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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돌봄의 확장, 사회적 치유와 사랑 실천으로(2020.09.27)

관리자 | 2020.09.23 10:25 | 조회 2013

자기 돌봄의 확장, 사회적 치유와 사랑 실천으로

‘…자기 돌봄’ 주제로 학술대회 열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등 공동 주최 약자에 대한 돌봄 필요·중요성 강조


▲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이 19일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 학술대회 관계자들이 온라인 화상회의로 토론하고 있다.




“돌봄이야말로 사회 공동체의 화해와 치유의 가능성과 전망을 제시하는 핵심 가치”라고 박준양(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신부가 말했다. 박 신부는 19일 ‘전인적 관점에서 바라본 자기 돌봄’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돌봄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성찰하며 “자기 돌봄을 넘어 이뤄지는 사회적 돌봄 실천은 소외받는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돌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전파해 새로운 공동체적 가치관의 정립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해준다”고 전망했다.

올해 16회를 맞는 학술대회는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발표와 토론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박준양 신부를 비롯해 주재형(단국대 철학과) 교수, 이숙인(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가 발표를 맡았으며 김주후(아주대 교육대학원)ㆍ조태구(경희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ㆍ백민정(가톨릭대 철학과)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박 신부는 “현재 보건의료 현장 일부에서 치료뿐 아니라 돌봄이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인적 돌봄 또는 영적 돌봄은 의학적 치료 개념을 넘어서 인간의 전인적 치유를 지향하고 온전함에 도달하는 목표로 한다. 이러한 돌봄을 통해 실현되는 새로운 인격적 관계성은 보건의료 현장에서도 인간 본성의 심오한 차원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준다. 박 신부는 “돌봄 문화가 사회적 차원으로 적용돼 확장된다면 소유양식(to have)에서 존재양식(to be)으로 전이를 가능케 한다”며 돌봄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는 “사회 곳곳에서 돌봄 제공자들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심화된 돌봄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것은 바로 사회를 치유하고 세상을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동참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재형 교수는 ‘근심의 생윤리를 향하여 : 물질대사와 면역계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기와 타자, 죽음’을 발표했다. 인간 몸 안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활동을 철학적 성찰과 해석으로 풀어낸 주 교수는 “생명체의 자기 배려란 항상 죽음에 의해 위협받으면서도 죽음을 이용하여 독특한 방식으로 자기를 구성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며, 외부 침입자를 인식해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 세포의 활동 방식에서 “생명으로부터 어떤 윤리적 태도를 끌어낼 수 있다면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근심 어린 시선에서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이숙인 교수는 문헌에 나온 다양한 사례를 통해 유교가 바라보고 있는 여성의 몸을 자기 돌봄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유교의 도덕론은 신체 학대나 생명 희생을 불가결한 요소로 받아들인다”며 정절을 지키기 위한 죽음이 미화되고, 가계를 이어가야 할 생산 도구로 여성 몸이 수단으로 여겨지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동영상으로 보내온 축사에서 “물질적 풍요로움이 증가하지만, 관계는 점점 가난해지는 이 시기에 ‘자기 돌봄’을 주제로 성찰하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면서 “자기 돌봄에 대한 신학적, 철학적 성찰 안에서 온전한 인간으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길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 신부는 “의도치 않게 비대면 시대를 사는 우리는 돌봄의 절실함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느끼고 있다”며 “타인과의 관계 안에 있는 자기 돌봄의 개념과 방향을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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