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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사랑합시다 (3) 유전자 문제-①출산 전 유전자 검사(2020.03.15)

관리자 | 2020.06.19 16:09 | 조회 25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을 사랑합시다 (3) 유전자 문제-①출산 전 유전자 검사

입맛대로 태아생명 선택하는 ‘우생학적 살인’ 초래

배아·태아 유전 정보 확인해 발병 가능성 등 파악하는 검사
결과에 따라 배아 폐기하거나 낙태로까지 이어질 우려 높아
유전 질환 범위 확대될 경우 수정란 폐기 폭넓게 인정 가능, 국가 주도로 우생학 인정하는 꼴
생명경시 문제에 그치지 않고 차별·인간 존엄성 훼손 비롯해 생명에 대한 근본적 문제 야기
진단 통해 결함 파악되더라도 치료 방법 거의 전무한 상황
유전자 진단 허용하기에 앞서 유전자 치료 개발부터 나서야


가천대학교 생명과학과 남명진 교수가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DTC 유전자 검사’ 주제 세미나에서 ‘생명과학에서 본 유전자 검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시대착오적이다.”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DTC 유전자 검사’ 주제 세미나에서 가천대학교 생명과학과 남명진(마르티노)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데,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유전자 검사로 차별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한 말이다. 남 교수는 특히 ‘출산 전 유전자 검사’에 대해 “배아 대상의 ‘착상 전 유전자 검사’는 선별 임신, 태아 대상의 ‘착상 후 유전자 검사’는 낙태라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며 “결국 낙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 교수의 지적처럼 ‘출산 전 유전자 검사’는 배아·태아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출산 전 유전자 검사는 배아·태아의 유전 정보를 확인해 발병 가능성 등을 파악하는 검사인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해당 배아를 ‘폐기’하거나 태아를 낙태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배아·태아 대상의 유전적 치료는 금지돼 있어 출산 전 유전자 검사를 한 부모들은 아이에게 유전적 결함이 있을 경우 아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낙태를 하는 실정이다.

출산 전 유전자 검사와 낙태의 상관관계를 직접 드러내는 관련 국내 통계는 없지만,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태아의 건강문제(임신 중 약물복용 포함)’를 이유로 낙태한 비율이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아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 아래에서는 출산 전 유전자 검사가 아이에겐 즉결 사망 선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출산 전 유전자 검사가 배아·태아를 죽음에 이르게 하면, 그 결과는 우생학적 살인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배아·태아 생명을 각자의 욕구와 이해에 따라 멋대로 할 수 있다는 자의적 인식을 갖게 된 이들이 그 잣대를 또 다른 생명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전 원장 고(故) 엘리오 스그레치아 추기경은 저서 「생명윤리의 이해2」에서 비용·이익 계산에 기초한 이들은 가족과 사회에 짐이 되는 아이들을 살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는 생각을 당연시했고, 비용이 들고 산모에게 위험한 출산 전 유전자 검사보다 ‘신생아 안락사’를 더 경제적이고 덜 위험하다고 봤다고도 설명했다. 이는 1983년 척추갈림증과 수두증을 갖고 태어난 아이 ‘제인 조우’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아 아이가 죽게 내버려둔 일로까지 현실화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렇게 우생학적 살인의 비극을 초래하지 않도록 출산 전 유전자 검사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대학교 법학과 신동일 교수는 「착상 전 진단술에 대한 생명형법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출산 전 유전자 검사에 대한 ‘관심 확보’와 ‘객관적 필요성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출산 전 유전자 검사는) 단순히 생명경시라는 문제만을 제기하지 않고, 차별의 문제, 인간 존엄성 훼손, 인간 생명권에 대한 근본적 성찰 등 기본적인 갈등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정현미 교수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유전 질환’의 진단 목적으로만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이 허용되긴 하지만 유전 질환의 범위를 모자보건법에서 인정하는 낙태가 허용되는 유전 질환의 범위처럼 확대한다면 유전적 결함이 있는 수정란의 폐기는 폭넓게 인정돼 국가가 주도적으로 우생학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그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배아의 생명권과 착상 전 유전자 진단」)고 밝혔다.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우재명 신부도 ‘배아 혹은 태아 대상 유전자 진단과 인공 임신 중절’이라는 제목의 신문 기고를 통해 “유전자 진단을 통해 유전자 결함 여부를 알게 됐더라도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거의 전무하다”며 “유전자 진단 허용에 앞서 유전자 치료 개발부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32518&params=page%3D2%26acid%3D870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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