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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막힌 국제 콩팥 밀매…

관리자 | 2009.07.29 09:15 | 조회 4924

기막힌 국제 콩팥 밀매… "최하 1000달러에 사, 최고 16만달러에 판다"

지난 23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시장 3명, 랍비(유대교 율법학자) 5명 등 총 44명이 불법 돈세탁, 수뢰 등의 혐의로 체포됐을 때에, 이 중엔 스스로 '중매쟁이(matchmaker)'라고 부르는 레비 이자크 로젠바움(Rosenbaum·58)도 있었다. 그가 중매한 것은 인간의 '장기(臟器)'였다. 로젠바움은 이스라엘에서 콩팥을 1만달러에 사 미국에 있는 환자에게 16만달러에 되파는 등 장기 매매를 중개해 엄청난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젠바움이 법적 처분을 받으면 미국에서 장기 매매가 금지된 1984년 이래 처음으로 처벌을 받는 인물이 된다.

이번 뉴저지주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로 번진 불법 장기매매 시장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전 세계 콩팥 이식 수술의 5~10%는 불법 매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본다. 국제적인 장기매매 시장은 신체 일부를 팔아 연명하는 빈곤층과 당장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는 환자들, 그리고 이 두 부류를 연결하는 중개인으로 구성돼 있다.

국제 장기 매매 시장에서 주(主)공급자는 인도·파키스탄·필리핀·중국·몰도바 등 개발도상국의 빈곤층이다. 작년 인도 뉴델리에서 드러난 불법 장기 밀매 사건에서 이들은 고작 1000달러에 콩팥을 팔았다. 중개인들은 이를 보통 10배 이상의 금액을 받고 환자들에게 되판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7일 보도했다.

국제적으로 장기 밀매가 성행하는 근본 이유는 물론 장기의 수요·공급 불균형이다. 현재 미국에만 8만명 이상이 콩팥 이식 수술을 기다린다. 자신의 수술 차례가 오기까지 길게는 6년을 기다려야 한다. 미국장기이식센터(UNOS)에 따르면, 이 중 매년 6%가 사망한다. 작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콩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4540명이 숨졌다.

이 탓에 장기 매매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미네소타대 메디컬스쿨의 아서 마타스(Matas) 박사는 "대리모를 고용하거나 정자와 머리카락을 돈으로 사는 것은 모두 합법이다. 신장을 매매하는 것을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랜시스 델모니코(Delmonico) 하버드대 교수는 "장기 매매는 결국 가난한 이들에 대한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했다.

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
[조선일보]   20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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