기결정권이라는 논리로 낙태를 선택하지만, 평생 마음의 짐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김 수녀는 “생명을 지어내도록 하느님이 만드신 여성의 몸 안에서 생명이 죽어 나갔을 때의 고통은 여성이 혼자 감당한다”고 했다. “경제 성장을 위해 인구 정책을 펼치고 낙태약을 뿌린 건 국가입니다. ‘낙태가 불법이다, 죄다’ 이런 이야기만 했지 여성들이 낙태로 내몰리기까지의 긴 과정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지요. 여성들은 치유가 필요합니다.”

그는 낙태죄 위헌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여성들은 낙태하지 못하게 하는 교회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성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 책임법 없이 낙태죄만 없어져 버리면 남성들은 성관계에 작은 양심도 없어진다고 했다. “여성들은 낙태한 후 고해소에 수없이 드나들고 피정까지 오는데, 남성들은 고해소에 들어가지 않지요.”

그는 ‘두 사람의 염색체가 아기를 만든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했다. 성관계는 최소한 두 사람의 합의로 이뤄지는데, 영적ㆍ신체적ㆍ정서적인 ‘총체적 고통’은 여성만 지고 간다는 것이다.

김 수녀가 몸담은 착한목자수녀회는 1992년 성교육 프로그램 ‘틴스타’를 도입했다. 틴스타는 성인의 책임감이라는 맥락에서 본 성교육이라는 뜻으로, 성(性)을 전인적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이끌어주는 12주 프로그램이다. 1980년대 산부인과 의사인 한나 클라우스 수녀가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을 위해 시작했다. 현재 틴스타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다.

김 수녀는 청년과 성인,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틴스타 교육을 해왔다. 그는 틴스타를 통해 ‘하느님의 모상성’을 바탕으로, 생명을 향해 마음이 열리는 학생들의 변화를 눈으로 봐왔다. 그는 틴스타 교육에 영감을 준 몸의 신학에 관심을 두게 됐고, 몸의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다. 논문 주제는 ‘낙태’로 할 계획이다. “사람들은 가톨릭이 생명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제가 물어요. ‘하느님은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 그러면 하느님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고 해요.”

김 수녀는 “하느님은 생명이라고 고백하면서 그 생명에 보수와 진보라는 논리를 대서,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것을 인간이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생명은 하느님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는 이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성의 가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며 “특히 남성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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