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실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3) 가톨릭교회 내 미혼모 시설 탐방(1)

관리자 | 2018.12.12 13:22 | 조회 182
▲ 자오나학교에서 생활하는 미혼모가 아기와 함께 지내는 방.

▲ 자오나학교에서 미혼모 학생들이 기타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 자오나학교 학생들이 스승의 날에 교사들에게 건넨 편지.



유다인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던 자캐오가 돌무화과나무에 올랐다면, 서울 성북 정릉로에는 미혼모들이 오르는 생명나무가 있다. 자오나학교, ‘자캐오가 오른 나무’라는 뜻으로 이름 지은 미혼모 대안학교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건물 3층에 있는 자오나학교에서 캐럴이 흘러나온다. 애칭 ‘뚱샘’이 미혼모들에게 기타를 가르친다. 웃음소리 섞인 수다에 장난기 가득한 10대 소녀들 미소를 보며 즐거운 산후조리원인 줄 알았다. 이들의 굳센 결심으로 세상의 빛을 본 아기들은 교실과 분리된 방에서 곤히 자고 있다. 아침 낮잠 시간이다. 아기 돌보미와 봉사자가 아기들 곁을 지킨다. 교실 곳곳에는 대학생 봉사자들이 보내온 응원 메시지가 걸려있다.

“응원합니다! 눈치 보지 마세요.” “어머니는 위대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아이와 함께 따뜻한 세상을 살도록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제정한 생명의 신비상 활동 분야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자오나학교는 2014년 10월 문을 열었다. 임신을 한 위기의 여성 청소년들이 낙태하지 않고 출산 후에도 아기를 키우면서 학업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현재 14~20세 미혼모 3명에게 주거와 교육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가정폭력 등의 이유로 삶의 위기에 몰린 학교 밖 청소년 4명도 함께 생활하고 있다. 

엄마들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아기 돌보미와 봉사자들이 아기들을 돌봐준다. 자오나학교 바로 옆에는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가 운영하는 바다의 별 어린이집이 있다.

자오나학교는 다른 미혼모 시설과 다르다. 중ㆍ고등학교의 기초학력을 쌓기 위한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중등(2년)ㆍ고등과정(2년)으로 영어, 수학, 역사, 인문학 수업을 비롯해 몸과 마음을 푸는 댄스테라피, 캘리그라피 등 예체능 활동도 다양하다. 자립을 위한 진로 수업은 물론 엄마로서 알아야 할 양육 기술도 배운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는 자오나하우스 단독 주택에서 자립을 훈련할 기회가 주어진다. 학교 수업을 통해 배운 기초생활 지식을 비롯해 양육 훈련 등을 실습하는 공간이다. 빨래와 청소도 직접 하고, 식사도 스스로 해결한다.

자오나학교를 졸업한 후 자오나하우스에서 2달째 생활하고 있는 19살 김희영(가명)양은 “힘든 일이 생기면 말할 사람이 없었는데 자오나학교에서 지내면서 지금까지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부모의 이혼으로 돌 때부터 친할머니가 키워온 김양은 병원에서 출산할 때만 하더라도 남자친구가 곁을 지켰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두 달 동안 보호자 없이 홀로 갓난아기를 돌봤다. 자오나학교에 들어와 미용사 필기 시험을 봤고, 실기 시험만 남겨놓고 있다. 그는 자오나학교에서 따뜻한 밥을 먹고, 내 손녀처럼 아기를 돌봐주는 봉사자들의 사랑으로 자립을 준비했다. 평소 연락하지 않고 지냈던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딸이 열심히 사는 모습에 엄마는 함께 살자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랑은 받아본 사람만이 줄 수 있다. ‘친절과 사랑은 전염성이 있습니다’는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를 창립한 성녀 마리아 카르멘 살레스의 말이다. 

지금까지 4명의 학생이 자오나학교를 졸업했다. 내년 1월 2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보육교사 자격증을 딴 학생, 미용학과와 간호과에 입학한 학생, 회사원 등 모두 자신의 적성을 살렸다. 자오나학교가 양육하며 자립할 힘을 길러준 덕분이다.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은 자오나학교는 100%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정부 인가를 받은 시설과 달리, 혼인 신고가 되어 있는 미혼모와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도 돌볼 수 있는 이유다.



후원 문의 : 02-727-2367 미혼모 후원캠페인 전담사무국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303-571860 (재)천주교서울대교구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 자오나학교 교장 정수경 수녀



“저희가 원하는 건 미혼모들이 알바생으로 사는 게 아닙니다. 미래를 멀리 보고 더 공부해서 다양한 기회를 얻길 원합니다.”

자오나학교 교장 정수경(아가타, 사진) 수녀는 “미혼모들에게 공부를 권하면 ‘2년 동안 공부나 하라고요?’ 하는 반응이 돌아온다”면서 “당장 빨리 돈 버는 걸 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수녀는 자오나학교에 들어오길 원하는 미혼모와 상담하면서 까다롭게 보는 딱 한 가지가 있다. 삶에 대한 의지다. 

“친정엄마가 데려온 학생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고, 엄마만 등 떠밀면 학교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저는 물어요. 아기를 데리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살아 볼래?” 정 수녀가 말하는 ‘살아 볼래?’의 뜻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다르게 살아볼 의지가 있느냐는 뜻이다.

자오나학교에서는 공동화장실을 써야 하고, 아기와 자신의 빨래를 스스로 돌려야 한다. 화장실 청소도 함께하며 훤히 뚫린 거실에서 함께 이야기도 나눈다. 외박은 한 달에 2번으로 제한돼 있고, 외출은 한 달에 10번 가능하다.

“이곳에 들어오는 친구들에게는 자캐오가 오른 나무가 되어주겠다고 해요. 다만 너도 협조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죠. 이러다 보니 잔소리도 많이 하고, 실랑이도 하고….”

정 수녀는 “자캐오가 손가락질을 받았듯 미혼모도 ‘공부는 안 하고 왜 애를 낳았나?’ 하는 불편한 손가락질을 받는다”면서 “자캐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나무에 올라갔듯이 이곳 학생들도 자신의 의지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수녀는 미혼모들과 함께 다니기에 이들이 받는 차별과 냉대의 시선을 안다.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묻더라고요. ‘아기 엄마야? 아빠는 어딨어? 집은 있어?’ 하고요. 아, 그 시선이 이 시선이구나 느끼죠.” 정 수녀는 미혼모에 대한 동정, 비난보다는 생명을 선택한 용기에 박수를 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혼모들에게 임대 주택의 공급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수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아기 돌보미 전담 봉사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독자들의 관심도 요청했다.

전 세계 17개국에 진출해있는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는 1984년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 한국은 교육열이 높아 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사도직을 해왔다. 회원들은 창립자 수녀가 한국에 있었다면 누구를 위해 교육했을까 기도한 끝에 자오나학교를 설립했다.

봉사 및 후원 문의 : 02-911-7580, 자오나학교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