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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기획] (2)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관리자 | 2018.05.15 10:02 | 조회 65

편의 따라 너무 쉽게 생명 포기하는 폐해 끊어내야


가톨릭교회는 낙태 반대에 최전선에 서 있다. ‘키우기 힘들어서’, ‘아이를 낳을 여건이 안돼서’라는 사회적 경제적 이유는 물론이고 ‘장애아로 진단을 받아서’, ‘강간으로 임신이 돼서’와 같은 경우에도 낙태를 반대한다. 낙태 시술은 물론이고 응급 피임약과 같은 낙태약 복용도 금지하고 있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순간부터 독립된 한 인간 생명이 시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낙태는 온전한 한 생명을 없애는 일과 같아서다.

낙태를 찬성하는 이들은 “교회가 너무 현실을 모른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책임지지도 못할 아이를 무작정 낳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순진한 발상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형법의 낙태죄를 폐지해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는 “원치 않은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도 아이 키우기 힘든 이 나라에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과연 이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원치 않은 출산은 정말 모두에게 비극일까. 진짜 현실을 모르는 쪽은 누구일까.



한 미혼모, 낙태죄 유지해달라 청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죄 폐지 청원 글이 올라오자 남자친구와 헤어져 세 살 된 딸을 홀로 키운다는 한 미혼 엄마가 “낙태죄를 유지해 달라”며 또 다른 청원을 올렸다. 그는 “낙태죄가 있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준비되지 않은 출산의 결과가 비극이 되리라는 것은 누구도 증명할 수 없는 가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주장대로라면 저와 제 딸은 비극적인 인생을 살아야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낙태를 찬성하는 이들이 간과하는 현실 하나가 또 있다. 낙태한 여성들이 겪는 ‘낙태 후유증’이다. 낙태한 여성들은 낙태 후 생명을 지웠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임신을 하게 한 남자친구나 남편에 대한 분노로 괴로워한다. 몸이 기억하는 일이기에 쉽게 잊히지 않는다. 20대 중반에 덜컥 임신하게 돼 아무도 몰래 낙태한 경험이 있다는 정아무개씨는 “그때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아이를 둘 낳고 잘살고 있지만 불쑥불쑥 철없던 시절 낙태한 기억이 떠오른다”면서 “무엇인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젊은 여성들을 보면 낙태를 정말 해봤는지 궁금하다”며 “병원에서 배 속 아이를 확인하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 봤으면 저렇게 쉽게 낙태를 얘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 일어나지 않게 먼저 노력해야

현실 너머의 현실도 봐야 한다. 가톨릭교회는 배 속 생명을 생명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편의에 따라 선택하고 아니다 싶으면 버릴 수 있는 문화가 가져오는 폐해를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주교회의는 3월 22일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지와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면서 “국가가 온 힘을 다해 추구하고 실현시키고자 하는 공동선은 우선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무고하고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약한 생명, 소외된 생명에 대한 관심과 보호, 존중에서부터 실현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낙태죄 폐지 방안을 고민하고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기에 앞서 낙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이 먼저다.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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