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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생명을 지켜주세요] 생명 지킴이 릴레이 인터뷰 (3)정동구 수사 (부자공동생활 가정 ‘사베리오의 집’ 생활복지사)

관리자 | 2019.03.26 10:39 | 조회 2562

“세상의 법이 하느님 이길 수 없어”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로 부자공동생활가정 ‘사베리오의 집’(시설장 홍성진 수사). 
 

이곳에서 생활복지사로 사는 정동구(가브리엘, 미리내 천주성삼성직수도회) 수사는 새벽마다 아버지들에게 문자를 받는다. “수사님, 저 일 나갑니다. 애들 아침 챙겨 주시고, 학교 좀 보내주세요.” 아버지들이 이른 새벽 일용직 노동 현장으로 출근하면, 수사들은 미사 후 아이들을 씻기고 먹여 학교에 보낸다.
 

“일하러 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 수사는 “아버지들이 자녀를 버리지 않고 저렇게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다”면서 “아이가 없었더라면 열심히 살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2010년 문을 연 사베리오의 집에 지금까지 스물여덟 부자가정이 거쳐 갔다. 아이들만 40~50명. 엄마가 배 아파 낳았지만, 엄마들은 모두 떠났다. 미혼부 혹은 이혼부가 된 아버지들이 상처를 끌어안고도 자녀들을 키워보겠다고 찾아오는 곳이다. 
 

아버지들은 독립 주택에서 각자 식사와 빨래, 청소를 직접 해결하며 생활하고 있다. 아버지들은 40~50대로, 아이들은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있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퇴소해야 한다. 그런데 오는 4월 30일 수도회에서 파견할 성소자가 부족해 폐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사는 아이들, 살았던 아이들은 하느님의 계획으로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습니까? 아이들이 태어난 환경과 부모 차이일 뿐이지요.” 
 

정 수사는 아이들이 집에 친구를 데려오고 싶은데 ‘사베리오의 집’이라는 간판 때문에 못 데려오겠다고 하자, 망설임 없이 간판을 내렸다. 공무원들이 알아보기 쉽게 시설 이름이 보이게 해달라고 해서 단 간판이었다. 
 

정 수사는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해 6월, 고3 남학생이 찾아왔다. 여자 친구가 임신해 아기를 낳았는데, 아기를 주고 떠났다. 남학생은 집에서 쫓겨나 아기를 고시원에서 키우다가 사베리오의 집 문을 두드린 것. 
 

미혼모 시설은 산모가 출산부터 양육, 자립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기저귀와 분유, 젖병 등 유아용품을 갖춰 아기와 산모가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사베리오의 집은 만 3세 미만의 영유아를 키워보겠다고 찾아오는 미혼부와 아기를 위한 양육 환경이 아니다. 
 

“여기 와서 살 수 없겠느냐고 물었는데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같은 상황의 친구들이 두 명 더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미혼부를 받아줄 곳이 없습니다. 교회는 복지의 사각에서 오갈 곳 없는 이들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정 수사는 “인천에만 양육비를 지원받는 미혼부가 70가정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부성애가 있는 미혼부들은 아이를 자기 힘으로 키워보려고 하는데 갈 곳이 없어 다 숨어 지낸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곳을 거쳐 간 아버지들은 마음속 깊이 사랑받지 못한 상처가 깊고,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던 분들이 많았다”면서 “온전한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한 상처는 낙태와 각종 범죄로 이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수사에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판결이 임박했다고 하자, “하느님이 주신 가장 소중한 생명을 우리 스스로 포기한다면 가정과 세상은 더 병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죄 위헌 결정이 나와도 교회 정신대로 우리는 계속 갈 길을 가야 합니다. 교회가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을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세상의 법이 하느님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소중한 생명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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