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생명윤리도서관

지구를 살리자

관리자 | 2008.12.15 22:34 | 조회 5459


▲ 교회 가르침은 모든 사람을 위해 건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자 인류의 보편적 의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사진은 '2008 지구의 날' 포스터.

평화신문 2008. 04. 20발행 [966호]

"공동선, 환경 존중하는 과학발전과 경제활동 지향해야 "



특집/지구를 살리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온 국민의 과학화를 촉진하는 '과학의 날'(21일)과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지구의 날'(22일)이 맞붙어있는 것처럼 아이러니한 일도 없다. 과학기술 문명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더라면 오늘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한마디로 '병 주고 약 주고'다.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온갖 과학문명의 혜택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과학발전과 환경오염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과학의 날과 지구의 날을 맞아 과학과 환경 문제를 올바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이와 관련한 교회 가르침을 소개한다.

 ▨과학

 ▲신앙과 과학

 자칫 신앙과 과학을 배타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과거 교회사를 돌아보면 신앙과 이성, 다시 말해 신앙과 이성에 토대를 둔 과학이 맞선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교황청이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 갈릴레오를 단죄한 것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현대 가톨릭은 과학에 매우 우호적이다. 이성 또한 신앙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앙이 이성보다 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신앙과 이성 사이에 진정한 불일치는 있을 수 없다. 신비를 계시하고 신앙을 주시는 바로 그 하느님께서 인간의 정신에 이성의 빛을 비춰 주시기 때문이며,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부정하시거나 진리가 진리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9항)

 ▲과학과 도덕

 과학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친구가 되려면 한가지 조건이 있다. 인간을 위한 공동선과 도덕규범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을 따르지 않는 과학은 신앙의 친구가 아니라 원수가 되기 쉽다. 교회는 맹목적 과학이 아니라 인간적 과학이 될 것을 주문한다.

 "모든 분야의 방법론적 탐구가 참으로 과학적 방법으로 도덕규범에 따라 이뤄진다면 결코 신앙과 대립할 수 없을 것이다. 세속 사물이나 신앙의 실제는 다 똑같은 하느님에게서 그 기원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오히려 겸허하고 항구한 마음으로 사물의 비밀을 탐색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의식하지는 못하더라도 만물을 보존하시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게 하시는 하느님의 손에 인도되고 있는 것이다."(「사목헌장」 36항)

 또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2293항에서 "과학과 기술이 인간에게 봉사하는 데 사용되고, 모든 사람을 위한 전인적 발전을 촉진할 때 귀중한 자원이 된다"며 "과학과 기술은 인간과 인간의 도덕적 가치에 비춰 궁극의 목적과 한계 범위가 정해진다"고 강조한다.


  ▨환경

 ▲환경보호의 의무

 환경보호가 온 인류의 과제라는 인식은 교회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을 위해 건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사회적 관심」 34항)이자 공동의 보편적 의무, 곧 공동선을 존중해야 하는 의무의 문제(「백주년」 40항)라는 것이다.

 「간추린 사회교리」 466항은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다양한 종류의 사물을 인간이 자기 원대로만 자기의 경제적 필요에만 의거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모든 존재는 창조주께서 세우신 우주의 질서 안에서 서로 의존해 살아가므로 현재의 생태 위기의 근본 원인과 그 위기에 대처할 당위성에 대해 범세계적 차원에서 숙고할 것을 요청한다.

 ▲경제발전과 환경

 현재의 경제발전 속도는 일부 자연 자원의 이용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을뿐 아니라 자연자원은 한정돼 있고 일부는 재생될 수 없는 것이기에 경제발전 계획은 자연의 주기와 통일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교회 가르침이다. 교회는 생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경제발전에 대한 요구와 환경보호에 대한 요구를 조화시키면서 환경을 더욱 존중하는 경제활동에 있음을 역설한다.(「간추린 사회교리」 470항)

 이와 함께 교회는 환경오염의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존재'가 아닌 '소유'에서 의미를 찾는 소비주의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백주년」 37항은 "오늘날 소비주의가 제기하는 문화적 도전에 더욱 결연히 맞서야 하며, 무엇보다도 과도하고 무질서한 소비주의에 짓밟힌 자연환경에서 살아야할 위험에 놓인 미래세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다.


 ▨과학과 환경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7년 '환경과 건강에 관한 회의' 참석자들에게 행한 연설은 특별히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 현대 과학이 나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결론이나 마찬가지인 교황의 연설을 들어보자.

 "오늘날 인류가 새로운 과학 능력을 강력한 윤리적 차원에 성공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면 분명히 환경을 인간과 온 인류의 서식지이자 자원으로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며, 오염의 원인들을 없애고, 소규모 집단 뿐만 아니라 방대 인간 주거지를 위해서도 적절한 위생과 보건 상태를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과 인간 존엄, 오늘날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들의 권리까지도 존중하는 윤리가 힘을 발휘한다면 오염의 원인인 기술은 청정의 도구가 될 수 있고, 축적된 생산품은 공평히 분배될 수 있을 것이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지구의 날에 보면 좋은 영화 "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해마다 이 날에는 전 세계에 자연의 보호와 관리,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환경문제를 다룬 영화를 통해 자연환경에 대한 의식을 한층 높이는 건 어떨까.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미국, 2006)
 자연이 인간에게 전하는 최후의 경고. 전 세계를 돌며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환경운동가 앨 고어(전 미국 부통령)의 강의로 구성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앨 고어는 인류의 소비 행태로 북극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 내려가며, 빙하가 사라짐으로써 빙하를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인구의 40%가 심각한 식수난을 겪을 것임을 경고한다. 지구를 사랑한다면 주목해야 할 영화.
 
 ▨나무를 심은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 캐나다, 1987)
 30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황무지숲을 가꾸는 양치기 노인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고취시키는 명작이다. 한 사람의 외롭고 헌신적 노력으로 숲이 살아나고 새들이 지저귀는 생명의 땅이 되살아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프레데릭 백이 색연필로 그린 2만 여장의 그림을 통해 미묘한 자연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5년 6개월 동안 그림을 그리다 한쪽 눈을 실명한 작가의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 미국, 2000)
 아이 셋을 키우는 평범한 여성이 대기업의 중금속 방출 문제로 법정소송을 벌이는 이야기로 실화를 소재로 한 극영화다. 주인공 에린은 서류더미에서 이상한 의료기록을 발견하고 대기업의 공장에서 유출하는 크롬 성분이 마을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린은 치밀한 조사를 벌여 대기업을 상대로 엄청난 소송을 시작하고 결국 대기업은 미국 법정사상 최고액 3억 33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는데…. 개인의 작은 관심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영화다.
 
 ▨1.3.6(한국, 2004)
 장진ㆍ송일곤ㆍ이영재 감독이 각각 한 편씩 맡은 옴니버스 영화. 영화 제목은 하나의 주제로 3명의 감독이 6mm 디지털카메라로 제작했다는 의미다. 또 세계환경포럼 142개국에서 한국이 환경지속성지수 136위라는 의미도 지닌다. 영화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20대 대학강사와 차가 없으면 어디도 가지 않는 프로듀서가 우연한 계기로 서로 교통수단을 바꾸며 겪는 영화다.
 
 ▨비밀의 샘을 찾아라(한국, 2008)
 환경을 소재로 다룬 국내 최초 어드벤처 영화. 환경올림픽인 람사르총회가 개최되는 한국에서 전국의 주요 식수원이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한 일행이 세종대왕이 2000년 이후 한반도의 환경오염을 미리 예측한 예언서 '천지수비사'를 들고 오염된 물을 정화할 비밀의 샘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환경문제에 대해 재미있고 유익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올 여름 개봉.
이지혜 기자 bona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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