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준 신부가 '자연 주기법' 보급하는 이유[문화人터뷰]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 생명 경시 풍조 원인"
"시험관 시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4.01.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출생부터 죽음까지 모든 단계에서 생명은 존중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인간은 상호 간에 돌봄과 사랑을 나누며, 특히 약자와 무력한 자를 지원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생명위원회에서 만난 오석준 신부는 양손으로 한자 '인'(人)을 만들어 보이며 최근 개인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 생명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생명을 이야기할 때 관계를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출산 문제 원인 중 독박 육아는 핵가족 속에 관계가 끊어져서입니다. 잘해야 1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두 번 만나는데, 이러면서 관계가 끊어지고 있어요. 관계를 생각해야 할 시기입니다. '인'자처럼 인간은 서로 기대야 합니다. 관계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줍니다."
오 신부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생명위원회는 2004년 생명 문화 조성 활동 및 체계 필요성, 생명 존중 실현, 생명의 복음 전파를 위해 설립됐다. 당시 OECD 국가 중 한국 자살률 1위, 2001년 이후 지속되는 초저출산 문제, 세계 최초 인간 배아복제 줄기세포 배양 성공발표가 생명위원회 설립 배경이 됐다.
생명위원회는 생명윤리 관련 법령 및 제도에 관한 연구, 생명교육을 통한 올바른 생명가치관 정립,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 등 생명존중운동을 펼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 안락사, 낙태, 유전자 검사 진단 및 배아연구 등 생명윤리 논란이 되는 쟁점에 대해 가톨릭 시각에서 분석 및 사목적 대안 제시, 생명 교육 실시, 다양한 생명수호 캠페인, 미성년 미혼 한부모 자립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정 해체, 독신 인구 증가, 저출산(출산 기피 및 난임) 등 최근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자연주기법을 보급하고 있다.
자연주기법은 생식능력 인지를 통한 자연주기법으로 점액 관찰을 비롯해 신체, 감정 변화 등 자신을 다각도로 관찰해 자신의 생식능력과 생식 주기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가임력 특성을 배우고,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부부관계 조절을 통해 임신과 출산을 계획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질서를 실감하면서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 출산의 의미와 생명 의식을 기르게 한다.
생명위원회는 청년들에게 생명 문화를 알리기 위해 '청년생명교육', '청년피정', '생명을 위한 40일기도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청년뿐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생명수호 동영상 공모전, 탄생·성·임신·애도·죽음을 주제로 한 세대별 맞춤 교육을 새로 실시할 예정이다.
오 신부는 최근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의 원인인 생명 경시 풍조에 시험관 시술을 쉽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도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아이를 가지려고 계획하는 말이 몇 년 뒤에 아기를 낳는 계획을 한다는 건데 그 '계획을 한다'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혼은 둘 이 준비해서 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출산의 경우 '계획한다'는 말에는 생명을 내가 '새롭게 받은 선물'이란 개념이 없어요.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아기를 낳기 위해 자기 몸을 만든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어요."
그는 "어쩔 수 없이 시험관 시술을 받는 부부들도 있지만, 시험관 시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요새는 자연임신을 한두 번 시도하다 안 되면 그냥 시험관 시술을 하러 간다고 하더라고요. 이는 부부들이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 신부는 예전에는 시험관 시술 비용이 많이 들어 쉽게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국가적으로 지원이 잘 되어 시험관 시술을 쉽게 이야기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 신부는 이 문제의 해결법으로 자연 주기법을 제안했다.
"자연 주기법을 통해 여성이 자기 몸을 온전히 알았을 때 임신하고 출산했을 때 진짜 이 아이를 선물이라 생각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내 아이를 귀한 선물로 생각하려면 내 몸의 소중함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양육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특히 "시험관 시술은 내 몸을 도구화시킨다"며 "우리가 내 몸을 도구화 하지 않고 내 몸은 존중하고 소중하다는 인식을 가진다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법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산을 망설이는 또는 고민하는 부부들에게 갑진년 새해를 맞아 오 신부는 용기를 불어넣었다.
"'용'하면 생각하는 이미지는 '용기'입니다. 우리는 늘 도전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나에게 소중한 것을 떠올리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생명이 잘못된 선택이 아닌, 나도 남도 존중받는 가치 있는 선택이 되는 세상으로 변화되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 11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생명위원회에서 만난 오석준 신부는 양손으로 한자 '인'(人)을 만들어 보이며 최근 개인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 생명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생명을 이야기할 때 관계를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출산 문제 원인 중 독박 육아는 핵가족 속에 관계가 끊어져서입니다. 잘해야 1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두 번 만나는데, 이러면서 관계가 끊어지고 있어요. 관계를 생각해야 할 시기입니다. '인'자처럼 인간은 서로 기대야 합니다. 관계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줍니다."
오 신부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생명위원회는 2004년 생명 문화 조성 활동 및 체계 필요성, 생명 존중 실현, 생명의 복음 전파를 위해 설립됐다. 당시 OECD 국가 중 한국 자살률 1위, 2001년 이후 지속되는 초저출산 문제, 세계 최초 인간 배아복제 줄기세포 배양 성공발표가 생명위원회 설립 배경이 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1.13. pak7130@newsis.com
생명위원회는 생명윤리 관련 법령 및 제도에 관한 연구, 생명교육을 통한 올바른 생명가치관 정립,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 등 생명존중운동을 펼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 안락사, 낙태, 유전자 검사 진단 및 배아연구 등 생명윤리 논란이 되는 쟁점에 대해 가톨릭 시각에서 분석 및 사목적 대안 제시, 생명 교육 실시, 다양한 생명수호 캠페인, 미성년 미혼 한부모 자립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정 해체, 독신 인구 증가, 저출산(출산 기피 및 난임) 등 최근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자연주기법을 보급하고 있다.
자연주기법은 생식능력 인지를 통한 자연주기법으로 점액 관찰을 비롯해 신체, 감정 변화 등 자신을 다각도로 관찰해 자신의 생식능력과 생식 주기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가임력 특성을 배우고,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부부관계 조절을 통해 임신과 출산을 계획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질서를 실감하면서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 출산의 의미와 생명 의식을 기르게 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1.13. pak7130@newsis.com
생명위원회는 청년들에게 생명 문화를 알리기 위해 '청년생명교육', '청년피정', '생명을 위한 40일기도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청년뿐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생명수호 동영상 공모전, 탄생·성·임신·애도·죽음을 주제로 한 세대별 맞춤 교육을 새로 실시할 예정이다.
오 신부는 최근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의 원인인 생명 경시 풍조에 시험관 시술을 쉽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도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아이를 가지려고 계획하는 말이 몇 년 뒤에 아기를 낳는 계획을 한다는 건데 그 '계획을 한다'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혼은 둘 이 준비해서 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출산의 경우 '계획한다'는 말에는 생명을 내가 '새롭게 받은 선물'이란 개념이 없어요.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아기를 낳기 위해 자기 몸을 만든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어요."
그는 "어쩔 수 없이 시험관 시술을 받는 부부들도 있지만, 시험관 시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요새는 자연임신을 한두 번 시도하다 안 되면 그냥 시험관 시술을 하러 간다고 하더라고요. 이는 부부들이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 신부는 예전에는 시험관 시술 비용이 많이 들어 쉽게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국가적으로 지원이 잘 되어 시험관 시술을 쉽게 이야기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4.01.13. pak7130@newsis.com
오 신부는 이 문제의 해결법으로 자연 주기법을 제안했다.
"자연 주기법을 통해 여성이 자기 몸을 온전히 알았을 때 임신하고 출산했을 때 진짜 이 아이를 선물이라 생각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내 아이를 귀한 선물로 생각하려면 내 몸의 소중함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양육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특히 "시험관 시술은 내 몸을 도구화시킨다"며 "우리가 내 몸을 도구화 하지 않고 내 몸은 존중하고 소중하다는 인식을 가진다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법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산을 망설이는 또는 고민하는 부부들에게 갑진년 새해를 맞아 오 신부는 용기를 불어넣었다.
"'용'하면 생각하는 이미지는 '용기'입니다. 우리는 늘 도전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나에게 소중한 것을 떠올리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생명이 잘못된 선택이 아닌, 나도 남도 존중받는 가치 있는 선택이 되는 세상으로 변화되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pak713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