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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존엄성 누구도 부정 못해… 생명운동 함께해요

관리자 | 2019.04.23 16:04 | 조회 2433

생명대행진 코리아 2019, 현장을 가다



  

▲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8회 생명대행진 코리아 2019’에 참가한 시민들이 생명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 ‘제8회 생명대행진 코리아 2019’ 홍보 부스에서 어린이가 태아 모형을 보고 있다.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영현 신부를 비롯한 생명운동가들이 8일 헌법재판소에 낙태죄 폐지 반대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 생명대행진 참가자들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생명이 소중하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생명은 소중하다’ 소리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둔 4월 첫 토요일인 6일, 날씨가 차가운 주말 아침임에도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쳤다. ‘생명은 소중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자 여덟 번째 생명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었다.

‘생명 수호는 선택 아닌 의무입니다’, ‘수태 순간부터 생명’, ‘태아에 대한 사회와 남성의 책임을 강화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형형색색의 플래카드가 어른들 손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의 손에도 들려 있었다. 일부 시민은 지나가는 차들이 볼 수 있도록 광장 화단에 앉아 도로 쪽으로 플래카드를 흔들기도 했다. 광장 한편에 마련된 생명운동 홍보 부스에는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에 참여하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그 옆에는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주먹만 한 태아 모형을 호기심 있게 바라봤다.

8살, 9살 두 자녀와 생명대행진에 함께한 이명실(가타리나)씨는 “하느님 안에서 소중한 생명이 건강히 잘 자랄 수 있기를 기도하고자 참석했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마음에 새기고 생명 존엄을 지키고 실천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고 소망했다.

민수진(39)씨도 “7~8주만 돼도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 태아를 생명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생명의 위대함을 더 느끼게 됐고 자신만을 위해 낙태라는 선택을 하는 것은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자 참석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생명을 보호하는 방법은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양육을 위한 사회ㆍ경제적 지원을 제도화하고 남성 책임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올라온 박준상(비안네, 28, 마산교구 반송본당)씨는 “어른들이 낙태를 선택하기보다 아이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가 미혼 부모에게 직업을 알선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걸 제공하는 등 지원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서 펼쳐지는 낙태죄 논쟁과 생명운동

낙태죄를 둘러싼 논쟁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이날 생명대행진에서는 재미교포 생명운동가 김인석(스테파노)씨와 스페인 생명운동가 후암피 포스티고(한국명 서지환)씨가 각각 미국과 스페인의 낙태죄 논쟁을 전하고 생명운동을 소개했다.

김인석씨는 낙태를 금지하는 미국에서 1973년 위헌 결정이 난 ‘로 앤 웨이드 판결’을 소개하면서, 40여 년간 미국 사회에서 낙태 논쟁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설명했다. 김씨는 “미국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낙태가 잘못됐음을 다양한 시청각 자료로 교육하고 있다”며 “개별적 인격체인 태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가 거리와 학교에 나와 생명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생명운동가 서지환씨는 1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성장하며 느꼈던 기쁨과 자신이 생명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을 소개했다. 서씨는 “스페인 생명운동도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현재는 크게 확장됐다”면서 “생명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에 많은 이가 논쟁하고, 적극적으로 생명운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스페인 생명운동가 후암피 포스티고(한국명 서지환)씨 특별강연 요약


▲ 서지환씨



오늘(6일)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50년이나 100년이 지나 낙태가 이뤄지지 않는 세상이 왔을 때, 우리 자손들은 “100년 전엔 아기들을 죽였대, 50년 전엔 아기 절반을 못 낳게 했대”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가정의 행복이 어떤 것인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18남매 중 5번째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 두 분 다 대가족 안에서 행복하게 사셨고, 또 대가족을 이루셨습니다. 늘 동생들과 함께 성장했고, 새로운 생명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늘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형과 누나가 선천적인 심장병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4개월 동안 자식 두 명을 잃으셨습니다. 그 상황을 보고 의사와 친척, 친구들은 저희 부모님께 아이를 더 낳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사망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아이들을 계속 낳으셨고, 그 덕분에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 누구는 낳고, 누구를 낳지 않을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병이 있어서, 장애가 있어서, 여자라서 낙태를 하는 건 히틀러의 나치즘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 생명운동의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가 인내심을 갖고 계속 펼치면서 스페인 생명운동은 크게 성장했고 현재는 몇십만 명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생명운동도 몇 년 뒤에는 스페인처럼 몇천만 명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생명운동이 축구 경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준비하고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어도 끝까지 해야 합니다. 다만 축구 경기와 생명운동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결과’입니다. 축구 시합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모두가 생명운동에 열심히 참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생명운동에서 승리하려면 집에서 누워 있기보다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생명 문제에 관심을 두고, 반대 의견도 듣고, 강연도 들어봐야 합니다. 꾸준하게 생명운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한국의 생명운동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미혼모를 적극적으로 돕고, 남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윤리적으로 올바른 성교육을 가르쳐야 합니다.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이야기 나누고, 생명운동에도 참여해보세요. 이 모든 일에 열심히 참여한다면 생명운동은 성공하리라 봅니다.



언론사 : cpbc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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