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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결코 슬픔도 끝도 아니다

관리자 | 2010.12.17 17:03 | 조회 5068
"죽음은 결코 슬픔도 끝도 아니다"
 

 

17일 막 올리는 연극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 임종도우미 호스피스 소재

 

“하루가 지나가면 하루가 다가오죠.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을 것이고 또 어느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일 수 있는 하루가 지나가는 거겠지요. 하루가.”(극중 레아 수녀)

17일 막을 올리는 호스피스 소재 연극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에서 갈바리 성모 수녀회의 40대 초반 레아 수녀가 할머니와 대화하던 중 던진
대사의 일부다. 이 연극은 이승을 마감하는 시점을 앞둔 환자들에게 연명의술 대신 품격 있고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도와주는 임종도우미 호스피스를 소재로 한 연극이다.

1965년부터
국내에서 호스피스로 활동한 ‘마리아의 작은자매회’의 이야기를 담은 책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가 원작이다. ‘의자는 잘못없다’, ‘살인교습’ 등으로 대학로를 무대로 활동한 작가 선욱현이 대본을 쓰고 ‘임대아파트’ 등에서 섬세한 연출미를 보여준 김한길이 연출했다.

극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서울 후암동 갈바리 성모 호스피스, 포천 성모 의료센터, 봉천동 할머니 집 등 장소를 옮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4편으로
구성돼 있다.

무대는 갈바리 성모 호스피스 후원의 밤 행사
개최로 시작된다. 호스피스로 활동하는 수녀들은 후원의 밤 행사 때 자신들이 호스피스를 하면서 경험했던 기억에 남는 일들을 직접 공연으로 옮기려고 생각한다. 한 달이면 장례식장만 십여군데를 다녀야 하는 수녀들이 털어 놓는 삶과 죽음의 모습과 가장 솔직해질 수 있고 가장 소중할 수 있는 시간들을 함께해준 수녀들이 호스피스 일을 알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그림 한 점에 목숨 걸고 살다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청년, 자식을 두 번이나 버리게 된 기구한 운명의 할머니, 부동산 부자인 자린고비 할아버지, 너무나 사랑했던 젊은 부부들. 그리고 그들과 수녀들 사이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을 제작한 ‘극단 마중물’은 “마지막을 가족과 친지, 주변 친한 분들과 함께하고, 화해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나눈다면 죽음이 결코 끝이요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며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지막처럼 아름다운 이별이 우리에게 평화와 화해를 가져오는 풍경을 보여주려 한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생전의 김수환 추기경이 “죽음 역시 삶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살 때 비로소 제대로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던 것처럼 임종을 앞둔 여생의 나날들이 소중함을 일깨운다. 그래서인지 극은 침울하지 않고 유쾌한 웃음과 함께 훈훈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출연 손영순, 정상철, 박명신, 백미란, 오아랑 등 11명. 2011년 1월16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2만∼3만원. (02)318-4148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세계일보>  2010.12.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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