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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교육 " 우리 아이 멍들게 하는 그릇된 성문화, 청소년 사목자 등 생명운동

관리자 | 2008.12.15 22:30 | 조회 5305

 

 


사진 설명
▲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다매체 문화는 왜곡된 성문화에 물들게 한다.
백영민 기자 heelen@

평화신문 2008. 04. 06발행 [964호]

"청소년 성교육"
우리 아이 멍들게 하는 그릇된 성문화, 청소년 사목자 등 생명운동 차원 접근을


"어제 여친이랑 성관계를 맺었는데, 괜찮은가요? ㅜㅜ"(궁금증학생)
"피임을 했어야죠. 경험할수록 고통은 줄어요."(까페지기)
 회원 수 3만 명이 넘는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이다. 10대들이 10대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 카페 게시판에는 성상담ㆍ피임ㆍ임신ㆍ자위행위ㆍ성질환 등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성 관련 정보(?)로 가득하다. 질문자와 답변자 모두 청소년이다.
 "달콤한 초콜릿처럼 녹아든 내게 빠져봐. 섹시한 눈빛과 뜨거운 몸짓에 좀 더 다가와~♬"(쥬얼리 'One more time' 중).
 13살짜리 딸을 둔 심수현(가명, 안나, 39)씨는 딸이 TV에 출연한 가수를 따라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가만히 들어보니 노래 가사가 13살 소녀에게는 음란물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옷 벗은 대중문화, 청소년에게 손짓하다

청소년들이 대중문화와 대중매체에서 마구 쏟아내는 왜곡된 성(性) 정보로 멍들고 있다. 청소년들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영상과 사진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 개인 블로그나 자유 게시판, 동영상 UCC 등의 발달은 청소년들을 왜곡된 성지식을 재생산하는 누리꾼으로 뛰어들게 하고 있다.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 역시 문제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미희(엘리사벳, 40)씨는 "연인이 손잡고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이나 중년 부부가 바람피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묘사되는 걸 보면 아이들이 성과 결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빠르게 확산되는 성의 왜곡, 대응책은?

왜곡된 성문화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교회 대응 노력은 미흡하다.

 청소년들의 성 왜곡과 그로 인한 성윤리 타락은 가출ㆍ폭력ㆍ낙태ㆍ미혼모ㆍ가정붕괴 등 온갖 문제를 초래한다. 교회가 사목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정과 생명문제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윤리를 심어주는 노력을 소홀히 한 채 가정과 생명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표피적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교회 내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인 틴스타(Teen STAR)가 본당과 학교, 시설 등에서 복음적 성윤리를 전파하고 있지만 활동 역량은 제한적이다. 교사로 활동할 봉사자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워크숍을 이수한 후 틴스타 교사로 나서는 봉사자는 10% 남짓하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전문 용어가 많고 장기 프로그램이라 교사로 활동하는데 부담감을 느낀다.

 틴스타는 '성인의 책임감이라는 맥락에서 본 성교육'이다.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한 신체적 이해뿐 만이 아니라 사회적, 지성적, 영성적, 정서적 면에서 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각 교구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대교구가 부모 성교실을 운영하고, 인천교구와 대구대교구 등 몇몇 교구만이 청소년 대상 상담실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본당은 필요에 따라 청소년센터 등에서 가톨릭 신자 강사를 섭외해 일회성 강의를 여는 데 그친다.

 의정부교구 청소년국장 이문환 신부는 "신학교에서도 성에 대해 열린마음으로 대화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교회가 생명윤리 사상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청소년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장기영 신부는 "교회에서 성교육을 실시하면 범위가 포괄적이고 방어적인 데다 성교육이라는 말 자체도 '순결교육'으로 순화해야 할 정도로 직접적 접근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목자들은 "아이들 성교육까지 교회에서 신경을 써야 하느냐?"며 피로한 기색을 보이기도 한다.

#성교육은 생명운동 차원에서 바라봐야

청소년 사목자들은 사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틴스타 교사로 활동하는 양주열(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 부실장) 신부는 "청소년 신앙교육 안에서 성교육이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한 정의가 되어 있지 않다"며 "인간의 생명 안에서 성이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한 교회의 구체적 인식이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는 "'너희는 그러면 안 된다'는 식의 순결을 강조한 성교육은 마치 '인터넷은 해로우니 사용하지 말라'는 것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이다"며 "본당 주일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학생들을 모아 미디어 특성과 가톨릭 성윤리를 잘 아는 전문가를 통해 미디어적 접근을 통한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가 진화함에 따라 성에 대한 가치관도 변한다"며 "10년 넘게 사용하는 주일학교 교재도 새로 발간해 미디어적 접근을 통한 성교육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행복한가정운동협의회 이숙희(데레사) 회장은 "청소년 성교육은 특별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임에도 교회 인식과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가정과 생명, 청소년 분야의 사목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당에서 이에 대한 문제인식만 있으면 실천 가능한 방법은 찾을 수 있다. 본당 차원에서 교구 가정사목부나 청소년 성교육 관련 기관에 문의하면 전문 강사를 소개받을 수 있다. 틴스타(02-755-2629)에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틴스타 교사 김혜정(베로니카, 46)씨는 "교회가 청소년들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달걀로 바위치는 격'처럼 다소 무모한 듯 보일지라도 올바른 성지식을 꾸준히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성교육 전문가 이자리 교수가 제안하는 '이럴 땐 이렇게'


1.성교육은 언제부터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성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다. 성교육은 아이들이 성에 관련된 질문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얻은 잘못된 성지식은 교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녀의 연령과 눈높이에 맞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

 2.야한 동영상을 몰래 본다면
 비정상적으로 성을 왜곡한 음란물은 성에 대한 도덕과 태도, 믿음까지 왜곡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생리적으로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성적 자극을 쉽게 받는 환경에서 절대 금욕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부모ㆍ자녀 간의 현실적 대화를 통해 음란물의 제작 목적과 악영향을 일깨워주자.
 3.부모의 성관계 장면을 자녀가 봤을 때
 어린 나이에 부모의 성행위 장면을 목격하면 불안해한다. 물론 성관계 장면을 노출하지 않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적절한 시기에 독립적인 잠자리 습관을 기르도록 하고 자녀들이 성관계 장면을 보게 되었을 때 어른들 간의 사랑 표현임을 설명해야 한다. 자녀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표현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4.성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은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임을 느끼도록 사랑과 생명의 관점으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쾌락과 행위 중심의 인식에서 벗어나 몸에 대한 통합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일방적 성지식을 주입하면 성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에는 호기심만 자극해 혼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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