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생명윤리도서관

“미혼모 진정으로 돕는 길, 생명교육에 있어요”

관리자 | 2019.05.23 09:58 | 조회 2484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에서 미혼모를 주제로 다룬 첫 논문이 나왔다. 올해 2월 생명대학원을 졸업한 송은경(아가타, 40, 서울대교구 공덕동본당)씨의 생명윤리학 석사학위 논문이다. 그의 논문 주제는 ‘한국의 미혼모자 기본생활시설 내 가톨릭 생명윤리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고찰’이다. 십대 미혼모를 중심으로 자료를 찾고 공부했다.

석사학위가 기삿감일까 싶지만, 딸을 둔 엄마로서 미혼모와 미혼모 자녀들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그의 열정은 ‘박사급’이다. 

2016년 육아휴직 중이었던 그는 성경ㆍ기도 모임을 통해 미혼모를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미혼모를 잘 알고 돕기 위해 공부하고 싶었고 생명대학원에 입학했다. 몸이 아픈 양가 부모에게 아이를 번갈아 맡겨 공부에 매진했고, 복직 후에는 딸을 데리고 다니며 수업을 들었다. 

“10대 미혼모에게는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예전 생활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가톨릭 생명윤리 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미혼모자 기본생활지원 시설에 머무는 십대 미혼모들은 대부분 2~3개월 머물기에, 내면의 상처에 대한 심리적 위안과 해결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 학교를 벗어난 상태여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없어 재임신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실제로 미혼모의 임신 경험 횟수로 보면 재임신의 경우가 30%로 적지 않다. 

송씨는 십대 미혼모에 대한 특성과 현황을 짚고, 미혼모자 시설의 교육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그는 논문 연구를 통해 사회 전반에 퍼진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미혼모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가톨릭 생명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미혼모들이 생명윤리 교육을 받는다면 자존감 회복의 기회를 갖고, 재임신 방지를 위한 바른 성교육도 받을 수 있다. 국내 미혼모를 다룬 논문은 있었지만 대부분 미혼모에 대한 심리 혹은 사회복지정책을 다룬 논문이 많아 자료를 찾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 

7년 동안 건강검진센터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송씨는 올해 초 직장을 그만뒀다. 생명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당신의 도구로 써달라’고 기도했던 그는 미혼모와 청소년들을 위한 생명윤리 교육에 헌신하고 싶었다. 신앙인으로서 인생의 후반부를 잘 살고 싶어 직장을 관뒀다. 지난해부터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5, 6학년 아이들에게 몸과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있다. 

“요즘 애들이 변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성문화, 어른들이 바로 잡아야지요.” 

송씨가 주변 사람들과 학부모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면 사람들은 생명교육이 학업과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느냐고 되묻는다.

“아이들에게 생명과 몸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가치 교육은 중요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교육이 의미 없이 흩어지진 않을 겁니다. 먼 훗날, 스쳐 지나가기만 하더라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는 6월부터 미혼모자 시설에서 봉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미혼모자 시설에서 생명윤리 교육을 하는 게 그의 목표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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