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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원유유출... 성탄밑 태안본당 공동체

관리자 | 2008.12.15 22:05 | 조회 4146

 

 


"[르포]원유유출... 성탄밑 태안본당 공동체 "

새 성전 건축에 힘들어도 사회복지지금 풀어 지원, 매일 50-60명씩 봉사나서 바다 살리기에 동참, 인재에 어려움 겪는 이들 위해 함게 도와줄 것 호소
태안 반도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다. 원유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16일로 열흘째지만 갯가 백사장과 갯바위는 원유로 뒤덮여있다. 2004년 40주년을 맞아 4년간에 걸쳐 새 성전을 지은 태안본당 공동체는 뜻하지 않은 '인재'에 넋을 잃었다. 성탄밑이라지만, 죽어가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열 일 제쳐두고 공동체는 바다로 향했다. 죄 없이 돌아가신 예수님처럼 죽어가는 바다를 붙안고 만리포해수욕장을 비롯해 의항리, 백리포 해수욕장 등 인근 바다 갯가를 살리려고 한다. 숱한 자원봉사자와 군장병들을 위한 간식 제공과 함께 기름 제거에도 나서고 있다. 매서운 칼바람, 한겨울 추위를 녹이는 그 봉사 현장 속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인간띠 이뤄 사랑으로 닦아낸다
 검은 폐유가 아스팔트처럼 5~6㎝ 두께로 더께더께 엉긴 의항리해수욕장 모래사장. 멀리 바라다보이는 바다가 평화로운 정경을 자아내는 해변에 자원봉사의 거대한 인간띠가 이어진다.
 얇은 방제복을 걸친 채 한겨울 칼바람 속에서 삽과 쓰레받기, 흡착력이 좋은 부직포로 원유를 제거하는 사랑의 손길이다. 끈적끈적한 폐유를 드럼통에 쓸어담고, 모래에 잔존한 석유를 흡착포로 일일이 닦아낸다.
 갯바위나 조약돌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친다. 원유를 닦아낸 부직포와 폐유가 해변에 가득 쌓이고 해변은 제 모습을 찾는 듯하지만, 밀물이 들어왔다가 썰물이 빠지면 다시 오염되곤 한다.
 "한 고랑씩 밭을 매듯 기름을 닦아내고 있어요. 몸을 구부렸다 일어섰다 하려니,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그런데 열흘이 되도 모래사장이 다 석유여서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아요."
 한창 부직포로 모래에 남아있는 폐유를 닦아내던 한평분(베로니카, 55)씨는 "순간의 사고가 이렇게 큰 환경 재앙을 불러 올 줄은 몰랐다"면서도 "이제 시작이다"고 했다.
 이런 생난리 현장에서 태안본당은 '어려울 때 돕는 게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고 지역과 연대하고 있다. 우선 건축위원들이 걷은 3400만 원을 재원으로 봉사자들에게 떡국과 컵라면, 커피, 차 등을 제공하고 기름 제거현장에서 땀을 흘린다.
 건축비만 45억 원에 이르는 새 성전을 짓느라 빚이 10억 원이나 남아 있지만, 세밑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기 위해 건축위원들끼리 100만 원씩 모았던 사회복지기금을 풀었다.
 구역별로, 레지오 마리애별로 태안본당에서 날마다 참여하는 봉사 인원은 대략 50~60명 선으로, 만리포와 백리포, 의항리 해수욕장 등 4곳에 퍼져 봉사에 땀을 흘린다. 물론 직접 피해를 당한 230가구 480여 명 신자들은 제외하고서다. 하지만 날마다 150만 원씩 들어가는 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열흘만에 1500만 원을 썼다.
 김용순(안드레아, 61) 태안본당 총회장은 "기름띠 제거도 문제지만 아무래도 우리 본당은 시골성당이어서 재난을 당한 지역사회와 함께할 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며 신자들에게 기도와 후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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