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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펀 사회교리] (49) 사형제도 완전 폐지를 위하여 ⑫·끝

관리자 | 2018.04.04 10:27 | 조회 3129
형벌 대신 교화와 교육… 근본 치유 나서야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가 되어서인지 모두 차분해졌다. 시원한 물 한 잔을 들이킨 백 신부가 말을 이어간다.

“이제 사형제도 폐지에 관해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많은 사람들(69.9%) 여론이 사형제가 존속되어야 하고, 집행되어야 한다(57%)고 말합니다. 사형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경고 효과를 가졌다고도 합니다. 죽을죄를 지은 사람을 세금으로 먹이고 입힌다는 것은 큰 낭비라고도 말합니다. 모두 부인하기 힘들 만큼 옳은 말씀입니다. 그러나 낭비되는 세금은 이곳 말고도 너무나 많이 있고, 사형집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범죄와 벌에 대한 경고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또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형벌을 통한 두려움보다는 교화를 통하거나 교육을 통한 것이 더 근본적이지 않겠습니까. 또 어떨 때는 한 사람의 잘못보다는 사회 전체가 물질숭배주의에 빠지고, 하느님 얼굴을 잊어버린 풍조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전체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천주교 신자라면 하느님의 모상대로 만들어진 인간의 선함을 믿고, 인간 안에서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사형제도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백 신부 말을 듣던 베드로가 천천히 말한다.

“신부님 말씀이 전적으로 옳은 말씀입니다. 특히 천주교 신자라면 응당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 비신자가 더 많고, 하느님의 얼굴을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이 넘쳐 납니다. 이런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이와 약자들은 과연 신부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겠습니까?”

“베드로씨 그렇습니다. 아직 우리는 불완전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불완전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은행이나 관공서에 가면 줄을 서야 했고, 서로 먼저 왔다고 말다툼이 일어나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고객 호출기계와 번호표가 생긴 이후로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습니다. 시스템의 도입이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고 문화 시민으로 만든 것입니다. 제가 학생 때는 버스에는 당연히 안내양이 있어야 했습니다. 승객들 특히 학생들은 버스 요금을 내지 않고 타려고 온갖 꾀를 다 부렸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많아서 차가 빨리 출발하지 못하면 맨 끝 차창으로 올라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버스 안내양이 없어도 그런 무리한 짓을 하는 사람은 없어졌습니다.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물론 이것은 경제적인 발전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OECD에서도 인정받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으니까요. 이제는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흉악범죄에 대하여 감정적이고 피상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치유방법이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범죄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과 사회에 사형제도보다 더 근본적인 치유 방법이 필요합니다.”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
언론사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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