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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낙태권 지지자들, 교회 시설 훼손 심각 (22.07.24)

관리자 | 2022.07.21 15:09 | 조회 694

미국 낙태권 지지자들, 교회 시설 훼손 심각

6월 낙태권 폐기 판결 직후, 미 전역 반달리즘에 몸살



▲ 연방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미국의 낙태권 지지자들이 최근 생명운동단체 사무실과 교회 시설을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CNS 종합】



미국의 생명운동단체와 교회들이 낙태권 지지자들의 반달리즘(vandalism)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반달리즘은 문화재나 예술품, 종교시설ㆍ상징물 등을 고의로 훼손 또는 파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낙태권 지지자들의 이런 행위는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린 직후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을 생명운동(pro-life)단체와 여성보건 의료시설, 교회시설 등에 쏟아내고 있다는 게 경찰 당국의 분석이다.

워싱턴 외곽 베데스다에 있는 성 제인 샹탈 성당에서는 지난 10일 새벽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시설 일부가 불타고 기물이 파손됐다. 이 때문에 신자들은 인근 학교 체육관에서 주일 미사를 봉헌해야 했다. 하루 전에는 성당에서 몇 블록 떨어진 감리교회 밖에서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들이 줄지어 달려왔다.

포틀랜드에 있는 한 생명운동센터는 지난달 27일 밤에 ‘날벼락’을 맞았다. 밤새 누군가 침입해 사무 집기와 유리창을 파손하고, 스프레이 낙서로 조롱과 욕설을 퍼부었다. “난 낙태를 사랑해”, “교회는 엿**” 등 낙서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협박성 낙서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낙태가 안전하지 않다면 당신도 안전하지 않다”는 섬뜩한 문구가 대표적이다.

이런 훼손과 파괴 행위는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미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밤에 사무실에 침입해 집기를 파손하고, 성당 마당에 있는 성상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나는 게 일반적이다. 경찰은 잇따르는 반달리즘 행위를 모방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여성과 가족에게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허트빗 마이애미(Heartbeat of Miami)는 스프레이 낙서 협박뿐 아니라 보안 시스템 공격까지 받았다. 허트빗 설립자 마르타 아빌라씨는 “이런 공격은 매우 사악한 짓”이라며 “마음은 아프지만 하느님은 우리 편이기에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오늘 클리닉 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지만, 자원봉사자들이 파손된 기물을 치워준 덕분에 오늘도 클리닉 복도는 여성들로 붐볐다”고 밝혔다.

성당 외벽에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당한 성 베르나르도본당의 미카엘 라도비치 신부는 “대법원 판결에 분노하는 사람들 심정은 이해하지만 반달리즘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우리는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1973년)를 50여 만에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여성의 자기결정권(pro-choice)을 지지하는 진영은 이 판결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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