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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자 7.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 입장, 짚어본다’

관리자 | 2017.12.11 10:41 | 조회 598

죽고 살고의 문제까지… 여론에 넘기려 하나


낙태는 분명히 범죄다. 어떤 이유로도 타인의 생명을 해치는 것이 합법화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일각에선 ‘원치 않는다’는 혹은 ‘사회경제적’ 이유를 들어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정부는 그러한 여론을 고려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내놓았다.

현행 형법상 낙태죄 폐지는 곧바로 낙태 허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은 낙태죄가 폐지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이유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낙태는 자신의 혈육을 살인하는 것과도 같아 합법화할 것이 아니다”라면서 “부모가 불가피하게 기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가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회 낙태 실태와 그 원인, 법규정 및 정책의 허와 실, 바르고 구체적인 대안 등에 관해 범국민적으로 공유하고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게 생명의 가치를 되새겨야할 때다. 이에 따라 이번 캠페인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밝힌 의견을 중심으로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입장이 드러낸 문제점을 짚어본다.


현 정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한다”면서 “국정 현안과 관련해 국민들 다수의 목소리가 모여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30일 이 게시판에 원치 않은 출산은 비극이라면서 현행 낙태죄를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갔고, 한 달 만에 약 23만 명의 추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조국 민정수석비서관(대통령 비서실 소속)이 11월 26일 청와대의 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 입장과 관련해, 교회도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한 가지만 택해야 하는 ‘제로섬’으로는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기존 법이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남성은 물론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교회가 꾸준히 제시해온 낙태 예방책이다. 비혼모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을 구체화하고 입양문화를 활성화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교회는 일부 여론에 휩쓸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에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동익 신부(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는 “생명을 살리고 죽이고는 다수결이나 사회적 합의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입장 발표 이후 일부 정당은 낙태권을 공론화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낙태반대운동연합’도 청와대 발표에 이어 곧바로 의견서를 내고 “임신을 하면 낙태할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기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리 주장만 있고 책임을 언급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우려한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11월 26일 조국 수석이 답변한 영상(아래)을 부분 작업.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한 조국 수석의 발언에 대해 주교회의는 “청와대 발표처럼 교황께서는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으며, 만일 사실이라면 그 출처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근래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조국 수석 답변 중)

잘못된 인용이다. 교회가 낙태죄 폐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 만드는 문제점이 있다.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는 “이는 마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됐다”면서 “교황께서는 이러한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며, 청와대는 그 출처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새로운 균형점’은 교황이 예수회가 발행하는 이탈리아 잡지 「라 치빌타 카톨리카」와의 인터뷰 중 “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보다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밝힐 필요가 있다”는 설명을 할 때 사용했다.


◎ “낙태라는 용어 자체가 부정적 함의를 담고 있어… ‘임신중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겠다”(〃)

‘낙태’는 글자 그대로 모체에서 태(胎)를 떨어뜨린다는 뜻이다. 그것을 ‘임신중절’이라고 표현하면 죄가 되지 않는가? 김찬주 교수(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는 “심장이 뛰고 있는 아기를 강제로 죽이는 것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사단법인 낙태반대운동연합 측도 “낙태의 실상을 가리기 위한 언어유희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자연유산 유도약의 합법화 여부도 이런 사회적·법적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연유산 유도약’이 아니라 ‘낙태약’이라는 표현이 맞다. 의학적으로 ‘자연유산’은 인위적인 요소가 없는 상태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유산이다. 차희제 회장(프로라이프 의사회)은 “흔히 ‘미프진’이라고 부르는 이 약은 분명히 화학적 낙태약이며, ‘자연유산 유도약’이라는 표현은 낙태약이라는 실체를 가리기 위해 포장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둘 다 우리 사회가 지켜 나가야할 소중한 가치다… 임신중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태아는 어머니의 생명과는 독립된 개별 인격이다. 누구와도 차별되지 않는 생명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 생명권을 사회적·법적 논의를 통해 정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누구도 생명을 선택할 권한이 없으며, 자유로운 선택 또한 살아있을 때 가능하다. 정재우 신부(가톨릭대 생명대학원 원장)는 “게다가 선택권 혹은 자유를 말할 때 타인의 생명을 해칠 권한을 포함하는 것도 아니고 자유 또한 생명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 “OECD 국가 중 본인 요청에 의해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국가… 통상 12주 이내로 제한”(〃)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 사실인 부분이다. 생명은 잉태된 그 순간부터 아버지의 것도 어머니의 것도 아닌, 새로운 한 사람의 생명으로 보호돼야 하고 그 존엄성이 존중돼야 한다.(「인공유산 반대 선언문」) 이것이 바로 교회가 양보할 수 없는 기본적인 가르침이기도 하다. 또한 초기 임신, 즉 주수가 이를수록 더더욱 보호가 필요하다. 헌법재판소도 지난 2012년 “낙태죄는 합헌”이라고 결정하고, “태아가 비록 생명 유지를 위해 모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라고 밝혔다. 또한 결정문을 통해 “태아가 독자적 생존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낙태 허용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광호 소장(사랑과 책임 연구소)도 이러한 청와대 의견은 “여성단체가 요구하는 낙태죄 폐지와 낙태 가능한 주수의 협상을 사실상 허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지적했다.


◎ “임신중절 관련 보완 대책도 다양하게 추진하겠다. 먼저 청소년 피임교육을 보다 체계화하고…”(〃)

피임교육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생명의식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우선 피임약도 낙태 못지않게 여성의 몸에 해롭다는 것을 정작 여성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콘돔 또한 100% 성공률을 보이지 않기에 결국 또 임신이 되면 낙태로 귀결될 수 있다.

정재우 신부는 “외과적 시술이든 내과적 약물 복용이든 낙태와 피임 자체가 여성의 몸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면서 “여성들을 위해서라면 근본적인 생명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의 인격성, 즉 성 안에서 여성과 남성이 각각 인격체로 존중받고 그 안에서 잉태된 아기도 인격체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올바른 의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광호 소장은 “성관계라는 행동을 했으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한 “책임교육은 상식적인 교육이며 전 세계 성교육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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