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특별세미나

관리자 | 2019.06.05 13:15 | 조회 2433

태아·여성에 대한 이해와 돌봄 선행돼야

‘낙태죄에 대한 헌재 결정,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
의료·윤리·여성·법률적 측면에서 헌재 결정 살펴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 특별세미나가 열린 5월 2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한 참석자가 발언하고 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는 태아와 여성에 대한 이해와 돌봄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의견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가 5월 2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주최한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 특별세미나에서 나왔다. 이날 ‘의료적인 측면에서 본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발제한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헌법재판소는 22주 내외부터 태아는 인간에 근접한 상태로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하고, 이 시기 전까지의 낙태에 대해서는 국가가 생명보호 수단과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라며 “이 말은 의학적 관점에서 상당히 무리가 있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의 비판은 실제 임신 22주된 태아를 보면 ‘인간에 근접한 상태에 도달’한 게 아니라, ‘인간’ 그 자체라는 의견이다. 이 회장은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단순히 임신 제1삼분기 또는 임신 14주라면서 수치를 두고 낙태를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살인”이라면서, “임신 주수마다 태아가 어떤 모습의 인간인지 똑똑히 알아야 하고, 아기를 죽이는 낙태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알아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경상대학교 윤리교육과 홍석영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윤리학적 숙고’를 주제로 발표했다. 홍 교수도 ‘태아와 낙태 행위의 본질에 대해 정확히 식별하기’를 강조했다. 홍 교수는 “헌재의 이번 결정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불편하거나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생명은 살리는 것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이고도 윤리적인 태도에 반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법에서는 모체와 개별적인 존재 등 임의적인 잣대로 태아를 ‘인간’이 아닌 ‘태아’로 바라보고 싶어 하지만, 태아는 명백한 ‘사람’”이라면서 “우리가 말하는 임의적인 잣대인 ‘사람다움’은 누구나 그렇듯 태아도 성장하면서 갖춰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성들의 입장에서 본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발제한 세계복음화ICPE선교회 한국지부 청년·생명교육 담당 이미리암 선교사는 “낙태죄 폐지 운동은 여성들이 주도했다”면서 “여성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선교사는 여성들이 낙태죄 폐지 운동에 나선 까닭은 ▲출산이라는 개인 영역에 국가가 통제·개입하는 데 반대한다 ▲낙태죄가 여성과 시술 의사만 처벌하고 남성은 처벌하지 않는다 ▲여성의 삶 자체에 대한 배려·고민·성찰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여성들이 자발적·자율적으로 낙태가 아닌 출산을 택할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이해와 돌봄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선교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교회부터 앞장서 여성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교회 내 지원시설을 연계해 주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법률적인 측면에서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발제한 법무법인 백석 방선영 변호사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단순히 이제 낙태해도 된다, 낙태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여성이 마음 놓고 임신·출산할 수 있도록 사회가 여성을 법적, 경제적, 사회·심리적, 의료적으로 지지하고 이를 통해 부디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장세정(체칠리아·의정부교구 고양 백석동본당)씨는 “본당에서만 해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는지, 낙태가 ‘살인’인지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다”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부터 생명수호에 앞장섰으면 한다. 저 역시 헌재 앞에서 매일 시위 중”이라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언론사 : 가톨릭신문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