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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 숙고·통찰 없으면 불행한 삶 된다

관리자 | 2019.03.26 10:50 | 조회 2401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서울대교구 생명위 등 ‘인간의 욕망과 몸’ 주제로 학술대회 열어


▲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ㆍ한국가톨릭철학회가 16일 ‘인간의 욕망과 몸’을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이 종합 토론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를 통제하려는 욕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기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ㆍ한국가톨릭철학회,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이 16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교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몸’을 주제로 연 학술대회다.

인간이 자신의 몸을 통제하려는 사상 중 하나는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기술로 사람의 정신적ㆍ육체적 능력을 개선하려는 일종의 문화 운동이다. 발표자로 나선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교황청립 요한 바오로 2세 신학대학원 슈테판 캄포스키 교수는 “트랜스휴머니즘이 단순히 현대 사회에서 신체장애를 고치는 의학 보조품이 아니라 인간의 유전적인 능력을 강화하려는 운동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을 트랜스휴머니즘으로 인도하는 욕망은 인간의 조건 자체를 넘어서려는 행위”라며 “하느님 안에서만 응답을 얻을 수 있는 욕망에 대한 올바른 신념과 통찰이 없으면 그릇된 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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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간의 욕망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캄포스키 교수는 ‘더 나은 자녀를 가지려는 욕망’, ‘더 우수한 능력에 대한 욕망’, ‘수명 연장에 대한 욕망’을 지적하며, 이 세 욕망에 대해서는 “반드시 기준과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캄포스키 교수는 “더 나은 자녀를 가지려는 욕망은 출산 전 아이를 설계하고, ‘자녀를 도구’로 삼는 위험성이 있고,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욕망은 노력 없이 결과를 얻으려는 위험한 방향성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는 장수를 누린 사람과 짧은 생을 산 사람 모두 복되다고 말하기에 중요한 것은 삶에 ‘새로운 날’을 더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날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인간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한 발제자들도 현대 기술 문명이 인간에게 더 많은 것을 탐욕스럽게 소유하고 싶어 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박병준 신부는 “현대 소비문화 사회는 구조 자체가 매일 새로운 상품을 쏟아지게 하고 우리가 과잉 소비하게 한다”며 “문제는 상품의 사용을 고민하기보다 소유와 소비의 욕망만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최대환 신부는 “욕망의 감정은 ‘윤리적 덕’ 없이는 현명하게 발휘될 수 없다”면서 “욕망은 우리가 행복한 삶에 다다를 수 있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지만, 인간적인 좋음을 고민하지 않고, 욕망에 대한 숙고가 없으면 객관적으로 행복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발표를 경청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새로운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고통도 질병도 없는 완전하고 건강한 몸을 바라고, 인간의 몸은 욕망의 대상이 되어간다”며 “그러나 우리의 몸은 사랑을 표현하는 몸, 인격적인 몸으로 참된 갈망을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위 기사는 가톨릭평화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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