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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열여덟, 저는 엄마가 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관리자 | 2011.12.09 13:50 | 조회 5096
2011.12.08

나이 열여덟, 저는 엄마가 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희망블로거 베르베르, 아이리스이 만나고 왔습니다.

 

대전으로 향하며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취재를 다녀온 Daum 희망해 기자단보다도 어린 그 엄마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미혼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에 때론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이내 저희 생각을 정리해주었습니다.

 

 

# 은별이(가명)엄마 이야기

"막 태어난 은별이를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어요."

 

제가 두 살 때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어요, 부모님이 이혼을 하신 후 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았어요. 아빠는 제가 6학년이 되던 해에 나타나셨어요.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부모님 손을 잡고 소풍을 가는 것이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 키워주셨지만 다른 친구들은 있는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이 큰 상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나타난 거에요. 한 편으로는 좋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화가 났어요. 내가 가장 필요로 할 때 안 계셨던 아빠가 갑자기 나타났으니까요. 그때부터 방황을 하기 시작했어요. 집에 가기 싫었거든요.

 

학교를 자퇴한 것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부담을 드리기 싫어서였어요. 제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참 부담스러우시겠다 싶었어요. 학교에 내야할 돈도 참 많았고, 공부하기 위해서도 돈이 참 많이 들더라고요. 그 부담을 드리는 게 너무 죄송해서 학교도 그만두게 되었고, 검정고시 준비를 하기로 했어요. 또 그때부터 집을 나와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때 만난 남자친구는 저에게 가족에게선 느끼기 어려웠던 사랑을 주었어요. 그렇게 지내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몸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친구와 임신 자가 테스트기로 검사를 했더니 임신으로 나오더라고요. 바로 산부인과에 가서 진찰을 받았더니 임신 5개월이라고 했어요. 남자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이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을 어떻게 증명하며 따져 물었고, 급기야는 핸드폰 번호까지 바꾸더라고요. 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기를 결심하고 아침뜰을 찾게 되어 이렇게 18살의 어린 나이에 은별이를 낳게 되었습니다.

 

막 태어난 은별이를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어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요. 처음엔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 낳으면 키워야 할지 입양을 보내야할지 고민했어요. 왜냐하면 미성년자인 나이에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이죠. 아이를 가진 채 일할 때, 단지 어린 나이에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따가운 시선과 참기 힘든 욕을 들은 적이 많아요. 저야 그저 묵묵히 참아내면 되지만 뱃속의 아이가 들을까봐 마음이 참 아팠어요.

 

또한 아이가 태어난 후에, 사람들이 은별이에게 "네 아빠는 어디 있냐?" 라고 물으며 손가락질 할 거란 걱정도 있었고요. 특히, 아이를 가졌다고 하면 아빠가 화를 많이 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진심은 아니었지만, 우선 아이를 낳아서 입양 보내겠다고 어렵사리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오히려 아빠는 그 말에 화를 내시며 은별이가 유치원 다닐 때까지는 저희를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아빠의 말에 더 열심히 은별이를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사실 저희 아빠도 현재 고물상에서 일하고 계세요. 그 곳에서 생활하시며 일하시는 게 많이 힘드실 텐데, 누구보다도 든든히 저희를 지켜주시겠다는 아빠가 참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엄마가 보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산타클로스가 있다면 엄마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고 싶어요. 이제 조금은 엄마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은별맘

 

 

 

# 사랑이(가명) 엄마 이야기

"사랑이와 보통 가족들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출산 할 때 제가 힘을 잘 주지 못해 아이가 자궁에 걸렸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호흡을 못하게 되어 뇌나 심장 등 건강에 조금 이상이 있었어요. 심장에 작은 구멍이 있는 것 외에 지금은 많이 호전되었지만 제가 잘 못해서 아이가 아팠다는 생각에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이제 사랑이를 만난 지 3주가 되었어요. 너무나 신기하고 사랑스러워요. 아이에게 무엇보다 사랑을 많이 주는 엄마가 될 거에요.

 

제 삶을 돌이켜 보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친구들의 모습이 참 부러웠어요. 저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생활이 어렵더라도 사랑을 받고, 사랑을 줄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사랑이를 임신한 것을 알고 난 후에 남자친구에게 그 사실을 말했어요. 남자친구는 같이 키우자고 하더군요. 저희 부모님과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것까지라고 하셨어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반대보다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라고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요. 다행히 남자친구 부모님은 저희가 살 방을 알아봐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해요. 지금 남자친구는 부득이한 문제로 떨어져 있어요. 아마 내년에는 만날 수 있을 거에요. 그때가 되면 함께 열심히 사랑이를 기를 생각이에요.

 

제가 사랑이를 가진 채 일할 때, 곱지 않은 시선을 많이 받았어요. 그럼에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 나에게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그래서 세상에 아무도 없어도 사랑이만은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그 생각이 저를 꿋꿋하게 버티게 해주었어요. 공부 그렇게 잘하지 않아도 되니까, 우리 사랑이 건강하게만 자라주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많이 사랑해 줄 거거든요. 물론 나이가 어리다보니 경제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힘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사랑이에게 만큼은 자랑스러운, 충실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제 이 다짐이 절대로 흔들리지 않도록 응원해주세요.

 

"산타클로스가 있다면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정말 다른 것 바라는 것은 없고 아이가 건강했으면 해요. 그래서 저희 식구가 다른 가족처럼 정말 평범하게, 보통 가족들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사랑맘

 

 

 

 # 생명을 선택한 그 순간부터 아침뜰의 엄마들은 너무나 좋은 엄마입니다.

 

 

아침뜰에 있는 산모들은 하나같이 모두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서장했습니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거나, 부모님에게 버려졌거나, 가정폭력에 시달렸거나 하는 흔히 말하는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지요.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고, 보호를 받지 못했던 것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남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되었던 것이죠.

 

물론 이러한 상황이 옳았다고 주장하거나 혹은 맹목적으로 옹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비단 미혼모 개인의 잘못이나 그들이 문란해서 벌어진 상황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비난과 편견어린 시선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침뜰의 엄마들은 아이를 유기하거나 버리지 않았고, 낙태라는 극단적 선택이 아닌 아이와 함께 하는 책임 있는 선택하였습니다. 이런 결정을 한 아침뜰의 엄마들에게 비난보다는 응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미혼모임을 인정하고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에게만은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어야겠다는 어린 엄마들의 결심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 포기하지 않고 생명을 선택한 어린엄마들을 '응원'해주세요!

 

아침뜰에서 거주하는 미혼모와 아이에게 정부로부터 지원되는 돈은 하루에 각 5,000원입니다. 이 돈은 아이와 엄마의 하루 세 끼 식사와 기본적 생활에 필요한 생활비로 지급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 돈으로는 아이를 키우고 생활할 수 없지요.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만 해도 일반 가정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큰 액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당장 먹고 사는 우유 값이나, 기저귀 값 등 기본적인 것들을 충족시키는 외에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습니다. 게다가 그 후에 아이에게 필요한 의료관리 또한 해줄 수 없기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본인이 못 하는 것이 누적되다 보면 아이를 유기하거나 아이가 자라서 사회 문제아로 자랄 가능성도 커지게 되지요. 게다가 아침뜰의 엄마들은 아직 어리다보니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이 병원비를 위해 보증금을 빼야 할 때도 집주인의 비합리적 요구에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아침뜰은 그러한 미혼모들에게 이 사회 속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마련해주려고 합니다.

 

아침뜰에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혼모가 된 어린엄마 16명과 이제 막 태어난 유아 10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미혼모들은 아침뜰에서 1년을 생활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침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이들. 다만 한 가지 걱정이라면 이제 겨울이 온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추운 겨울이겠지만 임산부와 유아들에게 겨울은 유난히 춥게 느껴집니다. 보통 아이를 낳으면 한여름에도 두꺼운 옷을 입고, 따뜻하게 난방을 하여 임산부와 아이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금과 시의 보조금으로는 아침뜰 운영비의 60%정도밖에 충당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아침뜰에게 겨울 한 달 동안 드는 500여만 원의 난방비는 감당하기 힘든 액수입니다. 또한 난방비뿐만 아니라 추위를 막을 내복과 방한 용품도 턱없이 부족하여 아침뜰의 엄마들은 찾아오는 한겨울이 두렵기만 합니다.

 

 

희망해에서는 아침뜰 어린엄마들이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도록 월동키트를 선물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피플로 스티커만 보내도 1000(매일매일 보내면 무려 4600!), 카페스킨만 바꿔도 1000원의 기부금이 적립되는 이번 캠페인에 많은 네티즌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기나 낙태라는 극단적 선택이 아닌 아이와 함께 하는 책임 있는 선택을 한 아침뜰의 미혼모와 아기들이 희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또한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네티즌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다음 아고라 희망 인터뷰

 

 → 기사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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