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생명윤리도서관

경제 논리에 무너지는 생명윤리 떠받치는 디딤돌로

관리자 | 2018.09.12 14:12 | 조회 88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정년 퇴임한 구인회(마리아요셉) 교수, 생명 의식 확산에 기여





“생명윤리 문제는 매우 민감해 논쟁과 대립 상황에 자주 직면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생명 존엄성에 기반을 둔 보편적 윤리 가치를 사회에 알리고 수호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경제성ㆍ효율성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반감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음을 고려하면 그런대로 선전한 것이라고 위안하려 합니다.”

2002년부터 가톨릭대와 인연을 맺어,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교수로 생명윤리 분야의 왕성한 연구활동과 함께 사회에 생명의식을 고취하는 데 이바지해온 구인회(마리아요셉, 사진) 교수가 학교를 떠났다. 정년퇴임식을 앞두고, 가톨릭대 성의교정에서 구 교수를 만났다.



열심히 했지만 아쉬움 남아

“나름 열심히 했는데 서툴고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구 교수는 지난 5월, 96명의 전국 교수들을 대표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헌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계기로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왜곡된 보도로 여론이 잘못 형성됐고, 개인적으로는 큰 고초를 겪었다. 철학 전공자로서 사회의 생명윤리 의식 수준을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많습니다. 그러나 ‘생명존중의식이 높은가?’라는 질문에는 회의적입니다. 특히 개인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에 비춰 생명윤리 문제를 바라보는 경향이 지배적이어서 위험합니다.”

구 교수는 활발한 학술연구 활동을 통해 학자층이 두텁지 않은 국내 생명윤리학계의 지평을 넓혔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톨릭대생명윤리연구소 소장, 한국생명윤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토대로 생명윤리의 핵심 주제를 다룬 저서 「생명윤리의 철학」 「생명윤리 무엇이 쟁점인가」를 펴냈다. 또 「죽음에 관한 철학적 고찰」「죽음과 관련된 생명윤리적 문제들」 등 죽음에 관련된 저서들도 발간했다. 그의 저서 중 4권이 대한민국 학술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도서로 선정된 것은 큰 성과다.

그는 쟁점이 되고 있는 낙태죄 폐지 논란과 관련해 태아의 생명권이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대립하고 있는 양상을 염려했다.

구 교수는 “낙태죄 폐지 논란에서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목청 높여 압력을 행사하거나, 왜곡된 여론을 조성해 상대방의 표현 자유를 원천 봉쇄하고 제압하려는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을 없애면서까지 자기결정권을 지켜내야 하는가…. 아기가 태어나면 불행해질 것 같다는 논리는, 불행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지요. 이 말은 지금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죽어야 한다는 걸까요?”



낙태 안 해도 되는 환경 만들어야 

구 교수는 이어 “교회는 낙태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낙태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을 단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낙태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방안과 정책적 제안을 제시하고, 교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명 경시 현상이 두드러진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교회가 생명운동을 하는 데에 많은 장애가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물러서지 말고, 굳건한 마음으로 함께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명운동은 홀로 할 수 없습니다.” 

구 교수의 퇴임식은 1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교정 성의회관 2층 성당에서 열렸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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