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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생명 인식하고 존중하는 불꽃 널리 퍼지길” (21.11.07)

관리자 | 2021.11.03 15:26 | 조회 1103

“태아 생명 인식하고 존중하는 불꽃 널리 퍼지길”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 전 세계 64개국에서 100만여 명 참여



▲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10월 31일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에 참여한 한 신자가 기도를 바치고 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홀로 말없이 기도를 바치는 이들은 태아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생명으로, 한 사람으로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태아를 대신해 생명 수호에 뜻을 둔 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 건널목 한 편에서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이 진행됐다.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은 2004년 미국에서 시작한 국제적 생명 운동으로 전 세계 64개국에서 100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선 낙태죄 폐지를 계기로 올해 처음 열렸으며 9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40일간 천주교회와 개신교회가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 마지막 날,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신호등 신호에 맞춰 수십 명의 사람들이 바쁜 걸음을 옮긴다. 인도와 횡단보도가 맞닿은 곳에 ‘우리는 당신과 당신의 아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태아의 소중한 생명과 낙태 없는 세상을 위해 평화적으로 기도하는 국제 기도 켐페인입니다’라는 글씨가 쓰인 대형 패널이 세워져 있다. 패널을 가림막 삼아 묵주를 든 사람들이 한 명씩 번갈아 가며 기도를 바친다. 홀로 기도를 바치는 사람에게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패널에 적힌 문구를 흘끗 보고는 그냥 지나칠 뿐이었다.



#새로운 기도 체험

“사람들이 관심 없이 그냥 지나쳐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게 뭔가 하면서 지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태아, 생명, 기도라는 메시지 하나라도 젊은이들 마음에 새겨지길 기도합니다.” 주말마다 기도하러 왔다는 송선경(아녜스, 50,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생)씨는 “소란한 가운데서 오히려 기도가 더 잘 됐다”면서 “생명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실천하며 생명 운동에 깊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천에서 온 김진경(연희마리아, 52, 인천 동춘동본당)씨는 “그동안 일곱 번 참여했는데, 올 때마다 전에 몰랐던 기도의 은총, 뜨거움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혼자 기도를 바치는 건 처음인데,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됐다”며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신에 주변에도 기도 운동에 참여하기를 적극 알렸다.

하루 일정을 책임지고 신청자를 확인하며 기도 자리를 지키는 봉사자로 활동한 홍성태(마태오, 47, 콜럼버스기사단 생명위원장)씨는 “생명 운동은 결국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도하러 온 사람들이 모두 한결같이 말합니다. 기도하면서 이처럼 집중했던 적이 없었다고요. 가장 약한 생명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환경이기도하고, 홀로 기도를 하다 보면 생명을 살리는 데 내가 정말 동참하고 있다는 걸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기도의 힘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았습니다.”



#확산하는 생명 수호의 불꽃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신, 전에 느끼지 못했던 기도의 은총은 참가자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했다. 기도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생명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데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동기 권유로 참여했다는 남영숙(프리스카, 54)씨는 “기도 차례를 기다리면서 여러 사람과 생명 운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본당에서 태아의 소중함과 생명 운동의 의미를 알리며 선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성현(인천 연안본당 주임, 인천가대 송도캠퍼스 프로라이프 동아리 지도) 신부는 “기도하는 이들이 밝히는 불꽃이 지금은 작고 미약해 보이지만 이렇게 기도 운동을 시작한 것만으로도 뜻깊은 출발이라 생각한다”며 “태아 생명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불꽃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도 운동 소식에 농사일을 접어 두고 홍대입구역 근처에 고시원을 구해 40일간 기도 자리를 지킨 김회산(다니엘, 45, 안동 영양본당)씨는 사진과 영상으로 매일의 활동을 기록했다. 그는 “동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려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을 알리겠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기도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연대의 희망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은 요일을 정해 월ㆍ화ㆍ목ㆍ금ㆍ일요일은 천주교가 수ㆍ토요일은 개신교가 맡아 진행했다. 생명 운동에 투신해 온 예수의 꽃동네형제회 신상현 수사는 “생명 운동을 하면서 때때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무력감에 빠지곤 했는데, 이번 기도 운동은 개신교 신자를 비롯해 여러 사람과 함께 해 큰 위로가 됐다”면서 “역시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그리스도인의 기본은 기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 10년 넘게 생명운동을 이끌어 온 아름다운피켓 대표 서윤화 목사는 “그동안 많은 개신교회가 생명 운동에 무관심해 힘들었는데, 이번엔 온누리교회에서 함께 해줘 큰 힘이 됐다”면서 “천주교 신자들과도 만나 연대해 기도하니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생명운동으로 개신교회와 일치를 이루며 생명 존중 메시지를 전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내년에는 각 본당과 연계해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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