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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이 차오른다면 교회 문을 두드리세요 (22.11.29)

관리자 | 2023.04.20 16:48 | 조회 408


우울감이 차오른다면 교회 문을 두드리세요

인권 주일 - 청년 자살 문제, 무엇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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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극단적 선택에 있어 교회의 고민은 깊다. 교회 내 청년 이탈이 잦아짐에 따라 마음이 힘든 청년을 찾기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청년 당사자를 비롯해 전문가, 사제 등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청년에게 닿을 수 있기를


청년 자살을 막기 위한 좋은 대책이 있더라도 필요한 이에게 도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자살을 생각했던 박씨는 신앙에 기대는 대신 전문가에게 상담을 의뢰하는 방식을 택했다. 종교에서도 자살 방지를 위한 활동을 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상담을 한 번 받을 때마다 비용이 12~13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일회성 상담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우울이라는 건 가정환경에서 오는 게 큰 데,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일수록 극복할 기회가 적다는 게 씁쓸하다”고 말했다. 마음 기댈 곳이 없어 생명의 전화를 붙들고 밤을 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박씨는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새벽 시간에 우울감이 증폭되는지, 계속 통화 중인 걸 기다리다가 잠이 든 적도 허다하다”며 “사회적으로 부족한 자살 예방 인프라를 종교에서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전했다.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 차바우나 신부는 “무료로 상담을 해주는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CPBC 라디오고해소와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24시간 고민콜센터 마음보관소, 마음 돌봄 피정 등 교회 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본당을 비롯해 교회 기관 및 언론이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청년과 긴밀히 연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자살 예방, 가까이서부터

본당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차바우나 신부는 “교회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본당”이라며 “청년이 사는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인생의 첫 단추를 끼우는 20대에게는 사회적인 진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어야 하며, 30대에는 젊은 부부들이 잘살아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예로 들었다.

박한선 교수는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 교회는 규모가 너무나 커져 그 안에서도 소위 말하는 ‘인싸(인사이더)’와 ‘아싸(아웃사이더)’로 구분되고 있다”며 “미사 참여만 하고 성당을 나서는 신자들이 진정하게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신자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황순찬 교수는 캐나다의 세이프 토크 사례를 소개했다. 한 사람이 버스에 탔는데, 안색이 좋지 않아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전문기관에 연계됐다는 일화다. 힘들어 보이는 사람을 만났을 때 “힘든 게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거 자체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사람의 어깨에는 그의 정신이 나타난다”며 “어깨가 축 처져 있거나 힘이 없어 보이면 ‘무슨 일 있어?’. ‘힘든 거 있으면 얘기해도 돼’라고 말을 거는 것이 생명을 살리는 세이프 토크”라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진실성

박씨는 “여러 종교에서 ‘생명은 소중하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와 같은 말을 많이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형식적으로 느껴지곤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앙이 독실한 어른 중에 나를 걱정하고 도와주려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며 “주변에서 없다면 종교 지도자들이 청년이 겪는 고통에 귀 기울여주고 공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한선 교수도 “국민을 결속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 온 가톨릭이 청년이 겪는 고통을 좀 더 적극적으로 포용해준다면 자살 예방에 더욱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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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교회 내에서 도움받기를 원한다면 CPBC 라디오고해소 마음보관소 02-2279-1053,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02-227-2516 등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 교육 및 캠페인 문의는 02-318-3079, 잠시 멈춤 청년 기도모임은 카카오톡 채널 ‘착한목자수녀회’에서 신청하면 된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https://news.cpbc.co.kr/article/836368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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