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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립시다3] 나프로 임신법-하. 기존 난임 치료법과 무엇이 다른가

관리자 | 2017.08.24 10:17 | 조회 3898
앞서 두 차례에 걸쳐 나프로 임신법 탄생 배경과 가톨릭 교회가 왜 보조 생식술을 반대하고 나프로 임신법을 지지하는지를 살펴봤다. 이번 호에서는 보조 생식술과 나프로 임신법의 차이를 짚어본다.



보조 생식술이 여성 몸에 미치는 영향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 시술과 같은 보조 생식술은 모든 과정이 인위적이다. 당연히 여성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 시술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수정이 여성 몸 안에서 이뤄지는지, 몸 밖에서 이뤄지는지에 따라 구분 된다. 인공수정은 여성 자궁에 남성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말 그대로 난자와 정자를 각각 채취해 ‘시험관’에서 수정시키고 일정시간 수정란을 배양시킨 뒤 배아를 여성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달에 한 개 만들어 지는 난자(난포)를 여러 개 생기도록 하는 과배란 유도 호르몬제를 먹거나 배에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한다. 이때 난소가 호르몬제에 심하게 반응해(난소과잉자극증후군) 난포가 너무 많이 생성되면, 이를 억제하는 약을 먹어야 한다.

과배란이 이뤄지면 난포를 터트리거나(인공수정) 난포를 성숙시키는(시험관 아기 시술) 주사를 또 맞아야 한다. 인공수정은 난포를 터트리는 주사를 맞은 후 1~2일 후에 정자를 자궁에 삽입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난포성숙 주사를 맞은 뒤 3일 후에 난자를 채취한다. 난자 채취는 마취 후 진행되며 시험관에서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킨 뒤 배아를 이식하게 된다.

난임센터를 운영하는 병원들은 홈페이지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지만 정작 부작용에 관한 설명은 빼놓고 시술의 안전성과 효과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보조 생식술을 시도한 여성들은 시술하고 나서야 “이렇게 아프고 괴로운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심리적 고통까지 더해져 견디기 힘들지만, 임신을 위해 참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인공수정을 2차례 실패한 이은정(35)씨는 “과배란 주사를 맞고 나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일상 생활이 힘들어질 정도로 배가 아팠다”면서 “감정 기복도 심해져 인공수정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이 됐다”고 말했다. 또 “과배란 주사를 도저히 내 배에 직접 주사하지 못해 남편이 주사를 놔줬다”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아기를 가져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고 털어놨다. 2차례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쌍둥이를 임신, 출산한 김성희(32)씨는 “난자를 채취한 날 저녁에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 이러다 영영 임신을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펑펑 울었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출산까지 성공했지만, 난임 시술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아픔은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 병행하는 나프로 임신법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 임신센터에서 이뤄지는 나프로 임신법은 3개월간 여성 몸이 지닌 각각의 고유한 주기를 파악하며 자연적으로 임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난임 여성은 자궁에서 분비되는 점액 상태를 매일 기록, 관찰하며 몸 상태를 살피면 된다. 나프로 임신법 전문 의료진은 난임 여성이 작성해 온 기록을 바탕으로 가임력이 높은 시기에 부부 관계를 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또 문제점이 발견되면 시술이나 과배란 유도와 같은 인위적인 개입은 최소화해 여성 몸의 부담을 덜어준다. 여기에 더해 나프로 임신센터는 나프로 임신법 진료 과정에서 영성 및 심리 상담을 함께 진행해, 일반적인 난임 치료와는 차별점을 두고 있다.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의 마음까지 돌보고 있는 것이다.

나프로 임신법으로 출산에 성공한 김유나(율리안나, 41)씨는 “약을 먹거나 특별히 치료를 받은 것도 아닌데, 내 몸 상태를 살피고 점액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임신이 돼 믿기지 않았다”면서 “나프로 임신법은 부부가 함께 임신을 위해 노력하도록 이끌어 줘서 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주요 선진국의 난임상담 프로그램의 운영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정부 지원으로 보조 생식술을 받은 부부 중 원인 불명의 난임 비율은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부부가 46.1%, 인공수정을 한 부부가 77.8%인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의 원인이 의학적 문제에만 있지 않고 스트레스, 우울감, 부부 관계 문제 등 심리 사회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난임 여성들은 보조 생식술을 받는 중에 60% 이상이 정신적 고통 및 고립감, 우울감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50% 이상은 난임으로 사회적 편견을 느낀다고 답했고, 30% 이상은 시댁부모와 가족의 편견이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전체 시술 여성의 40% 이상은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정서적, 심리적 치료 및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기를 희망했다. 이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과 일본에서는 난임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해 난임 여성과 부부를 대상으로 한 전문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사회사업팀장 김현숙(리디아,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수녀는 “의료적 처치가 아닌 심리사회적 개입(상담)을 통해 임신율이 증가되고 심리사회적 개입 없이 난임 시술만 진행했을 때 그 성공률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난임은 한 개인과 가족에게 전인적인 위기 상황은 물론 자신이 믿는 하느님에 대한 회의와 질병을 통한 영적 고통을 겪게 한다”면서 “난임 치료에 있어 의료적 접근만이 아니라 영성적 돌봄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한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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