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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80, 90년대 태아 무분별 성감별 ‘예고된 재앙’

관리자 | 2009.10.12 14:45 | 조회 4863
80, 90년대 태아 무분별 성감별 ‘예고된 재앙’
당시 출생성비 100 대 110으로 불균형 심각
2012년부터 4년동안 30만명 이상 신부 부족
  • 결혼대란 사태는 예고된 재앙이나 다름없다. 이는 1980, 90년대에 성행한 무분별한 태아 성감별에 대한 혹독한 대가로 여겨진다. 당시에 태어난 아이들이 속속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면서 신랑에 비해 신붓감이 크게 부족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금의 농촌 총각과 마찬가지로 신붓감이 없어 장가를 가지 못하는 도시 총각들이 급증해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성감별…예고된 재앙=
    출생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숫자) 불균형은 무분별한 태아 성감별과 불법 낙태가 성행한 1980년대 중반부터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출생 성비가 1986년 111.7로 치솟은 뒤 96년까지 줄곧 110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여아보다 남아의 출생이 10% 이상 많은 남초현상이 11년 동안 지속된 것이다.

    출생 성비 116.5로 정점을 이뤘던 1990년의 경우 성감별이 극심해 넷째아 이상의 성비는 무려 209.5에 달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중반부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선 여자 짝을 갖지 못하는 남자 어린이들이 부쩍 늘었다. 유교의 전통이 강한 일부 농촌지역에선 남녀 학생 비율이 두 배까지 벌어지는 곳도 있었다.

    다행히 출생 성비는 태아 성감별에 대한 단속 등의 여파로 2003년 이후 완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출생한 아이의 경우 출생 성비가 106.4로 낮아졌다. 하지만 넷째아 이상의 성비는 123.9로 높아 태아 성감별과 불법 낙태가 여전한 실정이다.

    ◆도시 총각도 장가 못 간다=출생 성비 불균형은 당장 내년부터 신부 부족현상을 불러온다. 신붓감 부족은 내년부터 점차 심해져 5년 후인 2014년 최고조에 이른 뒤 점차 누그러지게 된다. 특히 신붓감이 30만명 이상 모자라는 기간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지속되면서 총각 적체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25년부터 다시 남녀 격차가 크게 벌어져 ‘2차 대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이 남성보다 30만명 이상 적은 기간이 9년 동안 이어지면서 1차 때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로 번지게 된다. 여기에 ‘골드 미스’로 불리는 고소득·전문직 여성들의 결혼 기피까지 겹쳐 신붓감 부족은 더 악화될 소지가 있다.

    일각에선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이른바 ‘결혼 재수생’이 계속 발생해 신붓감을 구하지 못한 누적 남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한다. 번듯한 직장을 가졌거나 재력 또는 고학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는 여성과 교제하기조차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청년 실업을 겪는 지금의 20대 중·후반 연령층이 결혼대란의 고통까지 겪게 되는 셈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외국에서 더 많은 신붓감을 ‘수입’하는 길밖에 없다. 현재 매년 2만명 수준인 결혼 이주 여성을 8만∼10만명으로 늘려야 해소된다는 전망도 있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농촌 총각과 마찬가지로 도시 총각들도 동남아 등지로 짝을 찾아나서야 한다.

    배연국 선임기자

[세계일보] 2009.10.1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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