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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지킴이를 찾아서] 36.산재관리의료원 인천중앙병원 김상식 신부

관리자 | 2008.12.15 21:57 | 조회 4827

 

 


[생명지킴이를 찾아서] 36.산재관리의료원 인천중앙병원 김상식 신부

“산재 환자 내면 치유 병행돼야”[가톨릭 신문 2007.11.18]

환자 가족 위한 각종 신심 활동 지원
“전문 봉사자 양성 등 교회 관심 절실”

보통 병원은 돈을 내고 다닌다. 반면 돈을 받으며 머무르는 병원도 있다.

산업재해 피해자들이 치료받는 산재의료관리원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산재병원에서는 생명의 가치가 그 어떤 물질과도 비교할 수 없음을 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산업재해는 흔히 장애로 이어진다. 단순 치료 뿐 아니라 재활을 위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산업재해 피해자들은 대부분 다친 그 순간부터 모든 삶이 파괴되는 감정을 겪는다. 몇년씩 이어지는 재활치료 중에는 자살충동, 알코올과 약물 의존 등에도 쉽게 노출된다. 가족들이 느끼는 버거움 또한 일반적 병질환 치료보다 몇배는 크다.

외형적 치료 이상으로 심리적 공허감과 정신적 공황 등에 대한 치유가 보다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산재관리의료원 인천중앙병원 원목으로 활동하는 김상식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는 “원목이 없는 병원은 제아무리 시설과 의료진이 우수하다 해도 병원이 아니다”라며 병원사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산재병원 환자들은 오랜 기간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세상과 더욱 괴리감을 느낍니다. 내면 치료가 병행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생활 안에서 함께 해야합니다. 병원은 이들에게는 치료공간이 아니라 바로 생활공간입니다.”

게다가 산재 피해자들은 장애인을 ‘쓸모없는’ ‘불쌍한’ 생명으로 바라보는 편견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재해 보상금이 지급되면서부터 보상금을 탐내는 주변인들과의 잡음 등 각종 문제들도 겪는다. 무엇보다 가정불화로 겪는 어려움은 심각하다.

“대부분 산재환자들의 마음에는 분노가 들어차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마음이 더욱 강해지지요. 긴 투병으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자신은 물론 가족과 주변인들까지 상처입는 일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김신부는 원목활동에서 내면 치유와 함께 가정성화에 큰 무게중심을 둔다. 매일미사와 봉성체는 물론 혼인갱신식과 가족나들이, 각종 신심활동 등도 다채롭게 지원한다. 여느 본당의 사목계획과 크게 다르지않은 모습이다. 환자들 또한 정기적으로 정성을 모아 장애인과 새터민, 이주노동자 등을 후원하며 나눔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아플 수 있습니다. 아픈 이들도 모두와 더불어사는 똑같은 고귀한 생명입니다. 아픈 이들을 외면한다면 교회가 무엇을 통해 신앙의 빛을 비출 수 있을까요?”

특히 김신부는 앞으로도 병원사목은 그 어떤 분야보다 폭넓게 지원돼야하는 교회활동이라고 강조한다.

김신부는 “신체적 상해를 입고나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신체적 정상인들만을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지 절감할 수 있다”며 “교회 안에서도 아픈 이들에 대해 입으로만 사랑을 외치고 실질적인 관심과 배려가 턱없이 부족한 면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김신부는 원목이 보다 전문화, 세분화되고, 평신도 전문 봉사자도 적극 양성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환자방문 등의 봉사와 관련, 환자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먼저 들여다보기 때문에 봉사자 개개인의 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보편적인 생명존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사고방식이 중요합니다. 그 안에서 원목신부는 특별히 환우들이 다시 돌아가기를 원하는 세상과 의미심장하고도 초월적인 세상을 병원세계 안에서 통합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기사입력일 : 2007-11-04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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