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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생명을지켜주세요] 탈북민 아기 엄마 김일심씨의 감사 편지

관리자 | 2019.03.26 10:30 | 조회 2937

하느님께서는 제게 예쁜 아기를 주셨고 수녀님 통해 생명의 소중함 깨닫게 해주셨죠






햇살이 넘치는 11월의 어느 날, 임신 마지막달 출산을 앞두고 빨간 지붕의 아담한 집으로 실려 갔어요. 갈 곳 없는 미혼모들이 생활하는 곳이었어요. 수녀님 세 분이 산모들을 간호해주시며 우리의 애로움(어려움)을 풀어주고 있었어요.

전 출산을 기다리며 초조해 공포에 질려 있었어요. 수녀님은 마음을 굳게 먹고 어머니가 되는 심정으로 아이를 낳으면 된다는 것이었어요. 아이를 낳고 힘없이 있는데 수녀님들이 침대에 눕혀 주시며 고생했다고, 아들이 건강하다며 나보다 더 기뻐하는 것이에요. 기뻐하는 수녀님들을 보며 나는 울었어요. 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수녀님이 어머니 같았어요. 아기는 정말 귀여웠어요.

마음은 무거웠어요. 남편도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자니 용기가 안 났어요. 북한에는 먹고 사는 게 힘들어 낙태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앞날을 생각하니 숨이 안 쉬어질 만큼 아찔했어요. 제가 말이 없으면 수녀님은 어디가 불편한지 물어보고, 엄마가 힘을 내야 아이도 웃는다고 했어요. 수녀님과 함께하면 근심이 없고, 무서울 게 없었어요. 

밤낮으로 미혼모들이 아프면 몇십 리도 아닌 몇백 리 길을 하루에도 몇 차례나 차를 몰고 달려가는 수녀님들, 어떻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이렇게 해주시는 건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언제나 웃으면서 자신을 다 바치는 모습을 보며 내 아이 하나 가지고 힘들다고 생각한 제가 부끄러웠어요.

자립하기 위해 하나원에서 배정해준 임대 아파트로 들어왔어요. 수녀님과 함께 살 집에 갔는데 수녀님이 청소하시는 것이었어요. 다음 날에는 저를 데리고 마트에 가시는 것이었어요. 살면서 필요한 생활용품을 직접 사 주셨어요. 수녀님은 제 옷과 아기 옷, 이불, 반찬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준비해 주셨어요. 자기 옷은 안 사면서 저에게 아낌없이 해주시는 거예요. 물건들을 차에 싣고, 집에 와 정돈해주며 이만하면 살 수 있겠냐고 물으셨어요. 매일 저와 아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주시겠다고 했어요. 

그날 수녀님은 몸이 불덩이였고 몹시 아프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어요. 수녀님께 아픈 몸으로 왜 그리 혹사하시느냐고 물었어요. 수녀님은 자기가 하는 일은 하느님이 바라시는 일이라고,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와 아이들을 지켜주시기에 힘든 줄 모른다셨어요.

헤어지는 날, 떠나가는 저를 바래다주며 수녀님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어요. 수녀님은 염수정 추기경님이 주신 묵주를 건네면서 “언제나 하느님을 마음에 모시고 살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묵주를 앞에 놓고, 하느님께 제 아들이 건강하게 잘 크게 해달라고 매일 빌어요.

하느님은 제게 소중한 아기를 주셨어요. 생명이 귀하다는 걸 잘 몰랐는데, 수녀님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이렇게 깨닫는 거예요. 생명의 집에서 나오는 날부터 이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 계속 생각하다 신문사에 연락했어요. 저는 아들이 좋은 사람으로 커서,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 마음은 수녀님의 사랑을 통해 하느님이 제게 알려주신 것 같아요. 




※김일심(32)씨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2017년 탈북을 위해 압록강을 건너다 물에 떠내려가던 중 낚시를 하러 온 중국인이 발견해 목숨을 건졌다. 생명을 구해준 중국인과 결혼해 임신했지만, 남편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김씨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왔다.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을 통해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가 운영하는 ‘생명의 집’(용인 소재)에서 머물다 2월 퇴소해 아기와 둘이 산다.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언론사 : cpbc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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