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죽음 없는 세상 위해 함께 두 손 모아요!
낙태 종식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국제 캠페인 디렉터 로버트 커훈씨“여성이 더 이상 낙태로 인해 울지 않는, 무고한 생명이 죽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도합니다.”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서 낙태 종식을 위해 40일간 기도하고 금식하는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의 국제 캠페인 디렉터 로버트 커훈(41)씨가 한국을 찾았다.
영국에서 온 커훈씨는 14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캠페인을 국제적으로 확산해 조직의 성장을 돕는 나에게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활기차고 강력한 영감을 줬다”며 “한국 캠페인이 시작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당장 올 순 없었지만, 다양한 언어로 된 생명보호 팻말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낙태의 3분의 2가 일어나는 아시아로 통하는 관문이 한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한국 사례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을 희망하기에 이번 방문은 매우 축복”이라고 기뻐했다.
커훈씨는 20년 전 영국에서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를 처음 이끌었다. 주변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를 목격한 것이 그를 이 사도직으로 인도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매년 20만 건이 넘는 낙태가 행해지고 있다”며 “변화를 가져올 공동체적인 행동을 기획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마침 캐나다에서 1년 동안 선교하면서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를 접했다”고 말했다.
‘비극 중 비극’ 낙태
실제 낙태는 4년 연속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 통계전문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낙태 건수는 4400만 건 이상으로, 그 뒤를 이은 코로나19(약 1300만 명)·암(약 800만 명)·흡연(약 500만 명)·알코올(약 250만 명)·에이즈(약 200만 명)로 인한 사망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커훈씨는 “인류 역사상 모든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도 낙태로 사망한 태아의 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살아있지만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삶을 끝내고, 그 부모에게 평생의 후회를 남기는 ‘비극’”이라고 거듭 안타까워했다.
왜 기도와 단식인 걸까? 그는 생명운동을 하는 다양한 방법 가운데 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 말을 인용했다. 커훈씨는 “교황께서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으로 꼽으신 것이 기도와 단식”이라며 “체념과 희생정신으로 하느님께 의지해 영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기도의 힘
아울러 “하느님은 낙태 종식을 포함해 모든 것을 이뤄내시는 분”이라며 “영국에서 낙태를 돕는 센터에 근무하는 어떤 이는 무신론자였음에도 ‘야외에서 기도 캠페인이 열리는 날이면 낙태 수술을 예약한 이들의 75%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처럼 기도는 우리 뜻을 하느님 뜻에 일치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엄청난 효과는 구원 역사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며 “낙태는 태아의 생명뿐만 아니라, 산모가 입는 마음의 상처 등 영적인 측면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낙태 종식에 있어 평화를 기반으로 하는 기도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낙태 후 치유 프로그램
커훈씨는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고, 낙태 후 부모 모두가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도우며 낙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많은 지도자와 전문가, 자원봉사자, 교회 참여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에 관한 권한을 주(州)에 넘긴 사례를 들었다. 이후 위스콘신·인디애나·켄터키·미주리주가 낙태 금지 법안을 시행했다. 배경에는 생명 운동가들의 간절한 기도와 바람이 있었다.
커훈씨는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영국에서 1967년 낙태가 합법화되면서 국민은 우편을 통해 낙태약을 조제하게 됐고, 많은 여성이 병원에 실려 가거나 낙태를 강요받고 있다”며 “낙태를 경험한 수백만 명의 남녀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기도 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은 낙태가 초래하는 신체·심리·영적 부작용에 대한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부디 한국인들은 영국이 범한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https://news.cpbc.co.kr/article/1111994
언론사 :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