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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훈 중위 20주기 추모미사 명동대성당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

관리자 | 2018.04.04 10:17 | 조회 3238

“다시는 이 땅에 억울한 죽음 일어나지 않길”

생명의 존엄성 강조하며 유가족 위로·진실 규명 촉구



고(故) 김훈(요한 비안네·사망 당시 25세·육사 52기) 중위 20주기 추모미사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등 공동집전으로 2월 22일 오전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됐다.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소초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주검으로 발견된 김훈 중위 추모미사를 서울대교구장이 주례한 것은 20주기를 맞는 올해가 처음이다.

김 중위는 군당국에 의해 지난 19년간 자살로 처리됐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해 8월 뒤늦게 순직 인정을 받아 같은 해 10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관련기사 본지 2017년 9월 10일자 4면, 2017년 11월 5일자 21면 보도) 이번 20주기 미사는 김 중위 아버지인 김척(라우렌시오·76) 예비역 육군 중장이 “염수정 추기경께서 젊은 장교의 인권문제를 고민하시고 명동대성당에서 주례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뤄졌다.(관련기사 본지 2017년 9월 17일자 9면 보도)

이번 추모미사는 군과 경찰에서 의문사한 젊은이들도 추모하는 자리였으며 김 중위 유가족과 육사 동기회 회원, 인권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함께했다.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은 추모 화환을 보내 김 중위 넋을 기렸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김 중위가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된 이후 군당국은 서둘러 자살이라고 발표했고 이 발표는 엄청난 고통을 당한 유가족의 가슴에 또 다시 큰 상처를 남겼다”며 “김 중위를 비롯해 그동안 소리 없이 죽어간 숱한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을 위로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 땅에 억울한 죽음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지난해 국방부는 김 중위 순직을 결정하고 김 중위는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국립현충원에 안장됐지만 아직 김 중위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아울러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와 국가의 징병 군인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제2, 제3의 김훈 중위가 생겨나서는 안 된다”며 “우리 모두가 이 세상 모든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인식하고 작고 약한 생명이라도 끝까지 지켜나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육사 52기 동기회를 대표해 추모사를 맡은 박기범씨는 “훈이는 힘든 생도생활에도 얼굴 한 번 찡그린 적이 없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곤 했다”며 “군당국이 이제라도 과오를 인정하고 진실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척 장군도 인사말을 통해 김훈 중위 명예회복을 위해 힘쓴 이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국방부는 사건을 은폐·조작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고 이것이 법치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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