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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관리자 | 2008.12.15 22:36 | 조회 4618

 

 


사진: 5월 23일 오후 2시 서강대 다산관 국제회의실에서 마련된 '대학가의 자살과 생명문화' 세미나 전경.

국내 2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주최 ‘대학가의 자살과 생명문화’ 세미나



국내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입학 이후 심각한 자살충동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취업난과 학점 경쟁 등이 심각해지면서 대학교 1년생부터 자살충동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조사돼, 학교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 예방과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내용은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소장 김용해 교수)가 5월 23일 오후 2시 서강대 다산관 국제회의실에서 마련한 ‘대학가의 자살과 생명문화’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학가의 자살 문제를 다룬 세미나를 열어 학교 안팎의 관심을 모은 자리였다.

세미나에서는 김지하 시인(원광대 석좌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강이영, 최명식 교수(각각 서강대 상담)가 ‘대학생의 자살 현황과 사례분석’을, 김정진 교수(나사렛대)가 ‘자살예방과 개입 그리고 협력체제’를, 쿠르빌라 판디카투 신부(인도 교황청 설립 푼 신학대학)가 ‘생명문화를 향하여 의식적이며 집단적으로 집중하기’를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서, 대학생들의 자살실태를 환기하고 자살 현상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05년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사망원인의 1위는 바로 자살이었다.

다음에서는 각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대학내 자살에 관한 연구, 자살 사례에 관한 연구 - 최명식, 강이영 교수

서강대학교 재학생들을 총6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과반수를 넘는 비율의 많은 학생들이 자살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며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살충동을 경험하는 학생의 비율은 높으나 친구나 부모, 상담 등의 도움을 받은 비율은 6.3%에 불과해 사실상 자살충동의 문제가 잘 다뤄지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결과를 종합하면 자살위험 학생으로 분류할 수 있는 학생은 전체의 약 10%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자살이라는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볼 때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살과 관련된 태도에서도 많은 학생이 아직 잘못된 인식이나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교에서도 ▲자살예방과 관련된 전문 기구를 설치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들을 추적하고 선별하여 미리 조치를 취하는 대처시스템이 필요하며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며 ▲자살 사고 이후 사후 개입이 필요하다.

즉 사회전반적인 인식 뿐만 아니라 대학당국, 교수, 직원, 학생상담소, 학부모, 학생이 모두 연계를 가지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자살 시도를 한 학생이 도움을 요청했을 경우, 사회기관, 가정과 협조할 수 있는 핫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 대학생의 자살 예방과 개입 그리고 협력체제 - 김정진 교수

최근 대학생들의 우울증과 자살시도, 성폭력 등은 2~4배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상습적 알코올 남용이나 흡연도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특히 자살행동은 심리, 정서, 행동, 사회적 요인의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일어나기에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이나 학생상담센터만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접근 모색이 필요하다.

미국 내 대학들에서는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 워크숍, 응급지원서비스, 캠퍼스 밖 의뢰 연계 체계 구축 등을 갖추고 있다. 그 외에도 대학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교육, 부모 프로그램과 교육 자료 구축, 학생 지지체계 형성, 자살 시도 후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강화 필요성을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 전체의 정신건강과 자살예방에 대한 관심 고취, 문제 예방을 위한 효율적 대응을 위한 환경구축이 중요하다. 핵심적으로는 정신건강 향상과 자살예방을 담당할 기구의 역할 확립이 중요하다. 또 다양한 교육 지원과 함께 고위험 학생들에 대한 선별 치료를 지원하고, 또 자살시도 후 재적응과 재통합 치료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자살예방을 위한 민간기관 및 단체와의 연계 협력도 필수적이다.


■ 생명문화를 향해 의식적, 집단적으로 집중하기 - 쿠르빌라 판디카투 신부

세계 곳곳에서, 즉 발전된 세계와 발전도상의 세계에서 자살이 ‘평범한 삶의 방식’으로 인식되는 현실은 불행한 일이다. 특히 세계에서 그리스도교 신자수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인도는 놀라운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안에 가톨릭수녀들의 자살이 포함되었다는 것도 놀랄 만한 일이다.

전통사회에서와는 다르게 오늘날 개인적 및 집단적 생명은 참으로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개인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세계인으로 머무르는 소명을 받았고, 개인의 가치를 축소하지 않고 전체 생명을 포용하며, 평범한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지 않으면서 창조주를 찬양하는 소명을 받았다.

사회는 죽음의 세력에 맞서 근본적인 치료 수단과 광범위한 수단을 취해야 한다. 이것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깊이 소중함에 대해 명상하도록 우리에게 요청한다.

“…생명은 선물이며, 모든 사물 안에서 창조주의 반영을 발견하는 것, 모든 사람 안에서 그분의 살아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이다. 이러한 시각은 병들고 고통받고 쫓겨나거나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실망해 포기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러한 모든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으라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
가톨릭신문 6월1일 2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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