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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검은 대륙에 가정 생명의 가치 일깨워

관리자 | 2009.03.26 10:21 | 조회 4484

검은 대륙에 가정 생명의 가치 일깨워

 
교황 아프리카 사목방문 이모저모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아프리카 첫 사목방문에 카메룬과 앙골라는 '평화의 사도'를 맞이하는 기쁨으로 뒤덮였다. 교황이 가는 곳마다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고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교황은 무더위 속에서도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고 사람들을 향해 십자성호를 그으며 사도의 축복으로 화답했다.
 교황은 아프리카 신자들에게 "가정의 전통적 가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하느님께서는 가난과 전쟁, 질병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아프리카 신자들과 항상 함께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주교단에게 아프리카에 만연한 미신적 풍습을 근절하는데 힘쓸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신학생 교육에 각별히 신경써 사제성소가 풍성한 아프리카 교회의 텃밭을 잘 일궈나갈 것을 요청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일 카메룬을 떠나기 전 원주민 바카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바카족은 이날 예정이 없이 교황이 머물렀던 카메룬 교황대사관을 찾아와 전통춤으로 교황을 환송했고 교황에게 지혜의 상징인 거북이를 선물해 화제가 됐다.


시노드 의안집 전달
○…교황은 17~20일 카메룬에 머물면서 카메룬 주교단과 정치인, 무슬림대표자 등을 만나고 장애인 재활센터를 방문했다.
 교황은 19일 카메룬 야운데 아마도우 아히죠 축구경기장에서 봉헌된 축하미사 강론을 통해 "죽음이 결코 생명을 이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의 가치를 일깨웠다.
 또 "세속화와 현대화로 가정이 해체돼서는 안되며 사회를 분열시키는 물질주의의 폭력에 맞서야 한다"며 "물질주의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교황은 카메룬 주교단에게 제2차 아프리카 주교시노드 특별회의 의안집을 전달하며 1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시노드를 통해 아프리카 사회와 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기를 희망했다.
 이날 미사에는 카메룬 원주민어인 에원도어를 비롯한 8개 언어가 사용됐고 아프리카 전통악기 '발라폰'을 사용한 성가가 연주됐다.
 교황은 아프리카 특유의 축제적 찬양에 감탄하며 "기쁨을 드러내는 것은 전례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과의 대화를 원활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례의 엄숙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메룬 장애인들 만나
 ○…교황은 미사에 앞서 정부가 운영하는 장애인 재활센터 '바오로 에밀레 레저 추기경 센터'를 방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했다.
 교황은 "고통이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고 한없이 나약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아픈 이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며 하느님은 이들에게 더 가까이 계신다"고 말했다. 센터를 둘러보던 교황은 대열을 벗어나 장애인들에게 다가가 축복을 줘 경호원들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교황은 또 무슬림 대표자들을 만나 "가톨릭신자들과 무슬림이 일치해 아프리카에 폭력을 근절하고 전통 가치를 보호하는 데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카메룬 국민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44%이며 무슬림은 22%다.

앙골라로 발길 옮겨
 ○…카메룬 사목방문을 마친 교황은 20~23일 앙골라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했다. 500년 전 선교사들에 의해 가톨릭이 전파된 앙골라는 국민 57%가 가톨릭 신자로 아프리카 국가 중 가톨릭 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교황은 앙골라에 도착한 뒤 가진 연설에서 "2002년 27년 간의 내전을 끝내고 국가를 재건하는 데 힘쓰는 앙골라에 가톨릭교회가 함께 할 것이다"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교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최근 원유생산으로 심화되는 빈부간 격차를 언급하며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내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난에 허덕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앙골라에서 미사에 참례하러 온 수만 명의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미사장소로 향하고 있다.


청년 3만여 명 운집
 ○…교황은 22일 앙골라 루안다 축구경기장에서 청년들을 위한 미사를 주례하며 아프리카 청년들을 만났다.
 교황은 "나의 젊은 친구들이 미래를 만들어갈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그 힘은 하느님 없이 발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 안에서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용기를 지닐 때 비로소 삶은 가치가 있는 것이며 하느님은 절대 그런 친구들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해 청년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청년들은 미사 후 교황 앞에서 신앙체험을 발표하며 "실업, 부정부패, 마약, 에이즈, 낙태로 혼란스러워 하는 청년들에게 교황께서 힘을 주고 이끌어주며 깨달음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날 미사에는 3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운집했다. 미사 시작 4시간 전 경기장을 개방하면서 청년들이 한꺼번에 입장해 여성 2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음날 사망소식을 접한 교황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숨진 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역할 강조
 ○…앙골라에서 여성인권운동가를 만난 교황은 "가정을 지키고 사회를 통합시키는 여성들이야말로 '말없는 영웅'"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아프리카에서 빈번히 벌어지고 있는 여성차별과 가정폭력, 성폭력들을 지적하면서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인격체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에서 '어머니' 역할을 강조하며 "어머니는 가정의 안정에 중요한 존재며 어느 누구도 어머니가 가정은 물론 사회에서도 그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데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신종합】
 
[평화신문]  1012호  200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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