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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운동 단체 탐방]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관리자 | 2010.09.02 10:22 | 조회 4565

[생명운동 단체 탐방]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평화신문 [1083호][2010.09.05]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문화 건설 앞장

 

여필종부(女必從夫), 현모양처(賢母良妻)의 삶만이 여성의 길이라는 의식이 지배적이던 1960년대 초에 출범한 서울대교구 가톨릭여성연합회와 이후 출범한 각 교구 여성연합회 협의체인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회장 권경수, 이하 여성협)는 그간 가톨릭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의식 교육을 통해 여성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데 앞장서왔다. 또 가톨릭 여성들이 가정에서는 물론 교회와 사회에서 다양한 여성 사도직을 모색하고 실천하게 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최근 여성협의 행보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띈다. 생명 존중에 역행하는 죽음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오늘의 사회 현실은 또 다른 측면에서 여성들, 특히 가톨릭 여성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1.15명(2009년)에 그치는 충격적 현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톨릭 여성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여성협은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 문화를 가꾸고 낙태와 이혼, 저출산 문제 등 당면과제를 풀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는 결의 아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생명 문화를 꽃 피우는 '생명교육'

 

 

 여성협이 가장 큰 힘을 쏟는 것은 '생명교육'이다. 가톨릭 여성들이 제대로 된 생명교육을 받고, 가정과 교회로 돌아가 생명존중의 가치를 전파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각 교구별로 매월 강의를 마련하거나 회원들 스스로 생명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을 펼치는 연구모임 등을 열고 있다.

 

 특히 서울대교구 여성연합회 특강은 눈여겨 볼만하다. 맹광호(가톨릭의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신달자(엘리사벳) 시인ㆍ이재돈(가톨릭대 생명대학원 교수 겸 성의교정 사무처장) 신부ㆍ송열섭(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신부 등 교회 명강사들이 나선 이 특강은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특강은 △생명과 윤리 △생명과 문학 △생명과 사회복지 △생명운동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짜여 생명에 관한 객관적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차원이 아니라 생명의 의미와 신비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의를 수강한 여성들은 "왜 여성들이 앞장서서 생명을 수호하고, 생명 문화 건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 생명존중 의식을 위한 운동

 

 

 최근 서울 명동 거리에서 태아의 작고 귀여운 발 모양을 본떠 만든 작은 배지를 달고 다니는 여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임신 10주 된 태아의 실제 발을 형상화한 것으로, 여성협이 지난해부터 거리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배지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낙태를 근절하자는 의미로 제작한 배지는 생명 관련 회의나 행사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특히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2010년 태아살리기 범국민대회'에서는 이 배지를 받은 참석자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 '더 얻을 수 없냐'며 물어올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여성협은 배지를 나눠주며 낙태 근절을 위한 서명을 받는 등 낙태 근절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운동은 서울뿐 아니라 여성협 산하 10개 교구 여성연합회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어 그 결과가 기대된다.

 

 특히 수원교구 여성연합회(회정 조정은)는 각 대리구별로 나눠 '자살 예방 거리 캠페인'도 함께 전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조정은(프란치스카) 회장은 "작은 배지가 민들레 홑씨처럼 퍼져나가 이 사회에 생명 문화를 건설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여성협은 낙태 근절을 위한 캠페인 일환으로 연 3회 낙태 관련 학술세미나를 실시하는 한편, '생명에 관한 교회문헌 읽기모임'도 연 2회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 생명수호 운동을 위한 후원

 

 

 여성협 활동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생명수호 운동을 위한 후원 활동이다.

 

 여성협은 지난 7월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린 '2010 전국 생명대회'에 참가, 생명 교육과 생명수호 운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금을 봉헌했다. 이는 여성협이 매년 열고 있는 '사랑의 바자'를 통해 모금한 기금을 봉헌한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이뿐 아니라 소외된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서도 매년 기금을 전달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보금자리 막달레나 공동체(대표 이옥정)를 후원하는 것은 물론 이주 여성과 새터민 여성, 북녘 여성 등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에게 매년 기금을 전달,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권경수(헬레나) 회장은 "생명존중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히 생명을 창조하는 당사자인 여성들이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여성들의 놀라운 힘과 열정을 바탕으로 가정뿐 아니라 교회와 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생명 수호 정신을 전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임신 10주 된 태아의 실제 발을 형상화한 태아 발배지.


▲ "생명을 지켜주세요!"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 권경수(왼쪽에서 두 번째) 회장과 회원들이 낙태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며 서명을 받고 있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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