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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증 모아 생명사랑 실천하는 박기범씨

관리자 | 2008.12.15 22:43 | 조회 4849

 

 


▲ 헌혈증을 모아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박기범씨 부부가 헌혈증 기증에 감사 인사를 하러 가게를 방문한 성빈센트병원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보다 더한 사랑 실천 어디 있으랴"



헌혈증 가져오는 손님에게 치킨 한 마리 제공
지난 8월 헌혈증 180장 등 빈센트 병원에 전달



'헌혈증 1장에 치킨 1마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6단지 건영아파트 상가에서 '씨에프 바비큐치킨'을 운영하는 박기범(49)씨는 손님들이 헌혈증 한 장을 내면 치킨 한 마리를 무료로 제공한다.

 박씨는 10여 년 전 어느 설렁탕 전문점 주인이 헌혈증을 가져오면 설렁탕 한 그릇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헌혈 캠페인을 통해 생명사랑을 실천해보자는 뜻에서 헌혈증을 모으기로 결심을 했다.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으러 간 어느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비를 먼저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급한 환자를 치료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생명 존중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던 터였다.

 그동안 닭 값이나 재료비가 크게 올랐지만, 박씨는 헌혈문화 확산을 위해 요즘도 헌혈증 한 장에 1만4000원에 판매하는 치킨 한 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자신도 2~3개월에 한 번은 직접 헌혈한다.

 박씨는 이렇게 모은 헌혈증을 백혈병 등으로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전달해 왔다. 지난 8월에는 헌혈증 180여 장과 푼푼이 모은 저금통을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사회사업과에 기증했다.

 박씨는 헌혈증을 환자에게 직접 전하지 않고 지역 단체나 성당 등을 통한다. 자신의 선행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성빈센트병원에 기증한 헌혈증도 단골손님인 김완기(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수원교구 영통성요셉본당)씨를 통해 전달했다.
 "제가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매주일 아파트 주변 쓰레기를 줍고 청소봉사를 하는 성당 신자들을 보면서 이런 분들이라면 어렵게 모은 헌혈증서를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신뢰가 생기더라고요."

 박씨는 새벽 2~3시까지 장사를 하는 다른 치킨 집과 달리 밤 11시 30분이 넘으면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 또 가게 안에 이미 자리 잡은 손님들도 빨리 귀가하도록 권한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 바란다'는 박씨는 조금이라도 더 팔아 돈을 벌 욕심 보다는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손님들 건강이나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조류독감 파동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맞았을 때도 평소 헌혈증 모으기를 지지해 준 손님들이 믿고 찾아준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장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헌혈증과 동전 모으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평화신문] 200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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