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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줄기세포 경쟁중....

관리자 | 2008.12.15 21:51 | 조회 5548

세계는 줄기세포 경쟁중..美 성체줄기세포 분야 실용화 단계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파문으로 한국이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주춤하는 사이 미국, 영국 등 각국은 미래 재생의학의 ‘기린아’인 줄기세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배아 줄기세포와 달리 생명윤리 논쟁에서 자유로운 성체 줄기세포는 질병 치료에 이용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각국, 배아 줄기세포 연구 박차=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2001년 8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 재정 지원을 금지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난달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강화하는 법안을 가결해 재정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원내 지지 세력을 늘려 대통령 서명 없이 법안을 발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재정 지원은 당분간 어렵지만, 이미 민간단체나 각종 재단에서 연구비를 선뜻 내놓고 있어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류는 난치병 치료를 바라는 국민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AP통신과 AOL(아메리카온라인)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 가운데 56%가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자금 지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별 연구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뉴욕주는 미국 줄기세포 연구의 메카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주에 도전장을 던졌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 주지사는 줄기세포 연구단지 조성 사업에 최소 10억달러(약 9400억원)를 투자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30억달러를 들여 연구단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업 쪽에서는 배아 줄기세포 전문업체 어드밴스드 셀 테크롤로지(ACT)가 올해 말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시각장애 치료 임상실험을 승인받을 준비를 하고 있고, 2008년에는 심혈관 장애 치료 임상시험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영국은 줄기세포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에든버러대학에 스코틀랜드 재생의학센터(SCRM)를 세우기로 했다. 2010년 완공될 SCRM 설립 비용은 1억1400만달러(약 1070억원)에 달한다.

영국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연구에 쓰이는 인간 난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미래생명공학연구소장은 “최근 영국에서는 이종 간 체세포 이식으로 배아를 복제하는 방법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쥐나 소, 토끼 등 동물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인간 DNA를 주입해 ‘인간·동물 교잡 배아’를 만들어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발상이다. 이에 대해 종교계 등은 “비윤리적이고도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감독기관인 수정배아관리국(HFEA)도 이를 불허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말 하원이 연구 목적의 인간 배아 복제 허용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싱가포르 등이 연구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성 난자 확보의 어려움과 생명윤리 문제 외에도 배아 줄기세포 이식 후 나타나는 거부 반응과 면역 억제제 사용의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 분화를 거듭하면 배아 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생명윤리 논쟁에서 자유로운 성체 줄기세포=생명윤리 논쟁 등에 갇힌 배아 줄기세포가 ‘연구’ 수준에 있다면 골수와 제대혈(탯줄혈액)로 큰 흐름이 형성된 성체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 웨이크포리스트대학 앤서니 애털라 재생의학연구소장은 최근 임신부의 양수에도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올 들어 일본에서는 피하지방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로 간장 세포를 만들어내는 실험에 성공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가 실용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미국에서는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로빈 영 컨설팅 그룹’은 지난해 1640만달러(약 154억원)였던 미 생명공학 기업들의 성체 줄기세포 제품 매출 규모가 올해 3500만달러, 2009년에는 1억7800만달러로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업계는 앞으로 2년 내에 성체 줄기세포가 질병 치료에 본격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업체들로는 오시리스 세러퓨틱스, 사이토리 세러퓨틱스, 아에스트롬 바이오사이언스 등이 거론된다.

ACT의 로버트 랜자 의학개발 담당 부사장은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확대되면 다른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문을 열어주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아’냐 ‘성체’냐의 편가르기식 논쟁보다는 질병 정복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세계일보 신동주 기자ranger@segye.com



2007.02.01 (목)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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