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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됐다고 손 놓아선 안돼… 인내심 갖고 생명운동 해야 (22.06.05)

관리자 | 2022.06.02 15:28 | 조회 805

낙태죄 폐지됐다고 손 놓아선 안돼… 인내심 갖고 생명운동 해야

이탈리아 생명을 위한 운동 마리아 카지니 회장, 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안 찾기 강조



2022.06.05 발행 [1665호]
▲ 온라인 인터뷰로 만난 마리나 카지니 교수는 생명운동가들이 활동에 어려움이 겪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당부했다.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비록 힘들지만,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이탈리아 생명을 위한 운동(Movimento Per la Vita) 마리아 카지니 회장은 “생명운동을 하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은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면서 “끊임없이 생명문화의 씨를 뿌리고 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22일 온라인 인터뷰로 만난 카지니 회장은 로마 성심가톨릭대 생명윤리 및 생명법 교수이기도 하다. 인터뷰 통역은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 신부가 맡았다.

카지니 회장은 낙태죄가 폐지된 한국 상황에 대해 “(생명운동가들이) 실망해서는 안 된다”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낙태 합법화는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비범죄화를 통해 도입됩니다. 낙태죄가 폐지되고 국가가 더이상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해서 태어날 생명을 보호하는 걸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형법의 처벌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구분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적은 인간 생명의 보호이며 모성의 보호입니다.”

카지니 회장은 “형벌이나 처벌이 약해진다면, 생명운동가들은 더 강력하게 태어날 생명을 보호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생명을 위한 운동은 1975년 카지니 회장의 아버지 카를로 카지니(1935~2020) 의원이 설립한 단체다. 아기를 낳고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산모를 돕는 운동에서 시작해 태아, 장애인, 말기 환자 등 가장 소외받고 약한 생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법조인이자 국회의원이던 그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생명운동의 대부로 종교와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생명을 살리는 데 앞장서 왔다.

단체 설립 3년 뒤 이탈리아에선 낙태가 합법화됐지만, 이탈리아 생명을 위한 운동의 활동 영역은 더욱 넓어졌다. 상담센터, 미혼모 시설, 양육 및 자립 기관 등을 운영하며 낙태 위기에 놓인 태아와 임신부를 돕고 있다. 그는 “입법 활동에도 적극 나서며 태아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선 최근 안락사 합법화 찬반 논쟁이 격렬했다. 올해 2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안락사 합법화에 관한 국민 투표가 무산됐지만, 찬성 여론을 등에 업은 국회의원들의 합법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 이름이 ‘의학적 도움을 받는 죽음의 권리’입니다. 더이상 안락사나 조력 자살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겁니다. 마치 낙태를 임신중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선한 가치를 언급하면서 결국 죽을 권리를 허용하는 위험하고 나쁜 법입니다.”

카지니 회장은 “사회는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호스피스ㆍ완화의료와 같은 돌봄 제도를 제공하는데, 그러한 제도가 무력화되고 오직 법만 존재할 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죽기를 요청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안락사 합법화는 인간의 자유, 자기 결정의 이름으로 사회는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도록 떠밀게 된다.

카지니 회장은 “진정으로 연대하는 사회는 구성원을 짐으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 사회에선 발전도, 문명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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