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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펀 사회교리] (47) 사형제도 완전 폐지를 위하여 ⑩

관리자 | 2018.04.04 10:26 | 조회 254

시신 탈취, 극에 달했던 ‘사법 살인’




“지난번에 시노트 신부님의 법정을 향한 분노의 일갈을 들으셨죠?! 이것은 단순히 법정이라는 한 공간을 향한 것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비뚤어진 사법체계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법조인 그리고 독재 연장을 위해 악랄한 정치공작을 벌이는 정권의 최고권력자를 향한 준엄한 꾸짖음이었습니다.”


백 신부의 약간 노기 띤 소리를 들으며 베드로와 스텔라가 긴장한 듯 이야기를 듣고 있다. 백 신부가 말을 이어간다.


“시노트 신부님의 분노와 정의에 찬 항의에도 불구하고 ‘인혁당 재건위’ 피의자 8명은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더욱 심각해집니다.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원심대로 형이 확정됩니다. 그런데 너무나 놀랍게도 선고 바로 다음 날인 4월 9일, 8명에게 형이 집행되고 맙니다. 형이 확정된 지 겨우 ‘18시간’만이었습니다. 이것은 법을 악용한 명백한 ‘사법 살인’인 것입니다. 다음날 면회를 갔던 유족들은 이미 형이 집행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졸도하고 맙니다. 사람들이 알까 봐서 이른 새벽에 사형을 집행했던 것입니다. 가족들과 마지막 작별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더 악랄한 것은 유신정권이 시신을 유가족들에게 돌려주려 하지 않았으며, 유족의 동의 없이 멋대로 시신을 탈취하여 화장해버렸다는 것입니다. 고문의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심한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이 폭로될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이때 천주교 신부님께서 시신 강제 탈취를 막으려고 하다가 경찰이 무자비하게 몰고 나온 차에 깔려 다리에 큰 부상을 입는 일까지 발생합니다. 그 신부님은 4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팡이를 짚고 다니십니다. 이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사법 살인이라고 상당한 비난을 받았으며, 스위스 국제법학자협회는 형이 집행된 1975년 4월 9일을 사법 역사상 암흑의 날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러운 일입니까? 이러한 일들을 잘 알고 있는 판사들에게 1995년 4월 25일 MBC가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재판’으로 뽑히기까지 했답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스텔라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니, 신부님. 아무리 독재 권력이 무섭다고 하더라도 판사가 양심을 저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이 된다면 누가 그 나라를 믿고 국민으로 살아가겠습니까? 그건 그렇고 그 재판에 참여한 대법관은 도대체 어떤 작자들입니까!”


“하하, 스텔라씨 이럴 때는 좀 무섭더라…. 총 열세 명이었습니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고…. 유일하게 ‘이일규’ 대법관만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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