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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과 쾌락 추구가 생명을 죽인다

관리자 | 2019.05.03 13:38 | 조회 2282

SNS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생명 의식에 대한 글



 




최근 헌재의 낙태죄 결정과 그 이후의 입법화 논의 과정에 대한 글들이 SNS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 SNS에서 생명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마진우(대구대교구 4대리구 복음화 담당) 신부의 글을 소개한다.





‘낙태’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때 흔히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반문은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에는?” 하는 특정 상황을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특정 상황은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게 하여 그 상황을 극한으로 몰아넣고 결국 그 행위를 실천하게끔 사람 마음을 이끌어갑니다.

우리의 합리적인 의심은 ‘과연 그 수많은 낙태들이(한국보건사회연구원 집계 2017년 ‘최소’ 5만여 건 추정) 전부 성폭행 피해에 의한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낙태는 여성이 강제로 당한 비정상적이고 불운한 일이 아닌 남녀의 관계 안에서, 심지어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즉 피치 못하는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사전에 조율이 가능한 선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 같은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해 볼 수 있는 생각은 ‘제도적 정비가 낙태를 막는가?’라는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불과 얼마 전 대법원 결정이 있기 전에도 낙태는 얼마든지 음성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무언가를 바꾸는 것도 마땅히 그 직위에 있는 이들이 노력해 나가야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우리의 양심에 관한 것입니다.



쾌락 추구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으려 하기에

근본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현대 사회 전반에 성에 대한 욕구가 넘쳐 흐르고 ‘쾌락’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있는 이상, 성을 그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은 스스로 관계를 맺고 쾌락을 극도로 추구하겠지만, 그 결과물인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결과가 바로 낙태입니다. 이는 그 둘이 부부이건 아니건 상관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뜻하지 않은 임신은 곧 부담으로 작용해 성행위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인 하느님의 축복인 잉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잉태의 결과에 대한 남자의 책임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책임 소재를 따지고 그것을 법적 제도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그대로 이행될 리 만무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테니까요. 그래서 남자에게 부양책임을 지운다는 것은 당연히 준비되어야 하는 사회적인 틀이지만 그 틀 자체가 상황을 딱히 개선하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임신은 재앙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축복

낙태가 이루어지는 영역이 어디인지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남성의 몸이 아니라 여성의 몸입니다. 그것은 여성에게 재앙이 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원래는 생명을 잉태하는 축복이 되라고 하느님에게서 받은 선물입니다. 여성은 이 축복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 보호해야 합니다. 남성은 올곧은 마음으로 여성을 사랑하며 지켜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바로 ‘악’이 인간에게 스며들고 서로의 ‘이기심’으로 쾌락을 탐닉하면서 그 악은 결국 ‘생명’을 공격합니다. 핵심은 바로 이 인간의 내면에 생생히 살아있는 자유의지의 영역에서 분별력을 갖고 악을 멀리할 줄 알아야 결국 그 결과물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 오래고 더딘 싸움이 될 것입니다.

악을 결심한 자들의 결행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한번 둑이 터지기 시작하면 아무리 그 자리를 메꾸려고 해도 물이 뿜어져 나오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둑이 왜 터지는지를 고민하고 그 수원지에서 물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이상은 현실주의자들에게는 너무 추상적인 주장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회개’라는 것이 추상적인 것일 뿐이었다면 요한 세례자나 예수님이 그것을 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문제는 비단 낙태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아픔의 결과물은 바로 ‘악’에서 시작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악에 합당하게 저항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악이 의도하는 인간 영혼의 파멸에서 사람들을 구해 내야 합니다.



마진우 신부(대구대교구 4대리구 복음화 담당)



언론사 : cpbc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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