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실

특별 인터뷰 - 대상 수상자 호주 시드니대교구장 조지 펠 추기경

관리자 | 2008.12.15 22:16 | 조회 4476

 

 


 

[제2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 특별 인터뷰
대상 수상자 호주 시드니대교구장 조지 펠 추기경


“생명의식 고취는 가정에서 시작”

교회법 전제 않더라도 동성간 결혼은 사회적 혜택 가져올 수 없어

서울대교구가 제정한 ‘생명의 신비상’의 올해 대상 겸 활동분야상은 호주 시드니대교구 교구장인 조지 펠 추기경(Geoge Pell·67)이 수상했다. 지난 1월 17일 열린 시상식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펠 추기경을 본지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펠 추기경은 이번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과학발전에 따라 다양한 생명문제들이 대두될 것이며,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가정생활’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펠 추기경은 성체줄기세포연구 지원, 생명의 신비상 제정, 생명대학원 설립 등을 통해 생명의 문화건설에 힘쓰는 서울대교구의 노력에 찬사와 격려를 보냈다.

펠 추기경은 가톨릭의 정통성에 대한 이해를 엄격히 고수하면서 각종 사회현안과 관련해 교회입장을 적극 대변해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는 교회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세시대의 구태의연한 신앙을 유지하는 이’라는 일부 정치인들의 비난에도 적극 맞서 “고삐풀린 자본주의의 ‘냉담함’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정치적 대의명분을 위해 종교활동이 이용되거나 교회가르침이 호도돼선 안된다”고 일침을 가한 인물이다.

아울러 혼인과 생명수호를 위해 전면에서 힘쓰고 있는 펠 추기경은 시드니교구 ‘혼인과 가정을 위한 요한바오로 2세 대학원’도 유치했으며, 성체줄기세포연구 기금도 3년째 지원하고 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생명문제에 대해서는 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반생명적인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은 황우석 전 교수가 서울에서 활동했던 반면, 서울대교구는 또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생명수호 지원책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조지 펠 추기경은 인터뷰에 앞서 한국교회의 성장에 반가움을 표시하며, 우리 정부에 대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난치병 치료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고 밝혔다.

“굳이 신앙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생명문제는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로 그 중요성을 가집니다. 가톨릭교회는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실제로 연구 성과도 속속 내놓고 있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합니다. 최근 싱가폴에서도 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연구소가 성과 미비를 이유로 문을 닫았습니다.”

생명운동에서 평신도의 역할

특히 펠추기경은 “생명윤리의식을 가르치고 고양시키는 일차적 책임은 성직자들에게 주어져 있지만, 삶과 연계한 ‘생명운동’은 평신도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어머니들이 가정에서 아기를 낳고 기르면서 올바른 생명의식을 전수하는 것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 펠 추기경은 전 세계적 사회문제인 낙태와 피임, 저출산 문제를 지적했다. 또 현대 젊은이들이 결혼과 가정, 직장생활 등에서 ‘지속성’을 갖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미 서구사회는 낙태와 피임 등으로 인구를 지탱할 힘을 잃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열심히 일해서 사회를 발전시켰지만, 이젠 세금을 낼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어 그들의 노년을 돌볼 힘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또 어머니들의 가사활동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나아가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 가르쳐야 합니다.”

어느 사회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역사에서 사라지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펠 추기경은 그런 점에서 가사활동을 하는 ‘어머니’ 역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생명교육의 중요성

나아가 펠 추기경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문제점으로 떠오른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펠 추기경의 전통 가치 수호 노력은 그동안 동성애 문제에서도 명확히 표명돼왔다. 그는 또한 지난 2004년에는 호주의 동성간 혼인금지법을 통과시키는 데에도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굳이 교회법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인간 사회에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남녀의 결혼이며, 출산이 이뤄져야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합니다. 동성간 결혼은 사회적으로 혜택을 가져오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펠 추기경은 “이는 교회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에 도움될 행위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혼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정이 자녀를 행복하게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기 위해 특별히 어떤 종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가치 수호와 공동선 실천을 위해 펠 추기경은 대사회적으로도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실천방안을 제시해왔다.

“저는 가톨릭신자 정치인들에게 만약 당신들이 낙태와 동성애, 안락사 등을 찬성한다면 그것이 신앙인으로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왔습니다. 신자 정치인들은 누구보다 올바른 생명의식을 갖추고 일반인들에게 그 교회가르침을 설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활동에 있어서 어떤 강제성도 덧붙이지 않는다. 누구든 교회 입장을 설명하고, 교회에 초대할 수는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펠 추기경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생명 관련 활동을 펼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문제였습니다. 생명의식을 고양하고, 사회현안을 공론화하는데 있어서도 이미 교육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생명문제에 관심있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구분해, 능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대교구의 생명대학원 설립도 매우 고무적인 활동이라는 평가를 잊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회 각계에서 대중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힘쓸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매스미디어 홍보활동 강조

또한 펠 추기경은 생명 관련 현안의 개선을 위해 매스미디어를 통한 홍보활동을 적극 펼쳐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드니대교구에서도 일반 언론에 정기적으로 보도자료와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또 여성이자 의사인 이를 생명윤리 활동 대변인으로 내세워 대중들을 향한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생명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 성직자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자칫 가톨릭교회만의 문제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주교가 ‘낙태는 살인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여성 혹은 의과학자 등 전문가들이 ‘낙태는 여성의 몸과 정신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하는 것이 대중들에게 훨씬 더 잘 받아들여진는 말이다.

특히 펠 추기경은 “앞으로 우리는 성당에 열심히 나오는 이들 뿐 아니라 쉬는 신자 혹은 종교에 관심없는 이들의 생명윤리의식 고양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펠 추기경은 “올해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젊은이들의 생명윤리 교육에 보다 폭넓은 지원을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펠 추기경은 이번 방한 중, 한국 신학생들의 시드니 ‘혼인과 가정을 위한 요한 바오로 2세 대학원’ 유학과 활동 등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 펠 추기경은…

1966년 사제서품
1967년 로마 우르바노대 신학 석사학위
1971년 옥스퍼드대 교회사 박사학위
1985년 코르푸스 크리스티대 학장
1987년 멜버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1996년 멜버른대교구 제7대 교구장 임명
2001년 시드니대교구 제8대 교구장 임명
2003년 추기경 임명
현재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회원, 주교 시노드위원회 위원

저서로는 최근 종교와 정치, 사회에 관한 논문집 ‘하느님의 것과 카이사르의 것’을 펴냈다. 이 책은 ‘조지 펠 추기경의 생명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일부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또 ‘신앙과 도덕에 관한 과제’ ‘노동헌장 반포 백주년’ ‘천주교와 자유의 구조’를 비롯해 명상집 ‘두려워하지 마라’ 등이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

언론사 :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