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이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기획부장은 “오는 5~6월이 두렵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상담소의 경우 5~6월이면 임신·낙태 관련 문의가 급증한다고 한다. 겨울방학과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성 관계를 맺은 청소년들이 이즈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아채게 되면서 고민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빠른 아이들은 벌써부터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낙태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을 수가 없다”라며 상담소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현행법상 강간 등과 달리 미성년자 임신은 합법적인 낙태 사유가 아니다. 따라서 낙태 단속이 강화되면 이들에게는 출구가 없다. 박현이 부장은 “조만간 임신한 10대 여자아이의 자살이나 유아 유기 사건처럼 충격적인 사회문제가 나타나지 않을까 공포스럽다”라고 말했다.
3월9일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주최한 ‘십대의 관점에서 본 낙태 불법화, 대안은 무엇인가’에서 서정애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연구실장은, 최근의 낙태 논의가 10대가 처한 구체적인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마땅한 대책 하나 없는 출산’ 쪽으로 밀어붙이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대 임신 문제를 다룬 논문(<십대 여성의 임신과 ‘모성선택’에 관한 연구>)으로 지난해 박사 학위를 받은 서씨는 경제위기 이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족 해체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아르바이트에 뛰어들거나 연애·동거를 하는 10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10대를 대상으로 한 성교육은 여전히 성관계를 안하거나, 어른이 된 뒤로 성관계를 미루는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사 IN]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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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청소년 낙태대란 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