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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사랑합시다-(1) 자살 문제(2020.02.02)

관리자 | 2020.06.19 16:04 | 조회 1805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을 사랑합시다-(1) 자살 문제

자살이 절망 속 도피처? 사회적 환경·인식 개선 시급

자살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
개인 권리·선택지로 여기기도
어려움 겪고 있는 이들 위해 교회가 먼저 관심 갖고 돌봐야



생명의 문화 확산을 위해 중요한 것은 ‘생명의 수호자’들의 활동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을 포함해 사회는 다양한 생명 문제들에 있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살아야 할까. 첫 순서로 ‘자살’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노래 좋네’, ‘어두운 세상을 잘 나타내주는 노래’, ‘공감.’ 2018년 8월 17일 게시된 한 유튜브 영상에는 이러한 댓글들이 달려있다. 조회 수 4만 회를 훌쩍 넘긴 이 영상의 제목은 ‘Head-butt and suicide’, 한국어로 ‘대박자송’이다. ‘이제 내 차례는 끝났으니 사요나라야.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어 그렇다. 노래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됐지만, 청소년들은 이 노랫말을 친구에게 문자로 보내 반응을 떠보는 놀이로 삼기도 했고, 이와 관련 자해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고통이나 절망 속 도피처로 자살을 인식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6월 18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재)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상임이사 윤시몬 수녀(맨 왼쪽) 등 7개 종교 대표 선언자들이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자살 수용적 태도와 자살

실제 ‘자살에 대한 수용적 태도’와 자살 가능성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 생각이 있는 군에서 (자살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높고, (자살에 대한) 거부적 태도는 낮았다. 고통받는 상황에서 자신이나 타인의 자살을 용인하거나 선택지로 허용할 때 자살 위험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러한 자살 수용적 태도는 2013년 첫 실태조사 때 5점 만점에 2.96점, 2018년 조사 때 3.02점으로 5년간 점수가 높아졌는데, 보고서는 ‘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자살 또한 권리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 또 다른 죽음 초래하는 자살

문제는 이러한 자살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자살로 이어지면 또 다른 자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자살을 목격한 이들이 자신도 힘들 경우 자살을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공개한 ‘2018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에서 자살 유가족 121명 중 81%는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천주교 자살예방전문기관인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에서도 “자살로 심리·정서적 충격을 받은 자살자 유가족은 자살자의 6배에 해당된다”며 “자살 문제는 자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중앙심리부검센터 전홍진 센터장도 “한국은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이 있어서, 자살이 발생하는 곳에서 또 자살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 자살 수용하게 만드는 환경 변해야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살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바뀔 수 있도록 자살을 수용하게 만드는 환경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을 지낸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황순찬(베드로) 외래교수는 “인간은 죽음에 대한 불안감 등이 내재돼 있는데 자살 소식을 들으면 이러한 감정들이 올라와 ‘너도 힘들면 언제든지 해도 돼’하는 생각을 심어주게 된다”며 “그런 걸 막아주려면 어렸을 때부터 개인이 제대로 된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자살 문제에 충분히 애도·치유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황 교수는 “신앙과 삶이 따로인 신자들이 많다”면서 “힘든 순간에 신념이 작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신앙교육이 평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살시도자들이 종교기관에서 도움받기가 어렵다고 많이 얘기한다”고도 밝힌 그는 “자살 문제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간과하지 말고 교회가 좀 더 공동체 구성원들을 잘 챙기고 돌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천주교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02-318-3079)에서도 도움받을 수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28020&params=page%3D2%26acid%3D870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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