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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우리나라에서 키워야죠.(국내입양)

관리자 | 2008.12.15 21:40 | 조회 4992

“우리 아기 우리나라서 키워야죠”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가정입양원의 윤영수 원장 수녀(가운데)와 신생아방 담당 자원봉사자들. 자원봉사자들은 1주일에 자신이 원하는 3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남호진기자

“한국이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들어간 지 오래지만 아직도 ‘국제 입양아동의 보호·협력에 대한 헤이그협약’에는 가입을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여전히 마구 해외에 입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이라는 말이 무색한 수치입니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성가정입양원. ‘우리 아기는 우리 손으로 키웁시다’라는 모토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세운 국내입양 전문기관이다. 한국에 있는 입양전문기관 5곳 중 유일하게 국내 입양만 취급한다.
1989년 문을 연 후 지난해 말까지 이곳을 통해 국내에 입양된 아이들은 총 1,951명. 지난해에만 107명이 입양됐다. 아이들은 대부분 미혼모 시설에서 태어나자마자 이곳에 와 평균 4∼5개월 후 새부모를 찾아간다.최근 인기 탤런트 차인표·신애라씨 부부가 7살난 아들을 두고도 생후 1개월된 여자 아이를 입양,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이처럼 ‘핏줄’을 중시하는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입양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에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 2004년만해도 해외에 입양된 어린이 수가 2,258명으로 국내 입양자 1,649명보다 훨씬 많다.
성가정입양원 윤영수 원장 수녀(49)는 “문화적 차이로 국내 입양이 적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사회·제도적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육아나 교육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입양에 큰 부담이 없는 반면 요즘 우리나라의 입양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사교육비라는 것이다.실제 차인표씨 부부의 입양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에도 이곳에 입양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늘어나지는 않았다. 그만큼 입양이 마음만 있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윤원장은 “지난 50년 동안 해외에 입양된 우리 아이들이 20여만명”이라며 “이들이 국내에서 자랐다면 모두 나라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들이 됐을 것이고 이는 국내입양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왜 필요한가를 말해준다”고 강조했다.이곳에서 입양된 아이들의 사연 중에도 차인표씨네만큼 가슴 뭉클한 얘기들도 많다.

지난해 10월에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부가 근육이 점점 굳어가다 사망하는 불치병인 근육이완증 진단을 받은 아이를 입양했다. 원래는 1년 동안 위탁보호만 하고 다른 치료기관에 보내기로 했으나 아이와 정이 들어 결국 헤어질 수 없었다.
부부는 “아이가 치료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해도 아픔을 같이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으로 키우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국내입양을 가장 많이 하는 전문기관이지만 정부의 지원은 전체 19명의 직원 중 단 한명에 대한 인건비와 사무용품비뿐이다. 그래서 운영비는 대부분 후원비로 충당하고 자원봉사자 850여명의 손길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봉사를 하는 대학생 조희진씨(20)는 “아이들이 귀엽게 웃는 모습만 봐도 정말 행복하다”며 “올 10월 군대 가기 전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인데 함께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입양·후원·자원봉사 상담 (02)764-4741∼3〈김준기기자 j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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