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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금지의 이름으로 ‘남녀 혼인’과 ‘생명’의 가치 간과하면 안 돼(2020.09.13)

관리자 | 2020.09.10 14:23 | 조회 22

차별 금지의 이름으로 ‘남녀 혼인’과 ‘생명’의 가치 간과하면 안 돼

차별금지법안, 무엇이 문제인가



▲ 차별금지법안 제2조에서는 성별을 “남자와 여자, 그 외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는 인간의 성별이 남자와 여자로 되어 있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밝히며, 차별금지법안이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남녀의 혼인과 가정 공동체가 갖는 특별한 의미와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차별금지법안이 2020년 6월 29일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안은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지향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어떤 누구도 특별한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 또한 거세다. 차별금지법 반대에 관한 청원은 지난 7월 7일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21대 국회의 첫 국민동의청원이 됐으며, 학계와 종교계 내에서도 법안을 바라보는 온도 차가 상당하다. 차별을 금지하자는데, 찬반이 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 가르침을 바탕으로 차별금지법안을 살펴본다.





차별금지법안의 논란점


“차별금지법안은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권을 보호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차별금지법안 제1조의 내용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은 총 57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라이프 변호사회 회장 윤형한(야고보) 변호사는 “법령 내용을 보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 많으며 우리 사회를 이루는 모든 걸 다 써놓고 있어 무엇을 차별 금지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며 “이런 법은 악용될 소지가 많고 재판부에 갔을 때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의 입법 의도는 성소수자의 차별 금지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으로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안에 포함된 남녀차별금지와 장애인차별금지 등은 이미 법제화돼 있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안이 성소수자의 차별금지법으로 비춰지는 근거는 법안의 제2조 1항, 4항, 5항 등이다. 제2조 1항은 “성별이란 여성, 남성,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을 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차별금지법안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김연준(광주대교구, 피아골 피정의 집 관장) 신부는 “법안에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숨어 있는 성별의 정의 개념과 성별 정체성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성별하면 남자와 여자만 생각하지만, 차별금지법안에서의 성별은 남자와 여자의 개념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성소수자란 동성애자뿐 아니라 여성애자, 남성애자, 성전환자, 제3의 성 등을 포함한다”며 “이를 의학적으로 분류하면 크게 20여 가지,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60여 가지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교회의 입장


교회는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 증진 등을 위한 차별금지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차별금지법의 일부 조항이 교회가 중요시해 온 남녀의 혼인과 출산, 생명에 대한 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7일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성명서’를 통해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1항)”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을 둔 차별금지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의 일부 조항에 대한 교회의 우려를 표명했다. △동성애자의 결합을 혼인과 가정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과 유사하거나 비슷하다고 여기는 움직임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남녀의 혼인과 가정 공동체가 갖는 특별한 의미와 역할에 대한 간과 △차별 금지라는 이름으로 남녀 혼인과 가정 공동체의 특별한 중요성의 간과나 무시 △생명의 파괴, 인공 출산의 확산,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명의 선별적 선택과 폐기 △성 소수자들의 입양 허용 등이다.

차별금지법안이 기존의 사회 가치를 훼손하고 이를 지키려는 이들을 역차별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혼인과 출산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낙태되는 태아에 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기 때문이다. 수원교구는 8월 2일 자 주보를 통해 “차별금지의 이름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혼인과 가정의 특별한 중요성이 간과되거나 무시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이 눈에 보이는 생명뿐 아니라, 생명의 시작부터 차별과 배척ㆍ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을 때 온전한 법 정신이 실현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되면

차별금지법안에 동성혼 허용에 관한 항목은 없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동성혼 허용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전반적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교회가 강조하는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남녀의 혼인과 가정공동체의 가치 증진 교육은 차별금지법안 제32조(교육내용의 차별금지)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더욱이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교회의 윤리적 선택이 소수자 차별이라고 낙인 찍힐 수 있다.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된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우가 아니다.

영국은 2005년 동성 커플의 ‘시민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했고, 2007년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2009년 초부터 시행됐다. 2013년 동성 혼인도 합법화했다. 차별금지법에 따라 2009년 초부터 입양 기관이 동성 커플 입양을 거부하면 벌금을 물고 정부 지원금도 받지 못하게 되자 결국 영국 가톨릭 입양 기관의 반은 문을 닫았다.

기관이 아닌 개인도 마찬가지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제빵사 잭 필립스는 2012년 동성결혼 케이크 제작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거부했다는 이유로 시민평등위로부터 소송을 당해 6년간 법정 싸움을 벌여야 했다. 다행히 2018년 6월 승소했지만 최근 성전환 기념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또 소송을 당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프랑스 학교에서는 학생과 관련한 모든 서류에 동성부모 차별 금지를 취지로 ‘아버지, 어머니’ 대신 ‘부모 1, 2’로 표기하도록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자녀 성전환을 반대하는 부모의 양육권을 빼앗는 법안이 통과됐다.

차별금지법은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후 찬반 논란으로 20대 국회까지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차별금지법 지지층은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모양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6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고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민 88.5%가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안의 문제점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한 결과라 논란이 있다.

김연준 신부는 “인권이라는 것은 우리 삶에 직결되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목만 보고 찬성할 게 아니라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며 “내 자녀와 교회에 심각한 타격과 윤리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을 찬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동성애를 심각한 타락으로 제시하고 있는 성경에 바탕을 두어 동성애 행위는 그 자체로 무질서라고 천명해 오며 동성의 성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57항 참조) 하지만 교회 밖으로 내쳤던 이들을 ‘율법이 아닌 복음’의 잣대로 불러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2015년 세계주교시노드에서는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논의했고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사는 가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최종보고서 76항)며 단죄와 비난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강조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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