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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관심과 무관심 (2020.12.20)

관리자 | 2020.12.16 17:08 | 조회 1556

[현장 돋보기] 관심과 무관심

장현민 시몬(보도제작부 기자)





최근 한 달은 내가 얼마나 주변에 무관심했는지 깨닫는 기간이었다. 회사 건물이 위치한 명동은 요즘 계속해서 빈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없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 자리에 ‘무엇인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경우도 많았다. 한동안 이용하지 않았다가 없어진 후에야 아쉬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내 무관심의 결과는 아직은 ‘아쉬움’ 정도다. 하지만 주변에는 ‘무관심’에 큰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미혼부에게 무관심은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그는 미혼부가 되기를 택한 후의 삶을 회상하며 “경제적 어려움보다 무관심이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혼부의 삶을 택한 이후 부모와도 사이가 멀어졌다고 고백했다.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멀어졌다. 그는 그렇게 10여 년간을 홀로 버텨왔다.

그에게 손을 내민 곳은 가톨릭교회였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매달 지원금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지원금의 액수는 월 50만 원. 큰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돈도 아니다. 그는 돈의 액수보다 자신의 손을 잡아 줄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후원증서를 들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는 희미하게나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와의 대화에서 일명 ‘인류 3부작’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하라리 교수는 “근대 역사 속 최대 비극의 출발은 무지와 무관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이 말의 핵심은 ‘관심’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은 관심 하나가 생명을 구하고 큰 사고를 막은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천 역시 어렵지 않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후원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지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요즘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는 등 작은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관심’을 실천하는 사례일 것이다.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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